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끝났다?” 현대차그룹, 초비상 조치에 전 세계 자동차업계 발칵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미국 자동차 산업의 심장부인 디트로이트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과시해왔던 모습이 이번 사태로 큰 시험대에 올랐다. 정 회장은 오는 11일 디트로이트 오토모티브뉴스 월드 콩그레스 기조연설자로 나설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런 출장 제한 조치로 참석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조지아 공장 한국인 300명 체포, 현대차 ‘패닉 모드’ 돌입

현대차그룹이 전격적으로 임직원의 미국 출장을 중단하는 초강수를 두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이달 4일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조지아주 배터리 합작공장에서 한국인 직원 300여 명을 포함한 총 475명이 비자 문제로 대거 체포되면서, 현대차그룹은 “필수 불가결한 업무가 아니면 미국 출장을 보류하라”는 비상지침을 내렸다.

이번 사태의 충격은 단순한 출장 제한을 넘어선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조지아주에만 총 6조3000억원을 투자해 전기차 전용공장과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특히 2025년 상반기 상업생산을 목표로 하는 전기차 공장은 연간 30만대 생산 규모로,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 제네시스 전기차 모델들이 생산될 예정이었다.

GM과 ‘빅딜’ 앞두고 최악의 타이밍
현대차 GM 협력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이번 사태가 현대차와 GM의 역사적 협력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터졌다는 점이다. 정의선 회장은 오는 11일 메리 배라 GM 회장과 함께 디트로이트 오토모티브뉴스 월드 콩그레스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며, 미래차 공동개발과 배터리 소재 공동구매 등 포괄적 협력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양사의 협력은 단순한 제휴를 넘어 ‘글로벌 자동차 산업 판도 변화’를 예고하는 빅딜로 평가받고 있다. GM의 캐나다 공장에서 현대차 싼타페 생산, 배터리 원료 공동구매를 통한 원가절감, 자율주행 기술 공유 등이 논의되고 있어 업계 관심이 집중됐던 상황이다.

“뉴욕 CEO 데이도 위험”… 美사업 전략 전면 재검토 불가피

현대차의 고민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오는 18일 뉴욕에서 예정된 ‘2025 CEO 인베스터 데이’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행사는 현대차가 해외에서 여는 첫 번째 투자자 설명회로, 호세 무뇨스 사장이 트럼프 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에 대응하는 미국 현지화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개의 빅이벤트를 앞두고 이런 사태가 터진 것은 최악의 타이밍”이라며 “단순한 출장 제한을 넘어 미국 사업 전략 전체를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비자 관행의 맹점, 업계 전체 ‘부메랑’ 위기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한국 기업들이 관행적으로 활용해온 비자 제도의 맹점에 있다. 체포된 직원들 대부분은 전자여행허가(ESTA)나 단기 상용비자(B1)로 미국에 입국해 장기간 근무해왔다. 정식 취업비자 발급에는 수개월이 걸리는 반면, 미국 현지 사업은 빠르게 추진해야 하는 현실적 딜레마가 이런 ‘그레이존�’ 관행을 낳았다.

문제는 이런 관행이 현대차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에 진출한 대부분의 한국 기업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인력을 운용해왔기 때문에, 이번 단속이 다른 기업들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자동차 패권 경쟁, 현대차에 ‘빨간불’?

현대차그룹의 이번 위기는 단순한 법적 문제를 넘어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의 입지 자체를 흔들 수 있는 중대한 변수가 됐다. 특히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견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도 유사한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이번 사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향후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크게 좌우될 것”이라며 “정의선 회장의 미국행 결정이 그룹의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조지아주 투자를 포함해 미국에만 총 10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어,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과연 현대차가 이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킬 수 있을지, 아니면 미국 진출 전략 전면 수정이 불가피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