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는 부산 소상공인…올해 자영업자 비중 18% '역대 최저'
전체 취업자 중 18.6% 차지…역대 최저치
내수침체 장기화 영향…부산 소매판매도↓
부산지역 전체 취업자 가운데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18%대로 뚝 떨어지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자영업자 수도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급감했다.
내수 침체 장기화에 따른 소비 위축 등 영향으로 자영업 경기가 최악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산 자영업자 비중 3년째 하락
3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부산지역 월평균 취업자는 168만8000명, 이 가운데 자영업자(고용원 유·무 모두 포함)는 31만5000명으로 18.6%를 차지했다.
이 비중은 관련 통계가 지역별로 공시되기 시작한 1998년 이후 1~8월(이하 월평균) 기준 최저치다. 아울러 2022년(21.1%·이하 1~8월 기준)과 지난해(20.8%)에 이어 3년 연속 하락세(전년 동기 대비)를 이어갔다.
1~8월 기준 부산 자영업자 비중은 1998년(25.0%)부터 2015년(20.9%)까지 매년 20~25% 사이를 유지했다. 하지만 2016년(19.5%) 처음으로 20% 밑으로 떨어졌고 2017년(18.9%)과 2018년(18.8%)에는 18%대에 머물렀다. 이 시기 동남권에서 조선업 구조조정 여파가 지속돼 소비가 급속도로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이후 2019년(20.0%)부터 지난해까지 20%대 초반을 유지했으나 올해 들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올해 1~8월 부산 자영업자 수(31만5000명) 자체도 2018년 1~8월(31만 명)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국도 같은 흐름이다. 올해 1~8월 전국 자영업자는 563만6000명으로 같은 기간 전체 취업자(2854만4000명)의 19.7%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196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20%선이 붕괴됐다. 다만 부산(18.6%)과 비교하면 1.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반면 ‘월급쟁이’는 늘었다. 올해 1~8월 부산 임금근로자는 133만7000명으로 전체 취업자(168만8000명)의 79.2%를 차지했다.
1~8월 기준으로 2022년(75.8%)과 지난해(76.8%) 비중을 뛰어넘으며 80%에 육박했다. 임금근로자 수도 2022년 1~8월(126만7000명)과 지난해 1~8월(129만9000명)보다 많아졌다.
▮8월 부산 소매판매 1.8% 감소
부산을 비롯한 전국 자영업자가 줄어든 것은 코로나19가 사실상 종식됐음에도 고금리·고물가 영향으로 내수 침체가 지속돼 대출 등을 감당하지 못 하고 문을 닫는 소상공인이 늘어난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이 이날 발표한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올해 2분기 전국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총 1060조1000억 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분기(686조1000억 원)보다 374조 원(54.5%) 급증했다. 특히 이 기간 대출 연체액은 5조4000억 원에서 16조5000억 원으로 3.1배나 폭증했다.
동남지방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 자료를 봐도 부산지역 내수 침체의 심각성은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 8월 부산 대형소매점 판매액 지수는 107.4(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 줄었다.
지난 4월(-10.3%)과 5월(-5.5%) 감소세(전년 동월 대비)를 보인 뒤 6월(0.2%)에 소폭 증가하며 소비 회복의 기대감을 높였으나, 7월(-5.8%)에 다시 줄어든 뒤 두 달 연속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간 것이다.
이는 지난 8월 부산 광공업 생산(9.9%)과 건설수주액(464.5%)이 1년 전보다 모두 늘어난 것과 정반대 흐름이다. 건설수주액 급증은 신규 주택과 조경 공사 등에서 수주 실적이 호조세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동남지방통계청은 설명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자영업자 비중을 낮춰야 우리나라 고용의 질이 전반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준비가 안 된 생계형 창업을 억제하고 혁신 창업을 활성화해야 한다”며 “자영업자의 임금근로자 전환을 유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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