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공유와 서현진은 넷플릭스 시리즈 '트렁크'를 통해 부부 연기 호흡을 맞췄다. 2024년 11월 공개한 넷플릭스 시리즈 '트렁크'는 호숫가에 떠오른 트렁크로 인해 밝혀지기 시작한 비밀스러운 결혼 서비스와 그 안에 놓인 두 남녀의 이상한 결혼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멜로 장르의 작품이다.

결혼 때문에 혼자가 되어버린 여자 노인지(서현진)와 결혼하고 지독히 외로워진 남자 한정원(공유)의 기간제 결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계약결혼으로 맺어진 쇼윈도 부부, 공유와 서현진은 극중 결혼 제도로 날카롭게 바라본 인간의 본질을 이야기하며 시청자들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졌다.

이처럼 인기 드라마 '트렁크'를 비롯해 올해 시리즈 베스트5를 꼽아봤다.

[2024년 시리즈 결산] 포테이토 지수로 보는 BEST 5

2024년에도 다채로운 소재의 시리즈가 시청자와 만났다. 맥스무비는 영화 및 시리즈에 대한 리뷰인 '포테이토 지수'를 통해 다양한 작품을 소개했다. 포테이토 지수는 각각의 작품을 분석한 뒤 이를 백분율(100%~0%)로 나눠 평가하는, 맥스무비의 대표적 콘텐츠. 나만 보기 아까워 주위에도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반짠반짝 잘 익은 BEST potato'(100~80%), 탁월하지 않아도 무난한 작품은 NORMAL potato(79~50%), 아쉬운 작품은 WORST potato(49~1%)로 평가한다.
올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과 지상파 및 케이블위성채널이 방송한 여러 작품 가운데 가장 높은 포테이토 지수를 받은 작품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트렁크'(93%)이다. 이어 tvN '정년이' 92%,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지배종' 91%,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 시즌2' 90%, MBC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89% 순으로 집계됐다.
● '트렁크' '정년이' '지배종'...기존 드라마 소재 뛰어넘은 실험정신
상위에 오른 '트렁크' '정년이' 지배종'은 그동안 한국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작품들로 꼽힌다. '트렁크'는 기간제 결혼을, '정년이'는 70년 전 전성기를 꽃피웠던 여성 국극을, '지배종'은 인공 배양육을 소재로 내세웠다. 기존에 보지 못했던 참신한 매력에 시청자들은 반응했고, 포테이토 지수 또한 색다른 설정과 도전정신을 높이 평가했다.
세 작품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왔던 로맨틱 코미디나 가족 드라마 등에서 벗어난 용감한 도전이 빛난다. 또 독창적인 시각으로 새로운 경쟁력을 발굴하고 이를 토대로 향후 더 많은 창작자가 과감하게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시도하고 구현할 수 있는 저변을 넓혔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서현진 공유 주연의 '트렁크'(극본 박은영·연출 김규태)는 상처 입은 두 인물이 결핍을 채우며 서로를 구원하는 서사와 기존 결혼제도에 대한 담론을 불러 모으며 올해 가장 높은 포테이토 지수를 획득한 작품으로 꼽혔다.
1년짜리 계약을 맺은 가짜 부부가 거짓된 관계에서 오히려 진짜 속내를 드러내는 복잡하면서도 섬세한 이야기를 다룬 '트렁크'는 공개 이후 호불호가 갈렸다. 그렇지만 결혼이라는 제도에 회의감을 가진 이들이 끝이 정해져 있는 계약 결혼 이후 공유하는 일상을 통해 인간의 본질적인 외로움을 들여다보고 상처를 치유한다는 신선한 시도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포테이토 지수를 통해 '트렁크'는 "결혼이라는 제도 자체에 반기를 들거나 반항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다른 사람과 결합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마찰과 다름을 인정하는 순간들에 대해 그려나간다"며 '사람은 혼자인데 외롭다고 그걸 잊어요. 혼자가 아니면 어떻게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겠어요?'라는 작품 속 노인지(서현진)의 대사처럼 "혼자이기에 사랑을 할 수 있지만, 그렇기에 외로운 인간을 세밀하게 묘사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랑이 사람을 변화시킨다'는 보편적인 메시지는 글로벌 시청자들에게도 통했다. 지난달 11월29일 공개된 '트렁크'는 공개 2주차(12월2일~8일)에 410만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비영어) 부문 3위에 올랐다.
[리뷰] 포테이토 지수 93% '트렁크', 결혼 제도로 날카롭게 바라본 인간의 본질

