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리티지 펀드 '4300억원' 전액 반환 결정... "사기 가능성도"
금융당국이 독일 '헤리티지 펀드' 환매 중단 3년여 만에 전액 반환 결정을 내렸다. 판매사가 계획한 투자구조대로 사업이 가능하다고 설명하면서 투자자의 착오를 유발했다는 것이다.
금감원의 분쟁조정을 신청한 피해자와 판매사 간 분쟁조정이 성립되면 일반투자자는 투자 원금 약 4300억원을 돌려받게 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1일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를 열고 신한투자증권 등 6개 금융회사가 판매한 독일 헤리티지 펀드 관련 분쟁조정 신청 6건에 대해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민법 제109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독일 헤리티지 펀드는 신한투자증권 등 7개사가 판매한 펀드다. 판매사들은 2017년 4월부터 2018년 12월 중 독일에 있는 '기념물 보존등재 부동산'인 소위 헤리티지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사업에 브릿지론 형태로 투자하는 상품을 판매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독일 헤리티지 펀드 관련 분쟁조정 신청 건수는 6개사에 총 190건이다. 관련된 계좌수는 총 1849개다. 하나증권도 헤리티지 펀드를 판매했지만, 금감원에 접수된 민원 요청은 없었다.
민법 제109조에 따르면 의사표시는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는 경우 취소가 가능하다. 분조위 결정에 따라 헤리티지 펀드 판매 계약은 취소된다. 분조위는 계약의 상대방인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현대차증권, SK증권, 하나은행, 우리은행은 투자원금 전액을 반환하도록 권고했다.
먼저 설명 내용에는 시행사가 현지 톱5 시행사로 건전한 재무 상태와 독일 상위 4.4%에 해당하는 기업이라고 돼 있다. 하지만 확인 결과 시행사의 사업 전문성은 확인되지 않았고 사업 이력 역시 헤리티지 사업과 무관한 사업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범준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 부원장보는 "제안서에 있는 시행사의 사업 이력과 높은 신용등급은 모두 거짓 또는 과장된 것이었다"며 "재무 상태는 이미 완전 자본잠식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투자금 회수구조도 엉터리였다. 판매사들은 투자자에게 설명할 때 부동산 매입 시 시행사가 매입금액의 20%를 투자하고 분양률이 65% 미만이면 은행 대출을 통해 상환한다고 밝혔다. 특히 '인허가·분양과도 무관하게' 시행사의 신용으로 상환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만약 시행사가 부도가 나면 부동산에 대한 담보권 행사 또는 시행사 SPV(각 헤리티지 사업별 법인) 주식에 대한 질권 행사로 상환이 가능하다고 설명됐다.
수수료 지급 구조도 문제였다. 설명서에는 2년간 약 5.5%(판매사 선취수수료 2.5%+싱가포르 운용사 수수료 2년간 3%)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으로 설명됐다. 하지만 싱가포르 자회사 등으로 빠져나간 이면 수수료를 포함해 총 24.3%의 수수료가 지급됐다. 처음부터 원금이 온전히 보장되지 않는 구조였단 얘기다.
부동산 취득 후 1년 이내 설계, 변경인가를 완료하겠다는 설명도 거짓이었다. 취득한 부동산 중 인허가를 신청한 부동산은 없었다.
윤덕진 금감원 분쟁조정3국장은 "(시행사의) 사기일 가능성이 있지만 사기는 범죄이기 때문에 고의를 입증해야 하는데, 독일 시행사의 고의 입증이 어려워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로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의 분쟁조정과 별도로 판매사에 대한 제재는 이미 이뤄졌다. 지난해 12월 금감원은 헤리티지 ·라임 판매 과정에서 신한금융투자의 부당권유 금지 위반, 성과보수형 투자일임계약 필수 기재사항 누락 등을 반영해 과태료 40억8800만원 부과 등의 조치를 취했다.
윤 국장은 "판매사에 대한 검사는 이미 이뤄졌다"며 "판매사가 언제부터 알았나, 판매사들은 전혀 몰랐다고 말하고 있고 이에 대한 사실관계를 추가로 확인하진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한 별도 검찰 수사도 진행 중인데 금감원의 분쟁조정이 일단락된 만큼 검찰 수사 속도도 빨라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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