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국가' 영국에서 헤리티지 쌓는 현대차그룹…"친환경차 시장 주도"
현대자동차그룹이 유럽 내 자동차 산업수요 2위 국가인 ‘자동차 선진시장’ 영국에서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역대 최대 성장을 달성 중이다. 자동차의 역사와 전통이 깊은 영국에서 실적 뿐만 아니라 문화, 스포츠 등의 영역에도 손실을 뻗으며 ‘헤리티지’ 구성에도 열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영국자동차공업협회(SMMT)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제네시스 현대차그룹 3개 완성차 브랜드는 올해 1~10월 영국 자동차(승용 기준) 시장에서 전년 동기보다 8.7% 증가한 17만3428대를 판매하며 점유율 10.8%를 기록했다. 올 들어 10월까지 누적 판매 성장률이 연말까지 유지될 경우 현대차그룹의 올해 영국 판매는 2017년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18만6625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해 연간 판매대수는 18만1610대였다.
브랜드 별로 살펴보면 기아가 올해 누적 9만6784대를 판매해 4위를 기록 중이다. 2020년 9위, 2021년 8위, 2022년 6위에 이어 꾸준히 판매 순위를 높이며 현지 최상위권 자동차 브랜드로 도약했다. 기아 주력모델인 스포티지는 올해 1~10월 3만1575대가 판매돼 영국 자동차 판매 순위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작년(6위)보다 두 계단 오른 순위이자, 테슬라 모델Y(3만87대)보다 한 계단 높은 것이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7만5456대를 판매해 45개 이상의 브랜드가 경쟁하는 영국 시장에서 8위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주력 모델은 SUV 투싼으로 올해 1~10월 2만9990대가 판매돼 영국 베스트셀링카 6위를 차지했다. 제네시스는 올해 1~10월 1088대를 판매하며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연간 판매 1000대를 돌파했다.
현대차그룹의 영국 내 준수한 판매 성적은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영국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한 결과로 분석된다. SMMT에 따르면 올해 1~10월 영국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된 160만5437대 중 전기차(BEV),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등 친환경차 3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36.0%(57만7895대)로, 전년 동기 대비 3.5%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내연기관 차량 판매 비중은 줄었다. 휘발유 차종 비중은 2022년 1~10월 43.4%에서 올해 동기 41.0%로, 같은 기간 경유 차종 비중은 5.5%에서 3.9%로 각각 축소됐다. 친환경차 세부적으로는 올해 10월 누적 영국 자동차 시장 내 비중이 전기차 16.3%, 하이브리드 12.6%, 플러그인하이브리드 7.1% 순으로 집계됐다.
현대차그룹은 영국 내 친환경차 판매를 적극 늘려 왔다. 현대차그룹의 올해 1~10월 영국 친환경차 판매대수는 8만44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증가했다. 해당 기간 전기차는 4.2% 증가한 2만8456대를, 하이브리드는 8.2% 늘어난 5만1986대를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의 영국 친환경차 판매는 2020년 3만6750대, 2021년 6만1706대, 2022년 8만6294대에 이어 올들어서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현대차·제네시스는 2020년 아이오닉 EV, 코나 EV 2종에 불과했던 전기차를 현재 6종까지 확대했다. 현대차 브랜드는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코나 EV(2세대)를 판매 중이다. 제네시스 브랜드도 GV60, GV70 EV, G80 EV 등 3종을 모두 출시했다. 하이브리드의 경우 아이오닉, 코나 등 소형 차급 중심에서 코나, 투싼, 싼타페 등 소형에서 중형을 아우르는 HEV 라인업을 구축해 현지 고객의 다양한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기아 역시 2020년 쏘울 EV, 니로 EV 2종에 불과했던 전기차 라인업을 2021년 EV6에 이어 올해 말 EV9을 투입해 4종으로 확대했다. 하이브리드 또한 2022년 스포티지 HEV 투입으로 씨드, 니로, 스포티지, 쏘렌토로 이어지는 보다 폭넓은 라인업을 구축해 현지 소비자들의 선택을 이끌어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우수한 상품성을 보유한 다양한 친환경차 라인업에 더해 다양한 현지 맞춤형 활동을 앞세워 유럽 내 입지가 강화되고 있는 영국 자동차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영국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유럽 전체 자동차(승용 기준) 산업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0%로, 1위 독일(22.1%)을 뒤쫓으며 3위 프랑스(13.3%)를 앞서 나가고 있다. 2022년 연간 점유율과 비교할 때 올해 3분기 누적 점유율은 독일과 프랑스가 각각 1.4%포인트, 0.2%포인트 빠진 반면, 영국은 0.7%포인트 비중이 상승해 유럽 자동차 산업에서의 입지가 강화됐다.
현대차는 자동차 역사가 깊은 영국에서 '헤리티지'를 쌓기 위한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올 7월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선 고성능 N 브랜드의 첫 전기차인 '아이오닉 5 N'을 최초 공개했다. 이는 현대차 과거의 유산과 현재의 기술 역량을 집대성한 모델로, 현대차의 핵심 전동화 전략 '현대 모터웨이'의 실물을 선보인 셈이다.
문화예술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이 높은 영국 '테이트 미술관(Tate)'과 2014년 체결한 파트너십도 현대차그룹의 영국 내 활동 사례로 익히 알려져 있다. 또 현대차그룹의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는 유럽 최고 권위의 골프 대회인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의 타이틀 스폰서로서 영국 골프팬과의 소통도 적극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