92% 지수를 기록하며 '트렁크'와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한 '정년이'(극본 최효비·연출 정지인)는 여성 국극의 세계로 시청자들을 초대했다. 이 작품은 1950년대 중후반을 배경으로 가진 것 없는 목포 소녀 윤정년(김태리)이 당대 최고 인기 국극단에 들어가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줄거리를 지녔다.
'정년이'는 모든 배역을 여성들이 맡아 소리뿐 아니라 춤과 연기까지 선보였던 종합공연예술로 인정받은 국극이라는 생소한 장르를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남녀의 로맨스를 철저하게 배제하고 오롯이 정년이를 둘러싼 우정과 경쟁, 연대 등 여성 중심 서사에 집중했다. 도전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1회 4.8%(닐슨코리아·전국기준)로 출발해 마지막 회 16.5%의 높은 기록으로 막을 내렸다. 포테이토 지수는 '정년이'의 성공 요인으로 '배우들의 눈부신 도전'을 꼽았다.
"원작의 팬이자, 웹툰이 드라마로 만들어지는 과정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김태리의 활약뿐만이 아니다. 이전까지 판소리는 물론 국극과 접점이 없었던 신예은과 우다비, 승희 등 신예부터 정은채와 김윤혜는 물론 베테랑 배우 라미란과 문소리가 한마음으로 소리 훈련을 거듭하고 국극의 세계를 체득하면서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정년이'는 완벽한 무대를 치열하게 고집하는 여성 예인들의 모습을 그리며 지금은 사라지다시피 한 국극에 대한 주목도까지 올렸다. '정년이' 측은 드라마가 방송된 10월 온라인 커뮤니티 및 SNS 내에서 '국극' 언급량이 3000여건이라고 집계했다. 9월 600여건에서 5배나 증가했다. 국가유산진흥원 주최로 토크 콘서트와 '선화공주'로 구성된 '한국 최초 여성 오페라, 전설이 된 그녀들'의 공연이 열리는 등 공연 예술계에도 국극에 대한 훈풍을 불러일으켰다.
[리뷰] 포테이토 지수 92% '정년이', 배우들의 눈부신 도전이 빚은 수작

91%라는 높은 지수를 기록한 '지배종'(극본 이수현·연출 박철환)은 대한민국 드라마에서 최초로 '인공 배양육'이라는 과감하고 파격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했다. 가축을 죽이지 않고도 고기를 만드는 인공 배양육의 시대를 연 생명공학기업 BF의 대표 윤자유(한효주)가 인간의 장기까지 인공 배양으로 만드는 데 성공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극적이면서도 강렬한 전개로 풀어냈다.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끊임없이 살해 위협을 받는 윤자유와 그런 윤자유를 지키려는 경호원 우채운(주지훈), 윤자유의 기술을 탈취하려는 검은 세력의 팽팽한 줄다리기를 통해 '지배종'은 매회 예측할 수 없는 사건으로 시청자들을 극에 몰입시켰다. 그리 멀지 않은 미래를 배경으로 한 '지배종'이 펼쳐낸 세상은 곧 우리가 겪을 세상이라는 점에서 더욱 높은 관심을 샀다. 포테이토 지수 또한 이 지점에 주목했다.
"실제로도 AI가 삶의 질을 높여주고, 인공으로 고기를 만들거나 장기까지 배양해 질병을 최소화하는 시대로 향하는 지금, '누구도 피 흘리지 않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미래를 설계하는 주인공 윤자유처럼 '지배종'은 뚝심으로 나아간다. 사람들은 윤자유를 '돈밖에 모르는 사업가'라고 일갈하지만, 그가 꿈꾸는 미래는 모두가 공평하게 건강한 세상이다."
[리뷰] 포테이토 지수 91% '지배종'..."장영실! 시즌2 만들어줘"
● '파친코2' '이친자'...가족 이야기의 확장과 변주

