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변동성, 이란전쟁 때보다 ‘위험’
반도체 대형주 쏠림에 타격 큰 탓
스페이스X 상장·금리 인상 영향도

이번달 코스피 하루 평균 변동률이 미국·이란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3월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지표들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키우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로의 ‘쏠림’ 현상이 심해진 탓이다. 미국 반도체 종목들의 급락 여파와 미국 우주항공기업 스페이스X 상장을 앞두고 자금이 우주항공 종목으로 쏠리면서 당분간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코스피 지수의 일간 평균 변동률은 3.9%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이란 전쟁이 발발한 지난 3월의 일평균 변동률 3.7%를 웃도는 수치다. 변동률은 하루 중 고가·저가의 변동 비율을 말한다.
특히 코스피가 급락한 지난 5일 변동률은 4%까지 높아지기도 했다. 코스피 일평균 변동률이 4%를 웃돈 사례는 1998년 외환위기, 2000년 닷컴버블,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제외하면 거의 없다.
일부 반도체 종목으로의 ‘쏠림’ 현상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섰다. 지난달 27일 이들 종목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까지 출시되면서 변동성이 커졌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을 맞춰 인공지능(AI)·반도체 종목에 자금이 쏠린 점도 한 원인이다.
반도체 종목이 휘청이면 전체 증시 타격도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5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0.3% 급락했다. 브로드컴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이 회사를 비롯한 엔비디아·AMD·마이크론 등 AI 반도체 종목들이 최대 13% 넘는 급락을 겪었다. 8일 코스피에서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자금 이동에도 변화가 생겼다. 오는 12일 미국 우주항공기업 스페이스X의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현금을 마련해놓으려는 수요 또한 매도세에 일부 영향을 주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올해 최장 기록인 20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는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5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17만2000개 증가해 예상치를 큰 폭으로 웃돌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연내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증권가에선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오는 10일과 11일 발표되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생산자물가지수(PPI)와 미국 장기국채 움직임이 고비로 꼽힌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한국 주식시장은 물가 및 환율 상승 우려, 스페이스X 상장에 따른 수급 우려, 실적 모멘텀 공백기 등으로 인해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다만 이번 조정을 일시적인 차익실현 구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AI 사이클의 추세적인 하락 전환으로 판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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