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가 르망에서 공개한 마그마 GT 콘셉트와 마그마 GT3 콘셉트는 단순한 콘셉트카가 아니다. 로드카와 레이스카를 동시에 공개하며 슈퍼카 개발과 글로벌 모터스포츠 진출을 하나의 프로젝트로 묶었다. 현대차그룹이 20년 넘게 축적한 고성능 기술을 바탕으로 제네시스를 페라리·포르쉐와 경쟁하는 퍼포먼스 브랜드로 끌어올리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1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지난 13일(현지시간) 프랑스 르망 라 사르트 서킷에서 열린 '르망 24시간' 현장에서 마그마 GT 콘셉트 인테리어와 마그마 GT3 콘셉트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제네시스는 올해 처음으로 세계내구선수권(WEC) 하이퍼카 클래스에 출전한 데 이어 로드카와 레이스카 비전을 동시에 제시하며 향후 고성능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제네시스 마그마 GT 콘셉트가장 주목할 부분은 마그마 GT 콘셉트다. 지난해 11월 공개 당시만 해도 외관 중심의 디자인 스터디 성격이 강했지만 이번에는 실내가 처음 공개되면서 양산 가능성이 한층 구체화됐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의 미드십 슈퍼카 개발 방향이 드러난 것으로 평가한다.
마그마 GT는 일반적인 최신 전기차와 정반대 철학을 보여준다. 대형 디스플레이 대신 아날로그 계기판을 전면에 배치했고, 모터스포츠 크로노그래프 시계에서 영감을 받은 원형 계기를 적용했다. 물리 버튼과 금속 소재를 적극 활용해 운전자와 기계의 교감을 강조했다. 디지털 기술 경쟁이 아닌 '운전의 감성'을 핵심 가치로 삼겠다는 의미다.

제네시스 마그마 GT 콘셉트

제네시스 마그마 GT 콘셉트실내 디자인도 기존 제네시스와 결이 다르다. 트윈 콕핏 구조를 적용해 운전자 중심 공간을 만들었고, 월넛 브라운 가죽과 메탈 소재를 조합해 고급 GT카 분위기를 구현했다. 최근 자동차 산업이 대형 디스플레이 경쟁으로 흘러가는 것과 달리 포르쉐나 애스턴마틴이 추구하는 아날로그 감성에 더 가까운 접근이다.
마그마 GT가 미래의 양산 슈퍼카라면 GT3 콘셉트는 그 슈퍼카가 가야 할 종착지를 보여준다.
제네시스는 이번에 공개한 GT3 콘셉트가 기존 양산차 기반이 아닌 FIA GT3 규정을 고려해 독자적으로 설계한 연구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공력성능과 냉각효율, 열관리, 내구성을 최우선으로 개발됐으며 확대된 전후 트랙과 대형 프런트 스플리터, 고정식 리어윙, 대형 디퓨저 등을 적용했다.

제네시스 마그마 GT3 콘셉트

제네시스 마그마 GT3 콘셉트

제네시스 마그마 GT3 콘셉트GT3는 세계 모터스포츠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카테고리 가운데 하나다. 포르쉐 911 GT3 R, 페라리 296 GT3, BMW M4 GT3, 메르세데스-AMG GT3 등 글로벌 고성능 브랜드 대부분이 참가한다. 특히 GT3 차량은 규정상 양산차 기반 호몰로게이션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GT3 레이스카를 만들려면 먼저 판매용 슈퍼카를 만들어야 한다.
결국 GT3 콘셉트 공개는 제네시스가 슈퍼카 양산 프로젝트를 단순한 디자인 연구 수준이 아니라 실제 사업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최근 해외 자동차 전문 매체들도 마그마 GT가 향후 GT3 레이스 출전을 위한 호몰로게이션 모델이 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공개 장소다. 제네시스는 서울이나 미국이 아니라 르망을 선택했다. 르망 24시간은 페라리, 포르쉐, 토요타, 캐딜락, BMW, 애스턴마틴이 기술력을 증명하는 세계 최고 권위 내구레이스다. 올해 처음 하이퍼카 클래스에 참가한 제네시스는 GMR-001 하이퍼카를 통해 브랜드 경쟁력을 시험하고 있다.

12일(프랑스 르망 현지시간) 르망 레이싱서킷 내 위치한 '제네시스 호스피탈리티'에서 진행된 프레스 컨퍼런스 중 현대차 CEO 호세 무뇨스 사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레이스를 통해 얻은 경험은 마그마 퍼포먼스 차량 개발과 사업 운영 전반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과거 포르쉐가 르망에서 쌓은 기술을 911에 적용했고, 페라리가 F1 기술을 양산차에 반영했던 것처럼 제네시스 역시 모터스포츠를 브랜드 가치와 기술 개발의 플랫폼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미다.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CO)는 "마그마 GT 콘셉트는 도로 위의 럭셔리와 역동성을 구현한 모델이고, GT3 콘셉트는 이를 레이스 환경에 맞춰 극대화한 모델"이라며 "두 콘셉트는 하나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지만 각각 다른 영역에서 제네시스 퍼포먼스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결국 르망에서 공개된 두 차량의 진짜 의미는 신차 공개가 아니다. 마그마 GT는 제네시스 최초의 슈퍼카를, GT3 콘셉트는 글로벌 모터스포츠 진출을 상징한다. 제네시스는 이번 르망 무대를 통해 럭셔리 브랜드를 넘어 고성능 브랜드로 진화하겠다는 장기 로드맵을 처음으로 구체화한 셈이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현대차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