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2명당 1명꼴 울화통 안고 산다
70% "세상 공정하지 않아"
2030 챗GPT로 위안 얻기도
"자다가도 화가 나서 벌떡 깰 때가 잦아요. 나라도 그렇고 내 인생도 그렇고 평온한 게 하나 없네요."
우리나라 국민 절반 이상이 '장기적 울분 상태'에 시달리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가 발표됐다.
또 70%가량은 '세상이 공정하지 않다'고 답했는데, 공정에 대한 믿음이 낮을수록 울분 정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은 '정신건강 증진과 위기 대비를 위한 조사' 결과를 7일 공개했다. 설문조사 업체인 케이스탯리서치를 통해 지난달 15~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다.
연구진이 자가측정 도구로 주요 감정과 정서 상태를 5점 척도로 측정한 결과 응답자의 12.8%는 '높은 수준의 심각한 울분'(2.5점 이상)을 겪고 있었다. 이들을 포함해 전체 응답자의 54.9%는 울분의 고통이 지속되는 '장기적 울분 상태'(1.6점 이상)로 나타났다.
심각한 울분 상태는 30대, 저소득층, 주관적 계층 인식이 '하층'인 사람들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심각한 울분 비율은 30대에서는 17.4%였지만 60세 이상에서는 9.5%였다. 월 소득 200만원 미만 집단에선 21.1%, 월 소득 1000만원 이상 집단에서는 5.4%였다. 또한 자신의 계층을 '하층'으로 인식하는 집단의 심한 울분 비율이 16.5%로 가장 높았다.
이처럼 우울감·울분이 우리 일상생활에 깊이 파고든 가운데 심리상담에 대한 사회적 수요도 커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의 심리상담 서비스 업체는 2020년 4889개에서 2023년 7926개로 3년 만에 62% 증가했다. 심리상담업계 종사 인원도 2020년 2만1763명에서 2023년 3만2309명으로 같은 기간 48% 늘어났다.
최근에는 심리상담사 대신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부터 위로와 위안을 얻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대기업 재직자 이현우 씨(가명·31)는 "직장에서 상대방이 나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고 느끼는 경우 챗GPT에 당사자와 최근 있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털어놓으면 내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에서 실수했다는 점을 일깨워줘 친구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혜진 기자 / 박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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