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SK스퀘어 1년]③SK쉴더스·11번가·콘텐츠웨이브,IPO 어둡지만 투자는 지속된다

지난해 11월 SK텔레콤의 인적분할로 SKT-SK스퀘어 체제가 출범한 지 1년째를 맞이했다. 각사와 자회사들의 성과 및 과제를 점검한다.

SK쉴더스의 '캡스 스마트냉난방' 이미지.(이미지=SK쉴더스)

SK스퀘어의 자회사 중 IPO(기업공개) 후보로 꼽히는 SK쉴더스·11번가·콘텐츠웨이브는 '기업가치 제고'라는 공통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SK스퀘어가 자회사들의 기업가치 제고라는 최종 목표를 위해 1년전 SKT에서 분할된 만큼 각사는 IPO라는 중간 허들을 성공적으로 넘기 위해 안간힘 쓰고 있다.

SK쉴더스, IPO 무산됐지만 투자 유치 노린다

SK쉴더스는 SK스퀘어 자회사중 1호로 증시에 입성하기 위해 애썼지만 고물가와 금리인상으로 인한 글로벌 투자 심리 위축이라는 암초 탓에 IPO를 연기한 바 있다. 박진효 대표를 중심으로 구성원들은 성공적인 IPO를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대외적인 악재를 만나 IPO가 철회되면서 다소 힘이 빠졌다. 회사는 다시 IPO 기회를 노릴 계획이지만 아직 글로벌 투자 심리가 회복되지 않은 가운데 기약은 없다.

이런 가운데 SK쉴더스는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이다. 회사는 스웨덴 발렌베리그룹 계열의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EQT파트너스(이하 EQT)와 지분 인수 및 투자 조건 등에 대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EQT의 요청에 따라 SK쉴더스와 EQT가 회사를 공동으로 경영하는 것이 투자 조건으로 제시됐다. 사모펀드는 일반적으로 기업의 지분을 사들여 가치를 키운 뒤 더 높은 가격에 되팔아 수익을 창출한다. 하지만 EQT는 단기적으로 투자금을 회수하기보다 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향상시키는데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쉴더스 입장에서는 새로운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투자를 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할 수 있다.

SK쉴더스는 외부의 투자 유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재무제표 기준으로 보면 투자 여력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3분기 기준 연결기준 부채 규모가 자본보다 큰 가운데 회사가 단기간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유동비율도 양호한 상황은 아니다.

유동비율은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값이다. 유동자산은 기업이 1년 안에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자산을, 유동부채는 반대로 1년 안에 갚아야 할 부채를 의미한다. SK쉴더스의 3분기 연결기준 유동자산은 4362억원, 유동부채는 4692억원으로 유동비율은 93%다. 일반적으로 유동비율은 150% 이상인 경우를 안정적인 재무상태라고 평가한다. 회사에 위기가 닥치더라도 당장 갚아야 할 빚보다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 1.5배 많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회사는 부채에 따른 이자 지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견조한 영업 현금흐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SK쉴더스의 3분기 기준 영업 현금흐름은 플러스(+)1939억원이다. 최근 1년간 분기별 연결기준 매출은 3000억원 후반에서 4000억원 중반대로 올라섰으며 영업이익은 400억원에 육박했다. 박 대표는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이번 투자유치 협상은 회사가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언급했다.

정보보안과 물리보안 사업을 모두 하고 있는 SK쉴더스는 안랩·시큐아이·이글루시큐리티를 비롯해 에스원·KT텔레캅 등과 경쟁을 펼쳐야 한다. 보안 기업들에게는 성장할 수 있는 시장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과거 보안에 대한 투자에 인색했던 기업들이 랜섬웨어가 기승을 부리며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보안에 대해 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보안 산업도 성장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정보보안과 물리보안을 합친 국내 정보보호 산업 매출은 2017년 9조5857억원에서 2021년 13조8611억원으로 약 45% 증가했다. 특히 2020년 대비 2021년 성장률은 13.4%로 5년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아픈 손가락' 11번가, 수익성 확보 언제쯤?

SK 그룹의 아픈 손가락 11번가 역시 IPO 후보로 거론되지만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SK스퀘어의 자회사로 편입된 후에도 반등을 보이지 못했다. SK스퀘어의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11번가는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4716억원을 기록했지만 75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영업 현금흐름도 마이너스(-) 1009억원이다. 영업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해당 기간동안 회사로 들어온 것보다 나간 현금이 더 많다는 의미다. 현금흐름이 좋지 않은 가운데 회사의 단기간 투자 여력을 나타내는 유동비율도 126.6%로 안정적인 편은 아니다.

11번가는 온라인 오픈마켓을 운영하며 쿠팡·네이버·G마켓 등과 함께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펼치고 있다. 오픈마켓들은 최저가 경쟁을 펼치며 각종 할인과 쿠폰 등의 마케팅이 필수다. 상당기간 돈을 써서 충성 고객들을 확보해야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네이버와 함께 국내 오픈마켓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쿠팡도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한 이후 8년만인 올해 3분기에 처음으로 분기 흑자(1037억원)를 기록했다. 쿠팡이 2021년까지 기록한 누적 적자 규모는 약 6조원이다. 그만큼 오랫동안 마케팅을 이어가기 위한 자금력과 오너 및 경영진의 뚝심이 필수적인 분야가 오픈마켓이 포함된 이커머스다.

11번가는 지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매각설도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SK쉴더스와 원스토어의 IPO가 불발된 가운데 11번가도 IPO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기업인 SK스퀘어는 11번가 매각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룹에서 유일하게 커머스 분야를 담당하고 있기에 팔기도 쉽지 않다.

11번가는 지난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과 손잡고 선보인 '아마존 스토어'로 다른 오픈마켓과의 차별화에 나섰다. 또 SKT의 구독 상품 ‘T우주’와의 연계 마케팅도 기대해볼 부분이다.

콘텐츠웨이브, 넷플리스와의 힘겨운 싸움…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콘텐츠

SKT가 인적분할 전 KBS·MBC·SBS 등 지상파 3사와 손잡고 세운 콘텐츠웨이브는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를 내세워 OTT 시장에서 힘겨운 경쟁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 최대 OTT 넷플릭스가 국내 OTT 시장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디즈니의 OTT '디즈니+'도 지난해 한국에 상륙했다. OTT는 차별화된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느냐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꼽힌다. 히트작을 내기 위해서는 결국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 뛰어난 역량의 작가·PD와 손잡고 시나리오를 제작하고 그에 걸맞는 배우까지 섭외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웨이브는 SKT의 인적분할 후 SK스퀘어가 최대주주로 있지만 투자 규모에 있어서는 넷플릭스나 디즈니+를 따라가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넷플릭스가 지난해 한국 콘텐츠에 투자한 금액만 5000억원이다. 회사는 올해 초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22년에는 투자 규모를 확대할 뜻을 나타냈다.

콘텐츠웨이브는 글로벌 기업의 투자 규모를 따라가긴 어렵지만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위해 투자를 지속하며 적자를 냈다. 문화방송의 2021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콘텐츠웨이브는 2021년에 연결기준 매출 2301억원을 기록했지만 66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거대 글로벌 기업과 힘겨운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SK스퀘어 입장에서 OTT 사업은 포기할 수 없다. 미디어 사업에서 콘텐츠 경쟁력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또 OTT는 SKT와 SK브로드밴드 등 미디어 계열사들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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