폭스바겐 제타 2025년형이 등장했다. 그러나 이번 변화는 단순히 디자인을 다듬은 수준이 아니다. 세단 시장에서 ‘합리적 독일차’의 자리를 지켜내기 위한 폭스바겐의 방향성이 명확히 드러난 모델이다.

전면부는 보다 날렵하게 다듬어졌다. 새 그릴은 최신 폭스바겐 패밀리룩을 반영하며, 트림에 따라 풀-폭 LED 라이트 바가 적용된다. 특히 GLI 트림은 범퍼 디자인이 공격적으로 재구성되어, 한층 스포티한 인상을 준다. 디자인만 봐도 ‘단정하지만 심심하지 않은’ 폭스바겐 특유의 감성이 되살아났다.

후면부 역시 진화했다. 풀-폭 테일라이트 바는 야간 주행 시 강렬한 존재감을 뿜어내고, 머플러 마감과 범퍼 하단부의 디테일이 고급스럽게 정리됐다. 휠 디자인도 17인치 기본, 18인치 선택으로 업그레이드되며 입체적인 패턴이 인상적이다. 외형만 봐도 이전 세대보다 한층 성숙한 느낌이다.

실내의 변화는 더욱 크다. 대시보드는 3라인 레이아웃으로 재구성되었고, Seawall Blue, Storm Grey 등 신규 색상이 추가돼 세련된 분위기를 완성했다. 전 트림에 8인치 터치스크린이 기본 장착되어 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하며, 상위 트림에서는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까지 탑재된다.

기술 사양에서도 진일보했다. IQ.DRIVE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기본 적용되어, 차선 유지 보조·전방 충돌 경고·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모두 탑재됐다. 폭스바겐이 자랑하는 주행 안전 기술을 기본 트림부터 제공한다는 점은 경쟁 모델 대비 큰 강점이다.

파워트레인은 기존 구성을 유지하며 완성도를 다졌다. 기본 모델은 1.5리터 터보 4기통 엔진으로 158마력, 184lb-ft 토크를 발휘하며, 8단 자동변속기와 조합된다. 효율과 안정성을 우선한 구성이다. GLI 트림은 여전히 2.0리터 터보 228마력의 강력한 출력을 자랑하며, 6단 수동과 7단 DSG를 선택할 수 있다.

주행 성능의 핵심은 멀티링크 리어 서스펜션과 DCC 어댑티브 서스펜션이다. GLI는 일상 주행에서도 부드럽고, 코너링에서는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폭스바겐 특유의 단단하면서도 정제된 주행 감각이 그대로 살아 있다.

이번 모델에서 수동변속기는 일반 트림에서 삭제됐다. 이는 실용적 소비자를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대신 GLI에서만 수동의 재미를 남겨둬, 마니아층의 만족도까지 챙겼다.
가격은 북미 기준 약 2,900만 원대부터 시작한다. 상위 트림으로 갈수록 열선·통풍 시트, 후석 열선, 프리미엄 오디오 등 고급 사양이 대거 포함된다. “가격 대비 독일 감성 세단”이라는 포지션을 유지하면서도, 최신 트렌드에 맞는 상품 구성을 완성한 셈이다.

물론 아쉬움도 있다. 일부 시승자들은 실내 재질의 고급감 부족과 햅틱식 컨트롤의 불편함을 지적했다. GLI의 주행 세팅이 이전 세대만큼 날카롭지 않다는 의견도 있지만, 전체적인 완성도는 한층 높아졌다.
폭스바겐 제타는 북미 시장에서 꾸준히 ‘실용성과 주행 재미’를 겸비한 모델로 평가받아왔다. 이번 페이스리프트로 디자인 세련미, 실내 디지털화, 안전 기능이 모두 강화되며 그 입지를 더욱 확고히 했다.

국내 출시 가능성도 높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이미 제타를 전략형 수입 세단으로 포지셔닝하고 있어, 2025년 하반기 또는 2026년 초 국내 도입이 예상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3천만 원대에 독일 감성, 최신 안전 사양, 그리고 합리적 유지비를 모두 누릴 수 있는 선택지가 생기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