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베여 갈비뼈 드러난 부산 중학생…‘응급실 뺑뺑이’ 끝에 대전으로

세면대 기댄 채 양치 중 세면대 무너져…다량 출혈 등 긴급상황
소방당국, 부산·울산·경남 등 병원서 거절당해

(시사저널=박선우 객원기자)

10월8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의료센터 구급차 인근에 들것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등 부위에 40㎝에 달하는 심각한 열상을 입은 부산 지역 중학생이 긴급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전국 단위로 수소문하다 대전의 건양대학교 병원에서 간신히 수술 받았다.

10일 건양대병원 등에 따르면, 중학생인 A군은 지난 6일 오후 5시40분쯤 119 구조대에 의해 건양대 응급실로 긴급 이송됐다.

A군은 일요일이던 사고 당일, 집 화장실 세면대에 기댄 채 양치를 하던 중 세면대가 무너지면서 넘어졌다. 세면대 구조물 위로 넘어진 A군은 좌측 등에서 골반에 이르는 약 40㎝의 열상을 입었다. 출동한 119 구급대원들 또한 A군의 갈비뼈 일부가 드러난 점, 다량의 피를 흘리는 점 등을 근거로 A군에게 응급 이송 및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긴급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는 건 쉽지 않았다. 소방당국이 부산, 울산, 경남 등 전국 병원에 전화를 돌렸지만 실패했다. 이른바 '응급실 전화 뺑뺑이' 끝에 소방당국은 건양대병원에서 수술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고 A군을 약 3시간 거리의 대전으로 이송했다.

당시 휴일 당직을 서던 김영진 건양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응급실 측 연락을 받고 환자 이송을 허락하는 한편 곧장 수술 준비에 들어갔다. 이후 김 교수는 약 2시간에 걸쳐 A군의 파열된 등 피부, 피하지방, 근육을 봉합했다.

김 교수는 "즉시 수술하지 않았다면 감염에 의한 패혈증과 손상 부위 괴사가 예상되는 상황이었다"면서 "응급 환자가 찾는 최종 의료기관으로서 상급종합병원의 사명을 갖고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