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에서 선임하는 이사수 많을수록 주주제안 후보의 선임 가능성 높아져 총이사수 조정, 시차임기제 도입 추진 등으로 이사진 개편시도하는 지배주주
▶관련기사:'"개정상법 알아야 3월 주총 보인다"<上>3%룰과 분리선출의 핵심
기업 이사진 및 감사위원 선임과 관련한 개정상법 조항들이 올 하반기부터 전면시행에 들어갑니다. 3월 정기주주총회는 현행 상법이 적용되는 마지막 주총입니다. 그렇다면 3월 주총은 개정상법과 무관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지배주주든, 일반주주든, 개정상법을 제쳐놓고 3월 주총을 생각할 수 없습니다. 지배주주는 개정상법에 따른 지배력 약화를 막기 위해 이번 주총에서부터 방어벽을 구축하려 합니다. 일부 기업의 주총 안건을 보면 그 의도가 강하게 드러납니다. 이들 기업의 주총에서는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간 첨예한 표대결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슈체크에서는 개정상법이 3월 주총에 미치는 영향을 3회분 시리즈(상,중,하)로 다룹니다. 상편과 하편에서는 이른바 '3%룰(주식 대량보유자에 대한 의결권 제한)'강화, 이사 '분리선출' 확대,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 개정상법의 핵심 내용과 의미를 설명합니다. 하편에서는 기업들이 공시한 3월 주총안건들을 집중분석하면서, 이러한 안건이 개정상법과 어떤 관련성을 갖는지 해설합니다.
갑(甲)회사의 발행주식수(보통주)는 100주입니다. 이 회사는 주총에서 A, B, C, D(주주제안 후보) 등 4명의 이사 후보 가운데 3명을 선임할 예정이죠. 지배주주는 70주, 일반주주는 30주를 보유중입니다.
보통투표 방식으로 표결을 진행하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지배주주가 원하는 A, B, C 등 3명이 선임될 것입니다. 보통투표에서는 1주당 1의결권이 부여되며, 4명의 후보에 대해 각각 찬반을 묻는 순차적 투표를 진행합니다. 따라서 D에 대한 투표가 진행되기도 전에 3명의 후보가 주총 유효의결권을 각각 50% 초과획득하면서, 이사선임 절차가 종결될 것입니다.
집중투표제로 이사선임을 하면 어떻게 될까요.
1주에 대해 선임할 이사수(3명)만큼 의결권이 부여됩니다. 즉 지배주주는 210개의 의결권을, 일반주주는 90개의 의결권을 갖는거죠. 주주들은 이 의결권을 한 후보에게 몰아줄 수도 있습니다. 집중투표에서는 주주들이 모든 이사후보들을 대상으로 한번에 투표하기 때문에 갑 회사의 경우 최다득표순으로 3명의 후보가 이사로 결정됩니다.
아래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지배주주는 210개의 의결권을 A, B, C 3명에게 분산투표할 것입니다. 만약 일반주주들이 90개의 의결권을 D에게 몰아준다면, 지배주주가 3명에게 어떤 식으로 분산투표를 하건 상관없이 D는 이사로 선임됩니다.
이를 수식으로 풀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갑 회사가 이사 3명을 선임하려 할 때 이사 1명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주식수는 26주(지분율 기준 26%)입니다.
보통투표라면 D가 이사로 선임될 확률은 '0'일 것입니다. 그러나 집중투표방식에서는 일반주주들이 보유한 30주 가운데 26주가 D후보에게 몰린다면 이사선임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죠.
위의 산식에서 분모는 '선임할 이사수+1'입니다. 다시 말해 선임할 이사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이사 1명 선임에 필요한 주식수는 적어질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선임해야 할 이사수가 많으면 지배주주의 의결권이 분산되는 효과가 커지겠죠. 따라서 지배주주에 비해 일반주주들의 지분율이 불리한 경우 집중투표제는 주주제안 후보의 이사회 진출에 유리하게 작동할 수 있습니다. 일반주주들의 지분율이 더 높더라도 투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크다면, 선임할 이사수가 많은 것이 일반주주들에게 유리할 수 있습니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 갑 회사가 이사 5명을 선임한다면 1명 확보에 필요한 주식수는 18주(지분율 18%)입니다. 7명 선임시에는 1명 확보에 12.5%의 지분율이 필요합니다.
집중투표제를 시행해야 할 기업의 지배주주 입장에서는 주총에서 이사를 많이 선임해야 하는 상황은 피하고 싶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3월 주총에서 정관개정을 통해 총 이사수 상한을 하향조정하거나, 이사 임기 조정 또는 시차 임기제 도입 등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습니다. 개정상법 시행 이후 특정연도의 주총에서 선임해야 할 이사수를 축소하기 위한 사전 정비 작업으로 보입니다.
한편, 최근 3차 상법개정을 통해 국회 통과한 조항 중에는 자기주식(자사주) 의무 소각이 있습니다. 지금부터는 자사주를 신규취득하면 1년 내 소각해야 합니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는 1년6개월 이내 소각하는 게 원칙입니다.
자사주를 계속 보유할 수는 있으나 경영상 목적에 해당해야 하고, 매년 주총 승인을 받아야 하죠. 경영상 목적이란, 자사주를 주주들에게 지분율에 따라 비례적으로 처분할 계획을 갖고 있거나 임직원 보상용으로 사용하는 경우, 신기술 도입 등 재무구조개선이 필요한 경우 등을 말합니다.
처분시에도 주총 특별결의를 거쳐야 합니다. 과거처럼 자사주를 우호세력에게 처분하는 것은 어려워집니다. 자사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교환사채(EB) 발행은 금지됩니다. 합병이나 분할 시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에 대해서도 합병신주 또는 분할신주를 배정하는 것도 금지되죠. 이른바 '자사주의 마법'을 통한 지배주주의 지배력 강화를 차단하겠다는 것입니다.
2027년 1월부터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는 전자주총을 병행 개최해야 합니다. 일반주주들의 주총 참여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사외이사는 독립이사로 명칭이 바뀌는데, 2017년 7월22일까지 모든 상장사는 이사총수의 3분의1 이상을 독립이사로 선임해야 합니다. 현행 상법은 4분의1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