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못하는데…” 도쿄에서 ‘한국 병원’ 가는 법

홍석재 기자 2025. 1. 3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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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color: rgb(0, 184, 177);">도쿄 다이어리</span>
일본 도쿄의 한국어 대응 가능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

“아이가 일본 여행을 갔는데 머리가 깨질 듯 아프다네요. 도와주세요.”

일본 내 한국인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면 가끔 이런 ‘긴급 의료 문의’를 볼 수 있습니다. 가뜩이나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외국에서 아프기까지 하면 그야말로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언어 문제를 해결할 만한 병원을 찾아도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은 단기 여행자들에게는 치료받을 곳의 접근성도 중요한대요.

도쿄처럼 일본 대도시에서는 그래도 한국말이 가능한 병원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도쿄에 한인타운이 형성돼 있는 신오쿠보 인근에 ‘김내과’ 같은 곳이 있습니다. 한국인 의사 선생님이 계시고, 간호사들도 한국어를 자유롭게 쓰는 곳이어서 여행객들이 부담없이 찾을 만한 곳입니다. 예약을 하지 않아도 돼 짧은 기간 여행 온 이들이 찾기에도 비교적 편리한 곳입니다. 다만 한국어 대응가능 병원이 많지 않고, 한국인 밀집 지역인 만큼 긴 대기줄을 감수해야 합니다.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 이른 오후에 접수가 끝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다른 병원들의 경우에도 한국과 달리, ‘김내과’ 처럼 운영시간이 오전 3시간 30분, 오후 3시간 정도로 짧은 곳들이 있으니 전화로 미리 운영 시간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도쿄 안에 한국어 대응이 가능한 의료기관이 잘 알려진 것으로만 30여곳 이상 있습니다. 도쿄 한복판인 신주쿠, 시부야, 미나토 지역뿐 아니라 네리마 등 여러 곳에 분포돼 있습니다.

주일본국 대한민국 대사관 누리집 ‘영사 민원 공지사항’을 찾아보면, 한국어 대응이 가능한 의료기관 목록이 병원 주소, 전화번호와 함께 정리돼 있습니다. 여기에서 도쿄도에서 운영하는 보건의료 정보센터 ‘히마와리’ 연락처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한국대사관 정보가 2016년 3월 이후 갱신되지 않고 있는 만큼 꼭 병원 운영 여부 등을 확인해보는 게 좋겠습니다. 또 포털사이트에 ‘한국어’, ‘도쿄’, ‘일본’, ‘병원’ 같은 열쇳말을 넣으면 일본 현지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관련 정보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도쿄 외에도 인기 여행지이자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오사카, 교토 쪽에도 한국어로 진료 받을 수 있는 병원들이 있습니다. 주오사카총영사관 누리집을 보면, 오사카와 교토 지역의 한국어 대응 가능 병원이 각각 4곳씩 정리돼 있습니다. 또 긴급한 경우에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전화로 ‘119’를 눌러 한국어로 구급차나 소방차를 부를 수 있습니다.

주오사카 영사관은 “긴급시 ‘119’를 통해 24시간 365일 구급차·소방차를 한국어로 호출 가능, 통역사가 전화를 받을 때까지 끊지 말고 기다려달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런 지역들 외에도 일본 여행 때 갑자기 아플 때 당황하지 말고, 인터넷 등을 통해 관련 정보를 찾으면 뜻밖에 필요한 한국어 가능 병원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도저도 어려운 상황이면 묵고 있는 숙소의 안내 데스크나 해당 지역 여행 안내소 등을 찾아 손짓 발짓으로 몸 상태를 설명한 뒤, 병원 안내받는 방법도 있습니다.

일본 도쿄의 드럭스토어 내부 모습.

다른 주요국들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의료보험제도가 상당히 잘 돼있지만,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으면 의료 비용이 꽤 비싼 편입니다. 일본 여행 도중 어쩔수 없이 병원에 갔다가 대단한 치료를 하지 않고도 ‘치료비 폭탄’을 맞았다는 사례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여행자 보험에 가입하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가벼운 증상들은 직접 약을 구입해 대처할 수도 있습니다. 일본은 의사의 처방전없이 약을 살수 있는 일반의약품(OTC·Over The Counter) 제도가 잘 갖춰져 있어 의사 처방전이 없는 경우에도, 편의점 같은 형태의 대형 드럭스토어(의약품 판매점) 같은 곳에서 다양한 종류의 약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일본 일반의약품 가운데는 감기약, 진통제 같은 것들 뿐 아니라 수면개선약, 발모약, 무좀약, 위장약, 해열진통제 등도 포함돼 있습니다.

일본에서 일반의약품은 약의 위험성에 따라 세 종류로 구분되는데, 비교적 위험도가 높아 ‘일반의약품 1류’로 분류되는 약들은 약사가 있는 곳에서만 판매할 수 있습니다. 다만 꼭 약국이 아니어도 드럭스토어 같은 곳에 상주하는 약사로부터 복용 지도와 종이 형태로 약의 효능과 위험성 등을 설명 듣고 구입이 가능합니다. 위장약이나, 니코틴 부착제, 일부 발모제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일반의약품 2류와 3류는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아 약사 또는 등록판매자가 있는 곳이면, 복잡한 설명을 듣지 않고도 약 구입이 가능합니다. 2류는 감기약이나 해열진통제, 3류는 비타민제 같은 것들이 대표적입니다.

일본에서 효과가 널리 알려진 일반의약품들을 손쉽게 살 수 있다 보니 해외에서 ‘일반의약품 쇼핑’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숙취 해소제나 자양 강장제 같은 가벼운 것들부터 진통제, 위장약, 여드름 약 같은 것들도 ‘의약품 쇼핑 리스트’에 자주 올라온다고 합니다.

도쿄/글·사진 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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