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역동적인 변화를 겪은 자산군을 꼽으라면 단연 물류센터를 들 수 있습니다. 한때 ‘가장 뜨거운 투자처’에서 순식간에 공급 과잉으로 ‘조정기’를 거쳤던 물류센터 시장이, 최근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며 다시금 주목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최근 5~6년 사이 일어난 스펙터클한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회복기는 과거와 분위기가 다릅니다. 수치상 공실이 줄어드는 수준을 넘어 공급 과잉, 투자 위축이라는 터널을 지나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가는 ‘질적 재편’ 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Remark] 공급 폭탄은 옛말, 이제는 공실도 가격도 ‘회복세’
주요 상업용 부동산 분석 보고서들은 물류센터의 향후 전망을 대체로 낙관적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주요 근거로 공급 흐름의 급격한 변화와 견조한 수요 회복을 꼽고 있습니다.
먼저 공급흐름의 변화가 눈에 띕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코로나 시기에 착공된 대규모 물량이 집중적으로 쏟아지며 포화상태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다 2025년을 기점으로 신규 공급이 감소하는 등 자정 작용을 거친 후 정상화 단계에 진입했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글로벌 부동산 기업 ‘세빌스 코리아’에 따르면 수도권 물류센터 공급량은 지난 5년간(2020~2024년) 연평균 362만㎡에 달했으나, 2025년 신규 공급은 108만㎡로, 전년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내려왔습니다. 2026년에도 신규 공급은 약 140만㎡ 정도에 그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수요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2025년 수도권 상온 창고의 공실률은 13%로, 2024년 정점을 지난 이후 공실률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공실률이 내려가고 임차수요가 증가하자 상온 창고의 경우 전년 대비 3% 수준의 임대료 인상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Remark] 물류센터 신규 개발 ‘빨간불’ 공급부족 사태 오나
물류센터의 인허가, 공사 현황을 살펴보더라도 앞으로의 공급 감소는 예견된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2022년 약 860만㎡로 정점을 찍었던 개발 물량은 2024년 이후 급감했는데요. 그동안 공급 과잉 이슈와 고금리, 공사비 급등, 자금 조달(PF) 난항이 겹치며 신규개발 사업은 물론 인허가를 받고도 착공하지 못한 ‘개발 진척 부재’ 사업도 적지 않습니다. 여기서 더 큰 문제는 미착공 기간이 일정기한을 넘어가면 인허가가 취소되어 공급 차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게다가 경기도가 용도지역별 부지 규모 제한, 건축물 높이 및 너비 제한 등 물류창고에 대한 표준허가 기준을 강화하면서, 임차인들이 선호하는 '넓은 바닥면적'을 갖춘 대형 센터의 신규 공급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입니다.

이에 반해 이커머스 산업은 성장세를 기록해, 앞으로 물류센터 임차 수요는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2025년 쿠팡은 연간 기준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고 컬리도 흑자전환해 수익성이 개선되었습니다.
또 중국계 이커머스의 국내 사업확장, 자체 물류망이 없는 중소 판매자들을 대신해 보관·배송을 책임지는 3PL 기업들의 성장세도 수도권 물류 시장의 수요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Remark] 거래액 110% 급증, 해외 자본이 이끄는 투자 활력
물류센터를 향한 투자 심리는 이미 달아올랐습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 수도권 물류센터 거래 규모는 약 3조1,0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전기 대비 무려 110%나 급증했으며 2023년 상반기 이후 처음으로 3조원대를 회복한 수치입니다.
거래는 공실률 10% 미만의 대형 코어 자산에 집중되었으며 이커머스 및 유통사의 장기 임차로 안정성이 검증된 자산들이 시장 거래를 주도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해외 자본의 움직임입니다. 지난해 물류센터의 해외 투자액은 상반기 약 9,600억원에서 하반기 약 2조3,000원으로 대폭 확대되었습니다. 국내 물류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본 해외투자의 확대로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거래로는 청라 로지스틱스센터(약 1조원 거래)로, 국내 물류 부문 단일 자산 거래로는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이 자산은 세계 3대 사모펀드 중 하나로 꼽히는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크리에이트자산운용 컨소시엄이 인수했습니다.
또 언론 매체에 따르면 미국 오크트리 캐피탈은 이지스자산운용을 통해 이천시 마장면에 위치한 혼합 물류센터를 800억원에 인수했고, 아랍에미리트연합 국부펀드 무바달라는 미국계 부동산 컨설팅업체 존스랑라살(JLL)의 자회사 라살자산운용과 함께 안성 대덕 물류센터에 투자했습니다.
[Remark] 2026년, 물류 시장 가치 상승의 원년 될까?

해외 투자자들이 선점한 물류시장에 올해부터는 국내 투자자들의 시장 진입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CBRE의 ‘2026 한국 투자자 의향 설문조사’ 보고서에서 국내 투자자들은 올해 가장 선호하는 섹터로 오피스(27%)에 이어 물류(25%)를 2위로 꼽았습니다. 응답자의 56%가 물류 섹터의 자산 가치 상승을 전망했으며, 10~30% 수준의 유의미한 반등을 예상하는 비중도 높았습니다.
물류센터 시장은 이제 막 '양적 팽창'의 후유증을 털어내고 '질적 재편'의 시대로 진입했습니다. 신규 공급 부족이 가시화되고 투자 수요가 회복되는 2026년은, 입지가 우수한 기존 센터와 신축 대형 센터를 중심으로 자산 가치가 재평가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