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포커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 'i486'이 최신 리눅스(Linux) 커널 지원 목록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출시된 지 36년, 인텔이 생산을 중단한 지도 18년이 지난 이 '노장' 프로세서에 대한 지원을 지속하는 것이 프로젝트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관련 변경 사항은 이르면 이달 말 공개될 리눅스 커널 6.15 버전에 적용될 것으로 보여 PC 기술 발전의 한 페이지가 또다시 역사의 뒤안길로 넘어갈 채비를 하고 있다.
12일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i486 프로세서는 1989년 첫선을 보이며 개인용 컴퓨터(PC) 대중화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당시 많은 사용자에게 '486 컴퓨터'는 인텔의 CPU 분류 체계(i386의 후속, DX 등급, 16~100MHz의 클럭 속도)와 하드웨어 구동 원리를 처음으로 체감하게 한 상징적인 존재였다. 사용자가 직접 하드웨어를 이해하고 개선점을 고민하게 만든, PC DIY(Do It Yourself) 문화의 초석이기도 했다.
그러나 세월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었다. 리눅스 커널 개발을 이끄는 리누스 토르발스는 이미 2022년 10월, i486 지원 중단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그는 "2012년에 i386 지원을 공식적으로 중단했으니 이제 i486 지원을 없앨 때가 된 것 같다"고 언급하며 세대교체를 예고했다.
최근 커널 핵심 개발자 중 한 명인 잉고 몰나르는 토르발스의 의견을 재확인하며 "i486 지원에 단 1초도 낭비할 이유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i486 지원을 제외하고 최소 지원 기능을 상향하는 내용의 패치 시리즈를 커널 6.15 버전에 제출했다. 새로운 최소 요구 사항에는 i486 프로세서에는 부재한 TSC(Time Stamp Counter, 타임 스탬프 카운터) 및 CX8(CMPXCHG8B 명령어의 안정적 실행) 기능 등이 포함된다. 이는 일부 초기 비(非)펜티엄 586 프로세서에도 해당되는 내용이다.

개발팀은 이러한 조치를 통해 구식 하드웨어에 대한 에뮬레이션 및 복잡한 해결책 구현 부담을 덜고 커널 개발의 효율성을 높여 최신 기술 지원에 더욱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그렇다면 극소수지만 여전히 i486 시스템을 사용하는 이들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이들은 최신 리눅스 커널 대신 구버전의 커널과 리눅스 배포판을 계속 사용할 수 있다. FreeDOS와 같은 대체 운영체제 구동도 가능하다.
일부 열성적인 사용자들은 윈도우 XP를 수정해 i486에서 구동하기도 하지만 보안상의 이유로 이러한 시스템을 인터넷에 연결하는 것은 극히 위험한 행위로 간주된다. 흥미롭게도 MenuetOS, KolibriOS, Visopsys와 같은 초경량 운영체제조차 이미 최소 사양으로 펜티엄급 CPU를 요구하고 있어, i486은 현대적 소프트웨어 환경에서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2025년 현재 i486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은 상당한 노력을 필요로 하지만 해당 사용자들은 그만큼의 정보력과 열정을 갖추고 있을 것"이라면서도 "기술 발전은 필연적으로 과거 기술의 도태를 동반하며 이번 i486 지원 중단 역시 리눅스 프로젝트가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한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평가했다.
이포커스=김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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