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전 속 충돌…美·이란, 절대 양보없는 ‘초민감’ 쟁점

서지연 2026. 5. 28.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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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농축우라늄 폐기·희석 방식
이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고수
핵·호르무즈·동결자산 모두 ‘막판 충돌’
트럼프 “제재완화도 돈도 없다” 공개 압박
미군은 이란 軍기지 추가 타격…다시 긴장 고조
WP “합의 임박 신호 거의 없어” NYT “외교 돌파구 흐릿”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내각 회의실에서 열린 내각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을 위한 막바지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핵심 쟁점에서 다시 강경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재확인하면서 협상 타결 가능성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미국 언론들도 “신속한 외교 돌파구 가능성이 흐릿해졌다”며 양국 간 간극이 여전히 크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백악관 내각회의에서 이란과의 협상 상황에 대해 “지금까지는 만족스럽지 않다”면서도 “그들이 우리에게 줘야 할 것들을 주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향후 몇 시간 또는 며칠 사이에 진전이 있을 수 있을지 지켜보겠다”고 밝혀 협상이 계속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 말미 취재진과의 문답에서 핵심 쟁점마다 이란이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들을 다시 꺼내 들었다. 최근 양측이 종전 MOU 초안에 상당 부분 접근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핵심 사안에서 견해차가 크다는 점이 드러난 셈이다.

가장 민감한 쟁점은 핵 프로그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절대 허용할 수 없다”며 이를 협상의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이란 측은 종전 MOU 단계에서는 핵 문제가 포함되지 않으며, 이후 별도 협상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란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440㎏ 규모의 60% 고농축 우라늄(HEU) 처리 문제를 놓고도 양측 시각차가 컸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나 러시아가 해당 우라늄을 넘겨받는 방안에 대해 “불편할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이는 이란 우방국인 중국·러시아가 핵물질 관리에 개입하는 것을 미국이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문제에서도 충돌이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협은 누구에게나 개방될 것”이라며 “그곳은 국제수역이고 아무도 통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감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오만에 대해서도 “다른 나라들처럼 행동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그들을 날려버릴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이는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최근 “호르무즈 해협 문제는 미국과 무관하며 이란과 연안국 간 사안”이라고 주장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란은 오만과 협력해 해협 운영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제재 완화와 동결자산 해제 문제 역시 협상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제재 완화나 돈을 주는 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지 않다”며 “제재도, 돈도, 아무것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또 “우리는 그들이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돈을 통제하고 있으며, 그들이 올바르게 행동할 때 돌려줄 것”이라면서도 “현재로선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PBS와의 전화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제재 완화의 대가로 HEU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반면 이란 타스님뉴스는 종전 MOU 체결과 동시에 약 120억달러 규모의 동결 자산이 우선 해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이란 측이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에 더해 중동 아랍 국가들의 ‘아브라함 협정’ 참여 문제까지 종전 조건과 연결했다.

그는 “그들(아랍 국가들)이 아브라함 협정에 서명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합의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아랍권 관계 정상화를 종전 협상의 연장선에서 압박 카드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백악관도 이날 이란 국영방송이 보도한 종전 MOU 초안을 강하게 부인했다.

백악관은 ‘신속대응 47’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날조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란 국영방송은 미국이 중동 내 병력을 철수하고 해상 봉쇄를 해제하는 대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선박 통행량을 전쟁 이전 수준으로 복원하고 항로 지정·관리를 맡는 내용이 초안에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 측은 이를 공식 부인하며 협상 내용 자체를 둘러싼 신경전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미국 언론들은 최근 며칠 사이 협상 분위기가 다시 냉각됐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인사들은 주말 동안 종전 합의 직전에 있다고 주장했지만 최근 며칠간 실제 합의 임박 신호는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호르무즈 해협 조기 재개방 논의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미국과 이란 간 대립이 격화되면서 신속한 외교적 돌파구 가능성은 흐릿해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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