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긴 ‘KT 마법’…준PO 1차전 승자, 10년간 PO 진출 100%
문상철 투런포로 기선제압
고영표 4이닝 1실점 호투
와일드카드 결정전 사상 최초로 4위 팀을 꺾은 ‘이강철 매직’이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통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정규리그 3위 엘지(LG) 트윈스를 상대로 기선 제압에 성공해 플레이오프로 가는 길에 청신호가 켜졌다.
케이티(KT) 위즈는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 엘지와 경기에서 3-2로 승리했다. 3선승제로 진행되는 준플레이오프에서는 1차전 승리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이 87.9%(33번 중 29번)에 달한다. 최근 10년으로 좁히면 확률은 100%에 이른다. 케이티는 현재 5위 결정전, 와일드 카드 결정전 합해 4연승을 달리고 있다.
두 팀 모두 1차전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승리를 위해 이강철 케이티 감독은 문상철을 선발 라인업에 포함했고, 염경엽 엘지 감독은 12일을 쉰 선발 디트릭 엔스의 호투를 기대했다.
가을의 마법사 ‘이강철’의 매직
이강철 감독은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과 견줘 라인업에 단 한자리만 변화를 줬다. 1루수를 좌타자 오재일에서 우타자 문상철로 바꾼 것이다. 이 감독은 경기 전 “문상철은 엔스에게 잘 친 것도 있고 오늘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며 선발 투입 배경을 밝혔다. 정규리그 타율이 0.256에 그친 문상철이지만, 엔스를 상대로는 4할을 기록해 강한 면모를 보였다.
이 감독의 촉은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2회초 4번 타자 강백호가 출루한 뒤 타석에 들어선 문상철은 엔스의 시속 150㎞ 몸쪽에 바짝 붙은 높은 속구를 그대로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직전 경기까지 최근 19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문상철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팀에 귀한 선취점을 선사했다.
이 감독은 경기 전 선발 고영표를 놓고선 “3회 정도만 막아주면 필승조 쓰려고 한다”고 말했는데, 고영표는 4이닝 동안 1실점 하며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4회말, 발 빠른 신민재에게 출루를 허용한 뒤 흔들렸고, 후속 타자 오스틴 딘과 풀카운트 접전 끝에 내야 안타를 내주며 첫 실점을 내주기도 했다. 하지만, 김현수를 땅볼 처리해 추가 실점을 허용하진 않았다. 고영표는 이날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과 투심 2가지 구종으로만 엘지 타선을 공략했다.
선발 엔스의 아쉬운 활약과 중심 타선 침묵
엘지 선발 엔스는 이날 정규 시즌에 견줘 좋은 구위를 자랑했다. 시속 151㎞ 속구를 뿌리며 천적이었던 멜 로하스 주니어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2회초 케이티 문상철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하고, 5회초 배정대와 심우준에게 연달아 2루타를 허용하며 1점 더 내주면서 예상보다 일찍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엘지는 케이티에 견줘 불펜진이 약했다. 이를 잘 아는 염경엽 감독은 경기 전 “선발이 끌고 가는 야구를 해야 한다”며 엔스가 최소 6이닝을 버텨주길 원했지만, 최종 성적은 5⅓이닝 5피안타 3실점이었다.
6회말 엘지는 선두타자 홍창기가 2루타로 진루한 뒤 신민재도 볼넷으로 출루해 1사 1·3루 득점 기회를 맞았다. 이때 케이티 포수 장성우의 2루 송구가 빠지는 틈을 타 홍창기가 홈을 밟으며 2-3으로 따라붙었다. 2번 타자 신민재는 이날 3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케이티 수비를 괴롭혔다. 하지만, 엘지는 3, 4, 5번으로 연결되는 중심 타선이 11타석 2안타로 침묵하면서 공격에 어려움을 겪었다.
엘지의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무산시킨 케이티는 7회말부터 불펜 승리조를 가동했다. 손동현이 역대 포스트시즌 최초로 공 3개로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아내면서 7회말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소형준과 박영현 모두 각각 8회말, 9회말을 틀어막으며 경기를 3-2로 마무리 지었다. 케이티 또한 추가 득점이 없어서 경기 끝까지 살얼음판을 걸었으나 불펜이 든든하게 버텨줬다.
1차전 최우수선수는 고영표가 차지했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은 6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케이티는 엄상백, 엘지는 임찬규를 선발로 내세운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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