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새 5000만원 뛰었대요”…30대 예비부부 울린 ‘15억 신분 칸막이’
23억원 현금 없으면 상급지 진입 불가…팔 사람만 있고 살 사람 없는 고가 단지
5월 9일 시한폭탄 앞둔 서울 시장, ‘버티기’ 들어간 집주인들에 매물 실종 조짐

대출 규제가 촘촘해진 2026년 서울 아파트 시장은 ‘거래 절벽’ 속에서도 기묘한 양극화를 보이고 있다. 15억원이라는 선을 기준으로 서울은 지금 ‘현금 부자의 성’과 ‘서민들의 전쟁터’, 두 개의 세상으로 갈라지고 있다.
◆“매물 늘었다”는 강남, 실상은 ‘현금 부자 전용’ 리그
아파트 실거래 정보 플랫폼 아실 데이터는 최근 한 달 새 흥미로운 불균형을 보여준다. 송파구(21.7%)와 성동구(18.3%) 등 고가 지역의 매물은 쌓이는 반면, 강북구(-7.9%) 등 중저가 지역 매물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용 59㎡ 매물은 현재 27억~28억원 선이다. 대출 규제를 적용하면 일반 직장인이 영혼까지 끌어모아도(영끌) 빌릴 수 있는 돈은 한계가 있다.
즉, 나머지 20억원이 넘는 돈을 오로지 ‘생현금’으로 쥐고 있어야 이 집의 열쇠를 쥘 수 있다는 뜻이다.
팔고 싶은 사람은 많아졌지만, 그 돈을 감당할 수 있는 매수자가 실종된 ‘부자들의 리그’가 된 셈이다.
◆10집 중 8집은 ‘15억원 이하’…쏠림이 만든 거품의 공포
반면 대출이 가능한 15억원 이하 구간은 ‘마지막 사다리’를 잡으려는 수요가 몰리며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분석 결과 12월 서울 아파트 거래의 82.3%가 15억원 이하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가격 상승의 질이다. 대출이 가능하다는 이유만으로 노후 단지까지 가치가 과대평가되는 ‘규제 프리미엄’이 붙고 있다. 직방에 따르면 15억원 이하 아파트의 신고가 비중은 연초 대비 두 배 이상 뛰었다.
강남 집값을 잡겠다던 규제가 엉뚱하게도 서울 외곽의 집값을 밀어 올리는 풍선효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는 5월 9일을 변곡점으로 본다. 유예 기간 내 처분을 포기한 집주인들이 다시 ‘버티기’에 들어가면, 그나마 있던 매물마저 잠길 가능성이 크다.

누군가에게는 내 집 마련의 마지노선, 누군가에게는 넘볼 수 없는 통곡의 벽. 2026년 2월, 서울의 부동산 지도는 그렇게 다시 그려지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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