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기절, 딸은 외면..퇴마사 될 수밖에 없었던 200편 CF스타의 26년 기구한 인생

배우에서 퇴마사로… 황인혁, ‘신의 부름’ 앞에 인생이 달라졌다

한때 CF계의 블루칩이자 드라마 속 눈에 익던 얼굴, 배우 황인혁.

1990년대부터 2000년 초반까지 KBS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 ‘쿨’ 등에서 활약하며, 라자가구·레모나 등 무려 200여 편의 광고에 등장했던 그는 돌연 연예계를 떠나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2025년, MBN ‘특종세상’에 등장한 그는 이제 26년 차 퇴마사이자 무속인 황인혁이었습니다.

이 드라마 같은 인생의 전환은 2003년, 한밤중의 기이한 체험에서 시작됐습니다.

잠들기만 하면 장군, 저승사자와 같은 존재들이 방 안에 서 있는 느낌.

반복되는 악몽과 환시.

그는 정신병원을 찾았고, 신경안정제까지 복용했지만, 증상은 악화되기만 했습니다.

결국 황인혁은 자신이 ‘신의 부름’을 받은 것이라 느꼈고, 연기자의 길을 접고 무속인의 삶을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신을 받아들이는 순간, 사람들과는 점점 멀어져야 했습니다.

황인혁은 무속인이 된 이후 가족들과도 따로 살고 있습니다.

충북 청주의 작은 오피스텔 한켠에 법당을 차리고 홀로 생활한 지 7년.

딸과 아들을 둔 아버지지만, 자식들과 떨어져 사는 현실은 늘 마음을 짓눌렀습니다.

그는

“무속인인 내가 아이들에게 피해가 갈까 두려워 이사를 해야 했다”

며 깊은 속상함을 털어놓았습니다.

무속인이라는 이유로 아이는 어린이집에서 배척당했고,

“무당의 딸이 여기 왜 다니냐”

는 말들이 아이의 귀에까지 들어갔습니다.

황인혁은

“내가 무속인인 게 잘못이냐.“

“왜 내 자식까지 상처를 받아야 하느냐?”

며 울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어머니에게조차 자신의 삶을 숨겨야 했던 시간도 있었습니다.

법당을 몰래 꾸미고 방문에 자물쇠를 채운 채 생활하던 어느 날, 반찬을 가져다주기 위해 찾아온 어머니가 우연히 문을 열고 그 방을 본 순간, 기절해버렸습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어머니에게 이 현실은 감당하기 힘든 충격이었고,

“내가 무슨 죄를 지어서 아들이 무속인이 되었나 싶었다”

며 눈물로 고백했습니다.

26년간 황인혁은 수많은 빙의 환자들과 마주했고, ‘무속인을 위한 무속인’으로 불릴 만큼 깊은 신뢰를 쌓아왔습니다.

그의 손을 잡기 위해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병원도 가보고 굿도 해본 후 “마지막 종착역”으로 황인혁을 찾아온다고 합니다.

그는 더 이상 ‘배우’가 아니라 ‘퇴마사’로서의 사명을 받아들이며 살아갑니다.

황인혁은 말합니다.

“연기에 미련이 없진 않아요.“

“내가 하고 싶지만, 이제 할 수 없는 일이니까… 쉽게 말하면 잊어버리고 싶은 거죠.”

세상에는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고통이 있고, 그 고통 끝에 놓인 선택이 항상 ‘쉽거나 평탄한 길’은 아닙니다.

황인혁은 그 길을 외롭게, 조용히 걸어왔습니다.

누군가는 무속인을 편견으로 바라보겠지만, 누군가에게 그는 마지막 희망이자 버팀목이 됩니다.

자신의 삶이 비틀리고 멀어졌을지언정, 그 속에서도 누군가를 돕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의 길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삶이란 누구에게나 각자의 무게로 주어지는 법이죠.

우리는 때로 이해하지 못하는 타인의 선택을 쉽게 판단하곤 하지만, 그 선택 너머엔 말 못할 고통과 눈물이 있습니다.

오늘도 자신이 감당해야 할 삶의 무게를 묵묵히 짊어지고 걸어가는 이들이 있다면, 부디 그 길 위에서 조금 덜 외롭기를, 조금 더 따뜻한 손길이 닿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 서로의 상처에 조금 더 관대하고 이해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