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달의 신화가 깃든 바다
절벽 위의 공원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에서 만나는
‘빛의 도시’의 시작

경북 포항 남구 영일만이 내려다보이는 해안 절벽 위에는 조금 특별한 공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바로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입니다. 이곳은 단순한 해안 공원이 아니라, 삼국유사에 기록된 우리나라 유일의 일월신화, 즉 해와 달의 기원을 담은 이야기를 공간으로 풀어낸 테마형 문화공간입니다. 그래서 이 공원은 포항이 오래전부터 ‘빛의 도시’로 불려 온 이유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삼국유사 속 설화가 공간이 되다

연오랑과 세오녀 이야기는 신라 제8대 아달라왕 4년에 일어난 일로 전해집니다. 동해안에 살던 연오와 세오 부부가 어느 날 바위를 타고 일본으로 건너가자, 신라의 해와 달이 빛을 잃게 됩니다. 이후 세오녀가 일본에서 짠 비단을 보내와 제사를 지내자, 해와 달이 다시 빛을 되찾았다는 내용입니다. 이 설화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해와 달의 기원을 설명하는 신화로, 고대 태양 숭배 사상의 원형으로 평가받습니다.
포항시는 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연오를 해, 세오를 달로 해석해 테마공원을 조성했고, 고대부터 포항이 빛과 바다의 도시였음을 문화적으로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귀비고, 설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다

공원의 중심에는 귀비고 전시관이 자리합니다. 이 이름은 세오녀가 짠 비단을 보관했던 창고에서 따온 것으로, 전통 설화를 현대적인 전시와 미디어로 풀어낸 공간입니다.
이곳에서는 연오랑세오녀 이야기를 애니메이션, 영상, VR, 인터랙티브 미디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체험할 수 있어,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누구나 설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귀비고는 단순한 전시관이 아니라, 포항의 신화를 체험하는 공간으로 기능합니다.
바다와 함께 서 있는 일월대와 신라마을

귀비고를 나와 조금만 걸으면 일월대가 나타납니다. 2층 규모의 전통 누각으로, 이곳에서는 영일만의 바다와 수평선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해가 떠오르는 동쪽과 해가 지는 서쪽을 모두 바라볼 수 있어, 이름 그대로 해와 달의 무대를 상징하는 공간입니다.
공원 안쪽에는 신라마을도 조성되어 있습니다. 신라 시대의 초가집과 생활 공간을 재현한 이 구역은 민속촌처럼 꾸며져 있어, 설화가 탄생한 시대의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게 해 줍니다.
설화가 바위가 되고 길이 되다

공원 입구에는 연오랑과 세오녀가 타고 일본으로 건너갔다고 전해지는 쌍거북바위가 재현되어 있습니다. 이 바위는 설화의 출발점을 상징하며, 이곳에서부터 공원의 스토리 동선이 시작됩니다.
또한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은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2코스(선바우길)의 종점이자 3코스의 기점에 해당합니다. 바다 위를 걷는 듯한 데크길과 절벽길이 이어져 있어, 설화와 자연 풍경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트레킹 코스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 이용 정보

위치: 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동해면 호미로 3012
문의: 054-289-7955
홈페이지: https://www.pohang.go.kr
이용시간: 09:00~18:00
휴일: 매주 월요일
주차: 가능
입장료: 무료
무장애 접근: 출입구 경사로 설치, 자동문, 장애인 주차장 5대, 장애인 화장실 1층·2층, 엘리베이터 있음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은 단순히 전설을 전시한 공간이 아닙니다. 이곳은 포항이라는 도시가 바다와 빛, 그리고 고대 신화로부터 시작되었음을 보여주는 문화적 풍경입니다. 바다 위 절벽을 따라 걷다 보면, 해와 달이 왜 이 땅에서 태어났다고 전해지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됩니다.
그래서 포항을 여행하신다면, 이 공원은 반드시 한 번쯤 들러볼 만한 ‘이야기가 있는 바다’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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