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동 치료·돌봄·특수교육까지… “멀리서 찾아온 보람 느껴”

[르포]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가보니
병원 내 공간 모든 장애물 제거 눈길
로봇·水 치료 등 제공… 타지서도 방문
치료 중간 파견 학급서 정규 교육 실시

공공어린이재활병원에 아이들이 수 치료를 받고 있다. 사진=이심건 기자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감각통합실. 사진=이심건 기자

"아이가 치료를 받으면서 조금씩 좋아지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벅차요. 멀리서 왔지만, 여기까지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대전세종충남·넥슨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이하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이 단순한 치료 시설을 넘어서, 아이들과 가족들에게 희망과 즐거움을 제공하는 삶의 터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14일 오전 10시, 대전시 서구 관저동에 위치한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을 찾았다.공공어린이재활병원에서의 하루는 보통의 병원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병원에 들어서자마자 전동 휠체어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모든 장애물을 제거한 넓은 공간 구성이 눈에 띄었고, 다른 병원과 달리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꾸며져 있었다.공공어린이재활병원은 다양한 치료 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물리치료, 작업치료, 로봇치료, 수치료, 언어치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대구에서 온 김정희(가명) 씨와 같은 보호자들에게 큰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현재 김 씨는 발달장애 자녀의 치료를 위해 가족과 떨어져 대전에서 3개월 동안 생활 중이다.대구의 치료 시설과 비교해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서비스 다양성과 질에서 큰 차이를 느꼈다고 한다.

김 씨는 "대구에서는 스노우 젤링과 수치료 등 다양한 수업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없어 대전까지 왔다"며 "이 병원이 개원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대구에서도 소문이 많이 퍼져 대기자 명단에도 꽤 많은 사람들이 이름을 올려 놓고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또 다른 특징은 환자들이 실제로 치료받는 모습에서 나타났다.

아이들은 수치료를 통해 물의 저항을 이용한 운동을 하며, 물속에서의 활동이 초기 거부감을 줄이고 더 빠른 적응을 돕고 있었다.

김 씨의 자녀도 처음엔 물을 두려워했지만, 이제는 수업을 기다리는 모습으로 변화했다.

그는 "처음에는 많이 거부했었는데,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3주 만에 빠르게 적응했다"며 "이제는 아이가 수업에 들어가면 정말 좋아한다"고 말했다.

공공어린이재활병원에서의 생활은 단순한 치료를 넘어서 가족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서로를 지지하는 공간이기도 했다.

이른 아침부터 병원에 도착한 아이들은 입원 절차를 통해 출석 도장을 찍은 후, 각자의 치료 스케줄에 따라 전문적인 치료를 받고 있었다.

이후 오후에는 가정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으로, ‘병원학교’라는 개념을 현실로 구현하고 있었다.치료 중간에는 병원 내 파견 학급에서 정규 교육 과정도 이어졌다.

마치 매일 학교에 다니는 것처럼, 아이들은 병원에서도 규칙적인 일과를 보내고 있었다.

다른 한 보호자는 "병원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을 수 있어서, 치료 받는 시간 외에도 수업을 받으며 아이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때면 행복해 진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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