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가 지난 13일 저녁 '에볼루션 뉴 제너레이션'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2025년형 007 모델과 함께 2025년형 001 모델을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불과 6개월 전인 지난 2월에 새 버전을 출시한 터라, 올해에만 세 가지 다른 버전의 001이 판매된 셈이다.

특히 2월에 출시된 신형을 구매한 고객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지커의 안충휘 CEO는 이에 대해 "사전 소통이 부족했다"며 "앞으로는 제품 출시 계획을 미리 공유하겠다"라고 해명했다.

2025년형 001의 주요 변경사항은 지능형 주행 시스템에 집중됐다. '하오한 인텔리전트 드라이빙 2.0' 시스템과 'Zeekr OS AI'를 탑재해 함께 공개된 2025년형 007과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갖추게 됐다.

새 모델은 95kWh 배터리 후륜구동 모델을 제외하고 모두 엔비디아의 오린 X 칩셋을 탑재했으며, 200미터 범위의 초장거리 라이다도 장착됐다. 하오한 시스템은 1000개의 새로운 교통 시나리오를 인식할 수 있으며, 인지 정확도가 120% 이상 향상됐다고 한다.

이런 잦은 모델 변경은 중국 자동차 시장의 급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예전엔 한 모델이 5~10년은 팔렸는데, 이젠 지능형 주행 기술이 워낙 빨리 발전해서 그럴 수가 없게 됐다. 지커 측은 "지능형 주행 기술이 너무 빨리 발전해서 소비자들이 이걸 차 고를 때 중요하게 본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무선으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OTA만으론 한계가 있어서, 결국 새 하드웨어를 달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조사들은 새 모델을 자주 내놓게 되고, 이게 또 기존에 차 산 사람들 속을 뒤집어놓고 있는 것이다.


지커의 이번 행보는 전기차 시장의 '기술 혁신 딜레마'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최신 기술을 재빨리 적용하려는 의도는 이해되지만, 그 과정에서 기존 고객들의 신뢰를 저버리는 우를 범했다. 이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닌, 급변하는 전기차 시장 전체가 고민해야 할 과제다. 기술 발전 속도와 제품 수명 주기, 그리고 고객 만족도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 지커의 사례가 업계에 던지는 질문이 바로 이것이다.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한 각 기업의 해법이 곧 시장에서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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