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없이 작동하는 변기가 여는 미래

물을 사용하지 않고 배설물을 건조시켜 퇴비로 만드는 신개념 변기가 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물 부족 국가에 보급될 전망이다.

생화학자이자 물 부족 문제 해결 솔루션 업체 솔브(SOLVE)를 이끄는 다이애나 유세프는 23일 공식 채널을 통해 상하수도에 연결하지 않고 물도 필요없는 화장실 아이스론(iThrone)의 보급이 낙관적이라고 내다봤다.

솔브가 다년간 연구·개발해온 아이스론은 배설물의 수분을 흡수하고 증발시켜 물 없이 처리하는 변기다. 소변은 95% 이상, 대변은 80% 이상이 물이라는 점과 뿌리로 흡수한 수분을 줄기를 거쳐 잎을 통해 발산하는 식물의 특성에서 착안했다.

솔브가 개발한 아이스론 <사진=솔브 공식 홈페이지>

다이애나 유세프는 "아이스론은 통기성이 뛰어난 구조이며, 소변과 대변의 수분을 흡수해 반대쪽으로 통과시키는  멤브레인 투과망이 부착됐다"며 "흡수한 수분은 식물과 비슷한 구조로 약 90~95%까지 증발시키므로 건조한 배설물만 남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스론이 처리한 배설물 대부분을 퇴비로 재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유용하다"며 "아이스론은 물이 부족하거나 수도가 정비되지 않은 오지, 극지의 실험시설, 캠핑장 등에서 요긴하게 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이스론은 현재 우간다 난민 캠프에 시험 배치돼 약 400명이 이용하고 있다. 다이애나 유세프는 "난민 캠프 사용자들의 보고에 따르면 배설물은 위생적인 방법으로 처리돼 냄새가 거의 없고 유지보수도 2~3주에 한 번이면 충분하다"며 "기존 설비의 6~10배나 효율적으로 배설물을 처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사람들은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일상적으로 변기를 쓰지만 통계적으로 보면 세계 학교의 50%에는 충분한 위생 설비가 없다"며 "물 부족 문제를 겪는 지역 사람들은 화장실에 가지 않으려고 일부러 덜 먹고 갖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실정"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솔브는 아이스론이 대당 200달러(약 27만원)에 설치 가능하며, 본격적으로 대량 생산이 시작되면 가격은 더 떨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비슷한 성능을 가진 기존 설비를 설치하려면 많으면 몇 만 달러(수천 만원)나 소요되는 점에서 아이스론의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솔브는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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