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신차 시장의 판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전체의 11.5%에 불과했던 친환경차 비중이 올해 1~9월 기준 43.1%까지 치솟으며 시장 주류로 부상했다.
같은 기간 내연기관차는 88.5%에서 56.9%로 급감했고, 디젤 승용차는 3.7%까지 무너졌다.
특히 ‘클린 디젤’ 붐을 이끌던 경유차는 20%포인트 이상 하락하며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동차 업계는 이제 ‘전환의 시대’에서 ‘전환 이후’의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 접어들었다.
하이브리드의 대세화, 전기차의 빠른 추격

2023년 국내 친환경차 판매를 주도한 것은 단연 하이브리드였다.
전체 신차 등록 114만여 대 중 33만 4,853대가 하이브리드로, 전체의 29.3%를 차지했다.
충전 인프라 부담이 없고 연비와 정숙성에서 강점을 보이는 하이브리드는 내연기관에서 친환경차로의 ‘전환 관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전기차 역시 15만 3,195대가 등록되며 13.4%의 점유율을 기록, 시장에서의 입지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 수소차는 4,093대(0.4%) 수준으로 아직 존재감은 미미하다.
브랜드별 판도, 국산은 기아·현대

브랜드별 점유율을 살펴보면, 국산 친환경차 시장에서는 기아가 18.4만 대를 판매해 점유율 37.4%로 1위를 기록했고, 현대차는 16.8만 대(34.2%)로 뒤를 이었다.
하이브리드 부문에서는 기아 쏘렌토가 5.4만 대 판매로 독보적 1위를 기록하며 중형 SUV 하이브리드의 인기를 입증했다.
수입차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4.4만 대 판매(8.9%)로 단연 선두를 달렸으며, 모델 Y는 3.7만 대로 전체 전기차 중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국산 전기차 중에서는 기아 EV3가 1.9만 대로 가장 높은 실적을 올렸다.
친환경차 도로 점유율도 꾸준히 상승

신차 등록만큼이나 주목할 점은 실제 도로 위 친환경차 비율이다.
2020년 기준 전체 승용차 중 친환경차 비중은 3.8%에 불과했으나, 2023년 10%를 돌파한 데 이어 올해 9월 기준 12.1%까지 올라섰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 저공해차 인증제도, 각종 구매 보조금 정책 등이 이 같은 확산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제는 도심 어느 곳을 가더라도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차량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의 공존 시대 본격화

전문가들은 당분간 하이브리드의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기차가 점진적으로 점유율을 확대하며 친환경차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관계자는 “충전 환경의 불편함이 해결될수록 전기차가 하이브리드의 비중을 넘어서게 될 것”이라며, “하지만 현재로선 두 기술이 시장에서 공존하는 과도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분명한 것은 이제 내연기관 중심의 시대는 막을 내리고 있고, 친환경 파워트레인이 한국 신차 시장의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