각각 90%, 89% 지수로 2024년 포테이토 지수 톱5 중 4위와 5위에 오른 '파친코2'와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는 전혀 다른 장르지만 '가족'을 내건 작품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파친코' 시리즈는 일제강점기에 고향을 떠나게 된 한국 이민자 가족이 품은 희망과 꿈의 이야기를 4대에 걸친 연대기로 풀어냈다. 시대를 넘나드는 가족의 이야기를 대서사시로 확장했다.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는 1인 가구 증가, 낮은 출산율, 이혼 등 가족의 소멸과 해체가 가속화되고 있는 현시대와 맞닿은 작품이다. 부모와 자식이 서로 불신하고 믿지 못하면서 벌어지는 갈등을 '부녀 스릴러'라는 서스펜스 장르로 변주했다.
2022년 공개된 1편에서 이어지는 '파친코2'(극본 수 휴·연출 리안 웰햄, 진준림, 이상일)는 억압의 시대에 고향을 떠나게 된 한국 이민자 가족이 품은 희망과 꿈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민진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한국과 일본의 복잡한 역사적 관계를 배경으로, 일본에서 한국인 이민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짙은 여운을 남겼다.
제2차 세계 대전 막바지인 1945년 오사카와 1989년 도쿄를 배경으로 한 '파친코2'는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영국 역사학자 에드워드 카의 말처럼 젊은 선자(김민하)와 노년의 선자(윤여정)를 오가는 구성을 통해 과거와 현재가 끊임없이 주고받으며 서로 영향을 끼치는 걸 보여줬다. 시대의 변화가 선자 가족들에게 미치는 영향과 '코리안 디아스포라'로 선자의 후손들이 겪는 정체성의 혼란 등 '파친코2'는 이방인의 땅에서 살아가는 이들을 조명했다.
이에 포테이토 지수는 '파친코2'를 "식민 지배와 전쟁, 빈곤, 자이니치(재일조선인)에 대한 만연한 차별 등 역사의 비극과 출생의 비밀과 사랑, 정체성 혼란 등 개인의 파고가 맞물려 만들어낸 대서사는 이 작품에 역동성을 부여함과 동시에 깊이를 더한다"고 평했다.
시즌3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극중 선자와 한수(이민호)의 아들인 노아(강태주)의 출생의 비밀과 이로 인한 또 다른 갈등과 위기를 예고하며 막을 내렸기 때문이다. "1945년에 시작한 선자의 여정은 1989년에도 뜨겁게 이어진다. 멈추지 않는 삶은 그다음 세대로 계속된다는 사실을 이야기하는 '파친코' 시리즈는 이번 시즌2를 넘어 시즌3로 이어갈 준비를 마쳤다."
[리뷰] 포테이토 지수 90% '파친코2', 과거와 현재의 대화가 만든 대서사시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극본 한아영·연출 송연화)는 딸 하빈(채원빈)을 살인 용의자로 의심하는 국내 최고의 프로파일러 장태수(한석규)가 진실을 쫓는 이야기다. 비밀을 감춘 딸과 그 비밀을 파헤치려는 아빠 사이에 흐르는 숨 막히는 기류를 담아낸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는 자식을 향한 경솔한 의심이 품은 위험과 이로 인한 파국을 그렸다.
포테이토 지수를 통해 "이 작품은 방영 내내 '의심'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이토록 친밀해도 모자란, 가족 사이에서 피어오른 의심이 불러일으킨 왜곡된 진실과 소통의 부재가 어떤 비극을 초래하는지를 섬세하게 보여줬다"고 평가한 이유다.
1회 5.6%, 그리고 마지막 회 9.6%의 시청률이 보여주듯이 높은 성적을 기록하지는 않았지만,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는 미스터리를 켜켜이 쌓아 올린 치밀한 극본과 살인사건의 진범에 다가가면서 각 인물들이 숨기고 있는 비밀을 한 겹씩 벗겨내는 감각적인 연출로 "영화 같은 드라마"라는 찬사를 얻었다.
무엇보다 방영 내내 서로를 향한 날 선 시선을 드러내는 한석규와 채원빈의 살벌한 심리전이 화두에 올랐다. 한석규는 딸을 의심하지만 그럼에도 딸을 믿고 싶어 하는 아빠의 딜레마를 통해 연기의 깊이를 보여줬고, 채원빈은 한석규의 에너지에 뒤지지 않는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
[리뷰] 포테이토 지수 89% '이친자'가 던진 '의심'이라는 미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