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권력지도]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세 자매' 4석 차지

개정 상법으로 이사회 재편 요구가 커진 가운데 기업들의 대응을 살펴봅니다.

서희건설 사옥 전경. /사진=서희건설 브로셔 갈무리

서희건설은 개정 상법에 따라 확대되는 독립이사 비율을 이미 충족했다. 별도 자산총계가 2조원에 미치지 않아 독립이사 과반 구성과 감사위원회 설치, 집중투표 배제 금지 등 대규모 상장회사 규제는 적용받지 않는다. 최대주주 측은 순환출자와 계열사 지분을 바탕으로 서희건설 지분 66.24%를 보유했고 이봉관 회장과 그의 세 딸도 사내이사 6석 가운데 4석을 차지하고 있다.

세 자매의 외주·재무·전략 핵심축 분담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서희건설 이사회는 사내이사 6명과 독립이사 3명 등 9명으로 구성됐다. 사내이사에는 이봉관 회장과 장녀 이은희 부사장, 차녀 이성희 전무, 삼녀 이도희 실장 등 오너 4부녀가 이름을 올렸다.

오너 4부녀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모두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이 회장이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가운데 세 자매는 사업 수행과 재무, 중장기 전략을 나눠 맡고 있다. 김팔수·김원철 대표이사는 회사의 대표권과 경영 집행을 담당한다.

이은희 부사장은 외주동반성장본부를 맡아 협력업체 관리와 자재 조달, 원가 관리 등을 총괄한다. 공사비 변동과 원가율 관리가 수익성을 좌우하는 건설업의 사업 수행 단계에 관여하는 자리다.

이성희 전무는 재무본부를 이끌며 자금 조달과 운용, 유동성 및 재무건전성 관리를 담당한다. 프로젝트파이낸싱과 조합사업 관련 대출·보증이 빈번한 서희건설의 재무 의사결정을 맡고 있다.

이도희 실장은 전략경영실을 맡아 신규 사업과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경영 위험 대응 등 중장기 전략을 담당한다. 기존 지역주택조합 사업과 함께 공공주택·도시정비사업 등 새로운 사업 기회를 검토하는 역할이다.

세 자매가 외주·재무·전략이라는 핵심 기능을 병렬적으로 분담하는 구조로 현재까지 특정 자녀에게 권한을 집중한 단일 후계 체제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사내이사 6석 가운데 오너 일가가 4석을 차지해 가족 구성원이 주요 사업 부문과 이사회 의사결정에 동시에 참여하고 있다.

실제 이사회 참여도는 가족별로 차이가 뚜렷하다. 올해 상반기 열린 이사회 18회 가운데 이은희 부사장은 17회, 이성희 전무는 18회 참석했다. 반면 이봉관 회장은 2회, 이도희 실장은 1회 참석했다. 실제 이사회 활동은 장녀와 차녀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지난 3월 모두 교체된 독립이사 3명은 선임 이후 열린 이사회에 빠짐없이 참석했다. 다만 반기보고서에 공개된 표결에서는 반대나 기권이 없었다. 외부에 드러난 표결 기록에서는 오너 일가나 경영진과 다른 의견을 낸 사례는 없었다.

순환출자 계열사 지분 58.97%, 막강한 지배력

이봉관 회장과 특수관계인 10명은 서희건설 주식 1억3751만6038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7월 자기주식 소각 이후 발행주식 총수 2억758만8536주를 기준으로 한 지분율은 66.24%다.

지분의 중심은 오너 일가의 직접 보유분보다 계열사에 있다. 유성티엔에스가 서희건설 지분 32.1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애플이엔씨 13.19%, 이엔비하우징 7.84%, 애플디아이 3.75%, 한일자산관리앤투자 2.02%를 더하면 계열사 5곳의 지분율은 58.97%다.

이 회장의 개인 지분율은 4.58%다. 이은희 부사장은 0.90%, 이도희 실장은 0.80%, 이성희 전무는 0.79%를 각각 보유 중이다. 오너 4부녀의 직접 지분은 총 7.08%다.

오너 일가가 직접 소유한 지분이 7%에 불과하지만 그룹 계열사 간 순환출자 구조를 구축한 덕에 강력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서희건설은 한일자산관리앤투자 지분 50.41%를 보유하고 한일자산관리앤투자는 유성티엔에스 지분 31.89%를 가진 최대주주다. 유성티엔에스는 다시 서희건설 지분 32.16%를 보유하고 있다.

일반 이사 선임에는 감사 선임과 같은 3% 의결권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 상호출자 등에 따라 일부 계열사 보유주식의 의결권이 제한될 가능성은 별도로 따져야 하지만 최대주주 측이 일반 이사 선임에서 구조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점은 달라지지 않는다.

개정 상법 '무풍지대'

서희건설의 지난해 말 별도 자산총계는 1조5642억원이다. 올해 상반기 말에는 1조7421억원으로 늘었지만 자산 2조원 이상 대규모 상장회사 기준에는 미치지 않는다.

개정 상법은 일반 상장회사의 독립이사 의무 비율을 이사 총수의 3분의 1로 높였다. 서희건설은 독립이사 3명을 두고 있어 이 기준을 이미 충족했다. 반면 대규모 상장회사에 적용되는 독립이사 과반 구성과 감사위원회·독립이사후보추천위원회 설치, 집중투표 배제 금지 규정은 적용받지 않는다.

상법 개정이 현재 서희건설의 오너 4부녀 이사회 참여를 직접 바꾸는 요인은 아닌 셈이다. 향후 별도 자산총계가 2조원을 넘을 경우 독립이사를 과반으로 늘리고 감사위원회 등을 설치해야 하지만 그전까지는 사내이사 6명 가운데 오너 일가 4명이 참여하는 현 구성을 유지할 수 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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