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티스가 직접 꼽은 ‘영크크’의 매력...“날것의 재미, 나이는 상관없죠”

윤수정 기자 2026. 6. 5.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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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니 2집 '그린그린'으로 선풍적 인기를 끈 그룹 코르티스. 왼쪽부터 멤버 성현(17), 마틴(18), 건호(17), 주훈(18), 제임스(21)./빅히트뮤직

코르티스의 미니 2집 ‘그린그린’(GREENGREEN)의 수록곡들에서 가장 먼저 귀에 꽂힌 건 단연 거친 소리 질감이다. 매끈하게 광을 내기보단 이제 막 작업실에서 갓 튀어나온 듯 투박한 전자음, 울퉁불퉁함을 일부러 멋처럼 남겨둔 소리 마감들이 쉽게 잊기 어려운 잔상을 준다. 소리 못지않게 날것에 가까운 가사는 열광적 반응을 끌어냈다. 수록곡 ‘영 크리에이터 크루’(YOUNGCREATORCREW)의 줄임말 ‘영크크’가 젊은 감각을 아는 이들을 지칭하는 신조어가 된 것. 데뷔 9개월 만이지만, 이제 모두가 코르티스를 이야기한다.

모두를 홀린, 코르티스 특유의 생동감과 날것의 매력은 어디서 흘러나오는 것일까. 멤버들은 최근 나눈 서면 인터뷰에서 “매일 먹는 아사이볼도 노래가 되고, 멤버끼리 나누는 인사도 가사가 된다”고 설명했다. ‘영크크’의 출발점 역시 거창한 기획이 아닌, 지난해 8월 데뷔 당일 밤 나눈 멤버들 간의 친밀한 대화였다. 멤버 건호는 “데뷔 쇼케이스를 마친 뒤 우리를 ‘영 크리에이터 크루’로 소개해 준 기사들을 많이 읽었고, 그날 밤 곡 작업 중 프리스타일로 단어들을 내뱉다 영크크가 나왔다”고 했다. 주훈은 “영크크가 이렇게 유행하게 되리라곤 전혀 예상치 못했다. 어딘가 느슨하고 정제되지 않은 느낌을 주는 어감이 노래와 시너지를 낸 것 같다”면서 “많은 사람이 늘 같은 길을 가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틀을 깨고 싶어 하는 마음을 갖고 있는데, 그런 감정과 맞닿아 있기 때문에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근 노래 '레드레드'와 '영크크' 등이 수록된 미니 2집 '그린그린'으로 선풍적 인기를 끈 코르티스./빅히트뮤직

실제 ‘영크크’는 코르티스 음악의 핵심인 ‘있는 그대로의 기록’과도 맞닿아 있다. 코르티스는 곡 작업 과정에서 5인 멤버 전원이 참여해 일상 속 대화와 경험을 적극적으로 음악으로 옮긴다고 강조했다. 마틴은 “이번 앨범에서 가장 솔직한 곡을 꼽으라면 ‘Wassup’”이라며 “멤버들과 ‘우리는 서로를 너무 잘 알아서 굳이 인사를 하지 않아도 되는 사이 같다’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그 감정을 가사로 풀어냈다”고 말했다. 이어 “조금 낯간지럽고 감정적인 이야기지만 그런 부분까지 담아야 진정성이 생긴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또 다른 수록곡 ‘ACAI’는 멤버들이 실제로 즐겨 먹는 아사이볼에서 출발했다. 제임스는 “재미있는 노래처럼 들리지만 ‘토핑 없이도 맛있는 아사이볼처럼 근본 있는 사람이 되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항상 작업 전에 대화를 나누면서 일상 속 재밌는 포인트를 찾는다”고 설명했다. 마틴은 “프리스타일로 녹음을 하다 좋게 들리는, 어감이 좋은 단어가 나오면 저희 일상에서도 하나의 유행어가 되곤 한다”며 “저희 사이에서도 ‘영크크’ 단어가 한동안 재밌어서 유행했다”고 했다.

이 같은 방식은 ‘영크크’의 가사 곳곳에서도 드러난다. ‘요를레이히’, ‘테판야끼’ 같은 독특한 단어들은 철저히 계산된 콘셉트가 아니라 멤버들의 실제 경험에서 비롯됐다. 성현은 “‘테판야끼 on my Mac’은 마틴이 맥북으로 비트를 만들던 순간을 노래한 것”이라며 “뉴질랜드에서 먹었던 테판야끼가 떠올라 자연스럽게 나온 가사”라고 말했다. 마틴은 “맥북도 일종의 철판이니 그 위에서 요리하듯 음악을 만든다는 의미도 담았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니 2집 '그린그린'으로 선풍적 인기를 끈 그룹 코르티스./빅히트뮤직

최근 ‘늙크크’, ‘올크크’ 같은 파생어가 등장한 데 대해서도 멤버들은 특유의 유쾌한 반응을 보였다. 성현은 “같은 의미라도 좀 더 순화된 ‘올크크’를 많이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마틴은 “누구나 나이와 관계없이 영크크일 수 있다”고 했다.

코르티스가 스스로 꼽은 이번 앨범의 강점도 ‘날것의 질감’이다. 마틴은 ‘ACAI’에 대해 “무거운 듯 무겁지 않은 베이스와 찰진 드럼 패턴이 리듬을 맛있게 만든다”고 했고, 제임스는 타이틀곡 ‘REDRED’에 대해 “베이스가 들어오는 순간 음향이 깨지는 것 같지만 보컬은 또렷하게 뚫고 나온다”며 “의도적으로 만든 거친 질감”이라고 설명했다. 건호는 “레드레드의 안무 작업을 하던 중 뭔가 2% 부족한 느낌이 있었는데 새 믹싱 버전을 듣고 바로 그 빈 부분이 채워졌다고 느꼈다”며 “그 순간 ‘이 노래는 진짜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코르티스는 데뷔 직후 유독 빠른 성장으로도 큰 주목을 받아왔다. 지난 2월 K팝 가수 최초로 NBA 올스타전 하프타임 공연에 섰고, 최근 국내 음원 차트 정상을 석권한 데 이어 미국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200 3위까지 올랐다. BTS를 배출한 빅히트뮤직 소속인 만큼, 이들이 그 뒤를 이어 K팝 황제의 왕좌를 물려받을지 주목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정작 코르티스가 바라는 스스로의 최종 수식어는 ‘나다움’이다. 마틴은 “카메라가 아닌 직접 (관객의) 눈을 마주 보며 교감하는 무대 위가 가장 행복하다”며 “’코르티스가 또 코르티스했다’는 말을 들으면 좋겠다. 항상 유니크해지고 싶고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만들고 싶은 저희에겐 그만큼 좋은 수식어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주훈은 “1년 전만 해도 아무도 저희를 몰랐는데 이제 길에서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게 신기하다”며 “이 큰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더 좋은 무대와 음악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코르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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