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분기 영업익 9.1조 ‘어닝쇼크’...예상치보다 15% 낮아

이해인 기자 2024. 10. 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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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 “실적 기대 못미쳐 송구”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뉴시스

삼성전자가 올 3분기 매출 79조원, 영업이익 9조1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 2분기 대비 매출은 6.66%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12.84% 하락한 수치다.

삼성전자는 8일 오전 이같은 내용의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이달말 내놓는 확정 실적에 앞서 발표하는 잠정 실적은 전체 매출, 영업이익만 공개하고 반도체, 스마트폰, TV·가전 등 사업 부문별 실적은 밝히지 않는다.

이번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증권가 컨센서스보다 약 15% 하회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을 매출 80조 9002억원, 영업이익 10조7717억원으로 전망했는데 이보다 낮은 실적을 내놓은 것이다. 당초 증권가에선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3분기 실적을 14조원대까지 예상했지만 최근들어 실적 전망을 낮춰왔다.

이번 실적 흐름은 반도체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딘 결과로 분석된다. 사업 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지는 않지만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부문에서 5조3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분기 6조4500억원 대비 줄어든 수치다. 성과급 등 일회성 비용과 파운드리 적자, 환율 상황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삼성전자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D램이 예상보다 더딘 수요 회복으로 가격과 출하량 모두 부진한 상황이다. 반면 인공지능(AI) 붐에 수요가 견조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경쟁사 대비 별다른 실적을 못내고 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5세대인 HBM3E 12단을 양산한다고 발표했지만 삼성전자는 아직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사업은 서버와 HBM의 수요 견조에도 불구하고 일부 모바일 고객사의 재고 조정 및 중국 메모리 업체의 레거시(구형) 제품 공급 증가 등의 영향이 있었다”며 “이밖에 일회성 비용 및 환율 영향 등으로 실적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HBM과 관련해서는 “주요 고객사와의 사업화가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외에 모바일, 가전, 디스플레이 등에 대해서는 “(지난 7월 출시한 갤럭시Z폴드·플립6 시리즈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 호조가 이어졌다”며 “디스플레이는 주요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 효과로 일부 개선됐다”고 밝혔다.

전체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3분기 79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전 최대 기록은 2022년 1분기(77조 7800억원)였다.

이같은 실적 발표 이후 삼성전자 경영진은 “실적 부진에 송구하다”며 “재도약 계기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부문을 총괄하는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은 메시지를 내고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걱정을 끼쳐 고객, 투자자, 임직원에게 송구하다”며 “모든 책임은 사업을 이끌고 있는 경영진에게 있으며 위기극복을 위해 경영진이 앞장서 꼭 재도약의 계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경영진이 실적 발표와 관련해 별도의 메시지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 부회장은 지난 5월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의 ‘구원투수’로 반도체 사업 수장 자리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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