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쌀, 35년 만에 수출…일본서 열흘 만에 완판

한국산 쌀이 35년 만에 일본으로 수출됐다. 판매는 시작하자마자 열흘 만에 완판됐다. 동일본 대지진 당시 구호용을 제외하면, 상업적 판매 수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농협은 지난달 10일, 일본으로 2톤 규모의 쌀을 보냈다. 일본 현지 한국식품점과 온라인몰에서 판매가 시작됐고, 열흘 만에 모두 팔렸다.
이후 20일엔 추가로 10톤이 선적됐다. 또 다른 10톤 수출도 조율 중이다. 수출된 쌀은 전남 해남에서 재배한 ‘땅끝 햇살’ 브랜드다. 도정은 올해 3월에 진행됐다. 농협은 이 쌀이 해남 옥천농협에서 생산됐다고 밝혔다. 일본 내 판매가는 10kg당 9000엔, 약 9만원 수준이다. 관세와 배송료를 모두 포함한 가격이다.
일본 쌀값은 폭등 중이다.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5kg 기준 평균 쌀값은 4214엔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1%나 상승했다. 1971년 이후 54년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일부 매장에선 1kg당 1000엔을 넘는 경우도 있다. 한국산 쌀은 이보다 약 10% 저렴하다. 일본산 쌀을 대체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는 의미다.

한국산 쌀 직접 사가는 일본인… 관세 장벽 뚫고 상업 수출 첫 진입

일본 내 쌀값 급등엔 여러 요인이 겹쳤다. 재작년 흉작, 반복된 지진, 외국인 관광객 증가, 쌀 사재기 수요가 쌓였다. 스시, 오니기리 소비가 늘면서 쌀 수요는 더 커졌다. 정부는 비축미 21만 톤을 방출했고, 이달 말엔 10만 톤을 추가로 풀 계획이다. 그러나 쌀값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일본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한국에서 쌀을 직접 사가는 현상도 눈에 띈다. 면세점이나 대형마트에서 쌀을 구매해 기념품처럼 들고 간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3월 이후, 매달 약 20명의 일본인이 쌀 반입을 위해 검역을 신청하고 있다. 예전엔 거의 없던 일이었다.
이전까진 관세 장벽이 걸림돌이었다. 일본은 수입쌀에 kg당 341엔, 약 3400원의 관세를 부과한다. 이 때문에 한국 쌀의 판매용 수출은 시도조차 어려웠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구호물자 수출만 이뤄졌을 뿐이다. 이번이 첫 상업용 수출이다. 이 장벽을 넘은 사례로 평가된다.
“한국 쌀 괜찮다”는 소비자 반응도… 미국·대만산과 경쟁 돌입

현지 소비자 반응은 엇갈린다. 일본 최대 포털 야후재팬에는 “찰기가 없고 맛이 다르다”,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았다”, “국산 가격과 비슷한데 굳이 수입할 필요가 있냐”는 비판이 있다. 반면 “먹어보니 맛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선 외국산이 필요하다”, “적당한 맛이면 충분하다”는 반응도 있다.
일본 언론은 구조적 문제도 지적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부 대형 유통업체가 고가로 쌀을 매입해 독점하고, 중소 유통업체들의 접근을 막는 유통 구조가 쌀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부도 농가 소득을 의식해 강하게 가격을 조절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일본 수입쌀 시장은 이미 열려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산, 대만산 쌀이 들어와 있다. 여기에 한국산 쌀이 추가됐다. 농협은 “일반 소비자뿐 아니라 일본 내 소매업자들도 수입 문의를 해오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수출된 물량은 시범적인 수준이다. 하지만 일본 쌀값이 안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한국산 쌀이 일본의 주요 수입 품목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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