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지도에도 안 나와요" 은빛 억새와 붉은 노을이 어우러진 해안길

닭머르해안길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제주에는 이미 수많은 유명 관광지가 있지만, 진짜 제주의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도민들이 아끼는 조용한 길을 걸어봐야 한다.

제주시 조천읍 신촌에 자리한 닭머르해안길은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 번 걷고 나면 그 매력에 흠뻑 빠져드는 비밀스러운 산책로다.

특히 억새가 바람에 춤추는 가을과 초겨울 사이, 이곳은 ‘제주 속의 또 다른 제주’를 만나는 특별한 무대가 된다.

바다와 이어진 데크길

닭머르해안길 억새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닭머르해안길은 제주시 조천읍 신촌북3길 62-1에서 시작해 신촌포구까지 이어진다. 대부분의 구간이 나무데크로 정비돼 있어 걷기 편하고 안전하며, 중간중간 바다 전망대가 나타나 제주 바다의 다채로운 표정을 선사한다.

관광객들로 붐비지 않아 고요함이 깃든 이 길은, 걷는 이의 마음마저 차분하게 만든다. 바람결에 흔들리는 억새 소리와 파도 소리에 귀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닭머르해안길 억새길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닭머르’라는 독특한 이름은 바위의 모양에서 비롯됐다. 닭이 땅을 파고 앉은 형상을 닮아 그렇게 불린 것. 길 중간쯤 해안으로 이어진 나무 갑판 끝자락에서 이 바위를 만날 수 있다.

그곳에는 작은 정자가 있어 바다를 바라보며 잠시 쉬어가기 좋다. 특히 이곳은 제주 도민들이 손꼽는 일몰 명소다.

붉게 물드는 노을과 억새가 어우러진 실루엣은 보는 순간 절로 감탄을 자아내며, 계절마다 다른 빛과 그림자가 풍경을 새롭게 만든다.

억새가 주인공이 되는 계절

닭머르해안길 가을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가을의 닭머르해안길은 말 그대로 억새의 무대다. 길 양옆으로 펼쳐진 억새밭은 은빛 물결처럼 일렁이며 바람을 따라 출렁인다.

특히 해 질 무렵, 햇살을 받은 억새는 황금빛으로 변해 산책로 전체를 빛으로 물들인다.

사진 애호가라면 이 시간을 절대 놓쳐선 안 된다. 억새와 붉은 노을, 바다가 하나가 되는 순간은 어떤 보정도 필요 없는 자연의 걸작이다.

방문 팁과 정보

닭머르해안길 전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 위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신촌북3길 62-1
  • 구간: 닭머루 입구 ↔ 신촌포구 (나무데크 산책로)
  • 개방: 연중무휴, 무료 이용 가능
  • 매력 포인트: 억새길, 닭머르 바위, 전망대, 일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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