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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증권의 해외주식 열풍을 선도한 신호철 대표가 임기 마지막 해인 올해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자본력을 앞세운 대형 증권사들에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신 대표는 해외주식 부문뿐 아니라 자산관리, 플랫폼 강화 등에 총력을 쏟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특히 올해는 카카오페이증권의 수수료수익이 위축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면서 신 대표가 수익구조 전략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20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신 대표가 수장을 맡기 전인 2023년 말 기준 카카오페이증권은 영업손실 513억원, 당기순손실 517억원을 기록했다. 설립된 해인 2020년(영업손실 77억원, 당기순손실 68억원)부터 각각 566.23%, 660.29% 악화하며 단 한 차례의 개선세도 보이지 못했다.
신 대표는 지난해 첫 경영 키를 잡으며 해외주식거래 활성화를 통한 거래량 증가에 힘썼다. 그 결과 영업손실은 104.38% 개선된 251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해 카카오페이증권의 실적개선을 이끈 해외주식 부문이 올해는 흥행을 지속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이 해외주식에 뛰어들며 수수료 인하 경쟁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미국 주식 거래와 관련해 거래수수료는 물론 환전수수료, 매도비용까지 전무 무료인 계좌를 내놓았다. 이에 따른 연간 비용부담이 1000억원 이상 될 것이라는 추정도 나오지만 대형 증권사라면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투자할 수 있는 규모다.
키움증권과 토스증권 등도 미국 진출을 서두르며 수수료 경쟁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카카오페이증권은 2024년 모기업 카카오페이의 미국 종합증권사 시버트 인수가 무산되면서 어려움에 처했다.
당시 모기업 카카오의 김범수 창업자가 시세조종 혐의를 받으며 금융당국의 인수 허가가 나지않았다. 이에 따라 현재 시버트와 파트너 협력 수준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국내 대형 증권사들의 공세적인 해외주식 진출에 대응할 방법은 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신 대표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플랫폼 활성화와 자산관리 강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카카오페이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개설된 종합계좌는 700만개에 달했지만 월간활성거래자는 50만명에 불과했다. 이곳의 계좌를 보유했지만 거래하지 않는 잠재고객 수가 650만명에 이르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페이증권은 투자자들의 활동을 늘릴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생성형 인공지능(AI) 투자정보 제공 서비스 '어땠지'의 베타버전을 시범운영하고 있다. 어땠지는 미국 증시 흐름을 자동으로 파악해 투자자에게 전달한다.
고객들이 활동할 장을 만들기 위한 토론방도 운영한다. 지난해 한 차례 미국 대선을 주제로 한 토론방을 개설해 효과를 본 뒤 올해는 더 많은 이슈를 다루며 관련 기능을 보강하기로 했다.
자산관리 부문에서는 올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하기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 관계자는 "잠재고객의 거래 참여를 유도해 정착시키며 ISA를 출시해 사용자의 자산형성을 돕는 웰스빌딩 플랫폼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신 대표는 1977년생으로 서울대 전기공학부 학사,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과학 및 공학 석사, 전기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2007년부터 인텔 코퍼레이션 연구원, 2010년 맥킨지&컴퍼니 팀장, 2015년 삼성전자 오픈이노베이션부장, 2020년 카카오 전략지원실장, 2022년 카카오페이 사업개발실장 등을 맡았다.
신 대표는 내년 3월26일 임기가 만료된다. 그는 지난해 이승효 전 대표가 사임한 뒤 3월27일 정기 주총에서 공식 선임돼 2년의 임기가 부여됐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