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초등학교 입학 선물 WORST 5

새해를 맞이하며 제야의 종소리를 들은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월이 끝나가고 있다. 심지어 곧 있으면 설이다. 설에 조카들 용돈 챙겨줄 생각하면 벌써부터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지경이나 거기서 끝이 아니다. 설을 쇠고 나면 금방 3월이고,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조카라도 있다면 두 배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그러나 있는 돈 없는 돈 끌어모아 건넨 선물이 조카나 아이 부모의 원망만 산다면? 생각만 해도 마상인 상황을 대비하여 전국의 삼촌들을 위해 따뜻한 조언을 담아봤다.


“줘도 가치를 모르면 무용지물”
어린이 영양제

3040쯤 되면 몸 생각하며 챙기는 영양제가 서너 개 정도는 기본이다. 필자만 해도 몸에 좋다고 하면 관심이 없다가도 “어디에 좋은데?” 하고 귀를 기울이게 된다. 거기에 남자한테 좋다는 말까지 붙으면 끝이다. 인정?

그러나 아이들은 어지간해서는 아파도 금방 툭툭 털고 일어나고, 이렇게 살다가는 죽을 수도 있겠다 같은 위기의식이 없기 때문에 대체로 건강에 큰 관심이 없다. 그런 아이에게 영양제를 주는 것은 ‘이럴 거면 돈으로나 주지...’하고 원망을 살 수 있다. 가치를 모르는 자에게는 아무리 비싼 영양제도 사치다. 그럴 돈으로 차라리 내가 영양제를 사 먹고 쿠팡맨이라도 뛰어서 애한테 좀 더 좋은 선물을 주자.


“문화상품권은 그래도 문화생활이 목적이었지”
구글 기프트 카드

우리 때는 문화상품권이 대세였다면 요즘은 구글 기프트 카드가 대세다. 그래도 문화상품권은 문화생활이 윤택하게 즐겼으면 하는 마음에 줬지, 구글 기프트 카드는 애한테 완전 ‘놀아라.’하고 자리 깔아주는 거나 다름없다.

구글 기프트 카드가 뭔지 모르는 삼촌들을 위해 잠시 설명하자면,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 쓸 수 있는 문화상품권 같은 거라고 보면 된다. 유료 앱을 비롯해 게임, 영화, 도서 등을 즐길 수 있다고는 하나, 어른들은 다 안다. 현실은 게임을 위한 용도로만 쓰인다는 것을 말이다. 심지어 14세 미만은 사용하려면 방법이 상당히 복잡하기 때문에 부모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게 무슨 의미냐, 애는 “너 이걸로 맨날 게임만 하려고 그러지?” 하고 혼나고, 선물을 준 사람도 “걔는 애한테 왜 이런 걸 줬대?” 하고 욕먹을 수 있다는 뜻.


“적게 주면 애가 마상, 너무 크게 주면 부모에게 부담”
현찰

‘현찰이 대체 왜 나쁘다는 거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받은 돈은 나중에 그만큼 돌려주는 게 우리네 예의고 암묵적인 룰이다. 그렇기에 부모 입장에서는 너무 큰 금액은 고마움이 아니라 부담이 된다. 여차하면 “엄마가 잘 맡아 놨다가 돌려줄게~.” 스킬이 발동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너무 적은 금액을 주면 애들이 마음 상한다. 2020년에 진행된 설문조사(스쿨잼 조사)를 보면, 세뱃돈 적정선에 대해 어른의 대부분은 1만 원, 초등학생은 5만 원이 적당하다고 응답했다. 하늘과 땅차이다. 몇 해 전 조사긴 하나 이렇게 아이 마음 어른 마음이 서로 다르다.


“자칫하면 애한테 무시당할 수도 있다”
저가 태블릿 PC

한국교원대 산학협력단에 이 발표한 ‘2022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 자료 및 콘텐츠 개발’ 보고서에 의하면 만 3~5세 유아 중 54.3%가 24개월이 되기 전에 디지털 기기를 접한다. 실제로 요즘 애들은 정말 디지털 기기를 빨리 접하고 심지어 잘 다룬다. 필자도 카페에서 우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태블릿 PC를 쥐여주는 엄마들을 본 게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러한 조기교육 덕분인지 어디 것이 좋다 정도는 인지하고 있는 아이들도 꽤 많다.

문제는 그로 인해 너무 저가의 태블릿 PC는 아이에게 오히려 괄시당할 수 있다는 것. 심지어 이름 없는 중소기업의 태블릿 PC나 품질이 보증되지 않은 중국산 제품이라면 두 배로 욕을 먹을 수 있다. 마치 영화 ‘집으로’의 한 장면처럼, 치킨이 먹고 싶다는 유승호에게 닭백숙을 해줘 온갖 짜증을 받아내야 했던 그의 할머니처럼 말이다. 너무 오래된 영화라서 잘 모른다고? 그렇다면 더욱 시간 내어 보길 바란다. 저가 태블릿 PC를 줬을 때 당신이 겪을 미래다.


“애는 좋아할지 몰라도 부모는 화난다”
장난감

아이를 키우다 보면 내 자식이지만 참 내 맘 같지 않은 순간들이 많다. 공부도 운동도 제쳐두고 놀기만 할 땐 정말 한숨만 나온다. 그런 아이에게 장난감을 선물해 주는 것은 부모 입장에서는 ‘응~나는 그런 거 모르겠고, 애가 좋아하니까 줄 거야.’하고 싸움을 거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실제로 필자의 어릴 적을 돌아봐도 다마고치나 변신 로봇 같은 장난감은 부모님께서는 그리 좋아하는 선물이 아니었다. 심한 경우에는 “엄마가 그만 놀고 공부하랬지!” 하며 감춰 버리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그럼 그 장난감을 돌려 달라며 징징거리다가 회초리를 맞고 엉엉 울곤 했더랬지. 지금 생각하면 부모님도 참 속상하셨을 것 같다.


“일생의 한 번뿐인 순간, 지금이 비로소 당신의 재력을 뽐낼 때”

살다 보면 우리네 인생에는 딱 한 번뿐인 순간들이 있다. 그 순간들을 함께하고 축하해 준 사람들은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잊히지 않는다. 감사한 마음 역시 오래도록 간직하게 된다. 아이에게나 아이 부모에게나 초등학교 입학은 그러한 순간 중 하나다. 세상일이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조카에게 두고두고 멋있는 삼촌으로 기억되고 싶다면 이번이 기회다. 책상, 침대처럼 꼭 필요하지만 부모들도 쉽게 지갑을 열기 어려운 선물로 아이와 아이 부모 모두에게 칭찬받을 수 있는 선물을 건네 보자. 음? 다나와에서 책상이나 침대를 구매하라는 홍보글로 보진 말자. 하지만 당신의 편의를 위해 바로가기는 아래 버튼을 클릭


기획, 편집, 글 / 다나와 김주용 jyk@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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