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몬(현 아고)을 인수한 오아시스가 외형 확대와 함께 수익성 악화를 맞았다. 이랜드그룹 재무 인사가 이사회에 합류하며 수익성 회복 여부가 IPO 재추진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과거 부진 사업을 정상화해온 이랜드의 ‘턴어라운드’ 역량과 양사 간 시너지 효과가 맞물리며, 티몬 정상화 속도와 비용 통제 성과가 향후 기업가치를 가를 전망이다.
티몬 인수로 덩치 키웠지만…수익성 ‘빨간불’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아시스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5645억원으로 전년(5171억원) 대비 9.2% 증가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91억원으로 14.7%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144억원으로 36% 급감했다. 외형은 성장했지만 수익성은 뚜렷하게 악화됐다.

이 같은 실적 변화는 티몬 인수 영향이 반영된 결과다. 오아시스는 2025년 6월 티몬 지분 100%를 취득한 뒤, 8월 법원의 회생종결 결정으로 지배력을 확보했다. 이후 정상화를 위해 약 6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며 인수 대금과 운영자금, 편입 초기 손실이 겹치면서 수익성이 빠르게 훼손됐다.
티몬 자체의 구조적 부담도 적지 않다. 회생 절차 이후에도 1조원대 회생채권과 대규모 결손금을 안고 있으며 카드사와 PG사 결제 연동 지연으로 서비스 정상화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사명을 ‘아고’로 변경하는 등 재정비에 나섰지만 판매자 확보와 신뢰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결국 사업 구조 차이가 수익성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오아시스는 오프라인 매장과 물류를 결합해 재고 손실을 최소화하며 흑자를 유지해왔지만 티몬 인수로 플랫폼 사업이 추가되면서 비용 구조가 확대됐다. 외형 성장과 수익성 관리가 동시에 요구되는 국면이다.
이랜드-오아시스 시너지…이랜드 ‘턴어라운드 DNA’ 주목
이랜드그룹은 재무 전문가를 오아시스 이사회에 배치하며 투자처 관리와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이번 인사는 기존 기타비상무이사였던 박위근 본부장을 대신해 김혜영 이랜드월드 재무본부장이 합류하는 형태로 1년 만에 이사회 인사가 교체된 것이다. 김 본부장은 이랜드 외식 부문 기획·재무와 이랜드이츠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치며 수익성 개선 경험을 쌓은 재무 전문가로 평가된다.
양사는 2022년 ‘킴스오아시스’를 통해 협업을 시작했다. 이랜드는 킴스클럽을 기반으로 상품 소싱과 오프라인 유통망을 맡고 오아시스는 새벽배송 물류와 온라인 플랫폼을 담당하는 구조다. 여기에 티몬 인수로 플랫폼과 고객 기반이 더해지면서 협력 범위는 상품과 물류를 넘어 플랫폼 영역으로 확장되는 흐름이다.
이랜드는 과거 뉴코아와 킴스클럽 등 부진한 유통 자산을 인수해 실적을 개선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구조조정과 비용 효율화로 사업을 정상화해온 이른바 ‘턴어라운드’ 역량이 강점으로 꼽힌다. 티몬 역시 회생 절차와 적자 구조를 안고 있는 만큼, 이랜드의 경험이 실제 수익 구조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심이 모인다.
IPO 재도전 변수…외형 확대 vs 수익성 균형
오아시스는 IPO 재추진을 위해 외형 확대에 나섰지만 수익성 회복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2023년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으나 기업가치(약 6000억~7000억원)와 투자자 기대치(7500억~1조원) 간 괴리를 좁히지 못해 철회한 이후 몸집을 키우는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
티몬 인수는 이 같은 전략의 연장선이다. 오아시스는 기존 약 200만명 수준의 회원에 더해 400만~500만명의 고객 기반과 연간 거래액 3조원대 플랫폼을 확보했다. 외형 측면에서는 IPO 재도전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확대된 규모가 곧바로 기업가치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티몬은 약 1조원대 규모 결손금과 지속적인 영업적자를 안고 있어 정상화 과정에서 추가 비용 투입이 불가피하다. 기존 흑자 구조를 유지해온 오아시스 입장에서는 기업가치 산정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기존 기타비상무이사 자리에서 인물이 교체된 것”이라며 “새로운 자리가 만들어지거나 협력 관계가 확대된 것이 아니라 기존 거버넌스 운영 기조에 따른 인선 변화”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룹 내 재무 전문가를 투자처 이사회에 배치해 관리와 지원을 이어가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최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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