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팬’ 30대는 1만원 샀는데…5060이 싹쓸이한 그 종목

박윤예 기자(yespyy@mk.co.kr), 강민우 기자(binu@mk.co.kr) 2023. 3. 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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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투자자 분석해보니
테슬라 순매수 60대가 최대
올들어 2030보다 더 공격적
글로벌 증시 혼란 속 빅테크 주목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와 시그니처은행의 파산으로 시장에 공포감이 깃들면서 투자자들은 현금 많은 기업 ‘빅테크’를 주목하고 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현금성 자산이 작년말 기준 1000억 달러(약 131조원)에 이른다. 쌓아둔 돈도 많고 현금창출력도 견고한 ‘부잣집’인 셈이다. SVB 후폭풍 공포에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13일 상승한 것도 이 때문이다.

13일(현지시간) 나스닥 지수는 연초 대비 7.7% 상승해 S&P500 지수의 상승률(0.8%)를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 상위권인 애플(20.3%), 마이크로소프트(6%),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2.2%), 아마존(7.7%), 엔비디아(60.4%), 테슬라(61.4%)가 연초 대비 각각 올랐다. 이날 나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5% 오른 1만1188.84에 장을 마감해 홀로 웃었다. S&P500 지수는 0.2% 하락한 3855.76을 기록했다.

[사진 = 연합뉴스]
금융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현금 많은 기업 위주로 옥석고르기에 나서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레피니티브 데이타에 따르면 구글과 마이크소포트의 현금성 자산이 작년 기준 각각 1138억 달러(약 149조원), 1048억 달러(약 137조원)로 S&P500지수에 속하는 대기업(비금융) 가운데 단연 1,2위로 나타났다. 3위 아마존(700억 달러), 4위 애플(483억 달러), 5위 포드(440억 달러), 6위 페이스북(407억 달러) 순이다.

SVB 사태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긴축 선호)적 정책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기술주 중심으로 증시가 반등하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연준이 오는 21∼22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거나 0.25%포인트 인상에 그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이달 FOMC에서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망했고 노무라증권은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그동안 금리 상승은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높은 금리는 할인율 뿐만 아니라 성장성을 훼손시키기 때문이다. 그동안 기술주들이 저금리 환경을 이용해 자본을 조달하고 성장성을 키워왔다.

빅테크의 실적 성장률은 더뎌졌지만 연초부터 AI 대전에 뛰어들면서 AI 투자가 기술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레피니티브 데이타에 따르면 빅테크(마이크로소프트·구글·메타·아마존 합산)의 실적 성장률은 2021년 고점을 찍은 뒤 작년 6.8%로 둔화됐다. 올해 매출 성장률도 5.9%로 작년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에는 빅테크의 매출 성장률이 전년 대비 40%에 이르기도 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테크들이 당장 AI에 투자한다고 해서 성장성과 수익성이 눈에 띄게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빅테크들이 AI 투자 경쟁에 나서면서 그동안 쌓아놨던 곳간을 푼다면 여기에서 파생되는 수요가 다른 기술주들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 경쟁 과정에서 낙수효과가 기대되는 반도체·클라우드·보안과 같이 AI 인프라를 형성하는 산업, 빅테크들의 피인수대상이 될 수 있는 AI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술주 투자자는 대부분 젊은층일 것이란 생각과 달리 50~60대 투자자들이 이 연초 마이크로소프트와 테슬라등 미국 기술주 비중을 집중적으로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 연합뉴스]
키움증권이 1월1일부터 2월24일까지 두 달 간 고객들의 계좌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키움증권 서학개미들은 마이크로소프트를 평균 167만원어치, 테슬라 주식을 평균 78만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기술주 투자자는 대부분 젊은층일 것이란 인식과 달리 중장년들의 연초 테슬라 매수세가 두드러졌다.테슬라 주가는 연초 100달러대 초반에서 지난달 말 200달러선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 서학개미들도 이 기간 테슬라 비중을 적극 확대하며 ‘달리는 말’에 올라탄 셈이다.

연령대별 테슬라 순매수 규모를 조사한 결과 60대 이상이 평균 255만원으로 가장 큰 금액을 기록했다. 50대가 테슬라를 평균 143만원어치 순매수해 뒤를 이었다. 반면 30대는 이 기간 테슬라 순매수 금액이 평균 1만원에 그쳤다. 20대도 56만원으로 중장년 투자자들과 비교해 규모가 작았다.

전연령층이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강한 매수에 나선 가운데 중장년층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순매수했다. 60대 이상의 평균 순매수 금액이 422만원으로 가장 컸고, 다음은 50대(223만원)가 차지했다. 40대(174만원)와 30대(115만원) 등 연령대가 아래로 내려갈수록 금액이 작아졌다.

키움증권 데이터랩은 “자금력이 받쳐주는 50대와 60 이상이 가장 적극적으로 매수했다”며 “남성 투자자들의 거래가 활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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