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디세이’로 다시 주목받는 역대 헬레네…누가 최고였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오디세이(The Odyssey)’가 개봉하면서 영화계와 관객들 사이에서 트로이 전쟁의 도화선이 된 인물 ‘헬레네’에 대한 관심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천 척의 배를 출항시킨 절세미인’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헬레네는 100년이 넘는 영화 역사 속에서 끊임없이 재해석되며 매번 캐스팅과 표현 방식을 둘러싼 관심의 중심에 섰다. 무성영화 시대부터 2026년 최신작까지, 스크린을 수놓았던 역대 헬레네의 변천사를 짚어봤다.
고전적 미인상에서 원작의 깊이까지: 1920~1970년대
에디 다르클레아 (1924년 ‘헬렌 오브 트로이’)

독일 만프레트 노아 감독의 대작 무성영화에서 헬레네를 연기한 에디 다르클레아는 고전적인 미인상을 바탕으로 무성영화 시대 신화 속 헬레네의 모습을 스크린에 구현했다.
로사나 포데스타 (1956년 ‘헬렌 오브 트로이’)

할리우드 워너 브라더스가 제작한 대작에서 이탈리아 출신 배우 로사나 포데스타는 빼어난 외모로 스크린을 사로잡았다. 당시에도 그녀의 미모가 헬레네 역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영어 구사에 익숙하지 않았던 만큼 대사를 암기하고 발음 코치의 도움을 받아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일린 파파스 (1971년 ‘더 트로잔 위민’)

미카엘 카코야니스 감독의 그리스 비극 영화에서는 실제 그리스 명배우 아일린 파파스가 분했다. 화려한 미모보다는 전쟁의 파멸과 비극을 담아낸 깊이 있는 내면 연기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으며, 이후 영화 속 헬레네 가운데 가장 설득력 있는 연기 중 하나로 평가받았다.
블록버스터의 여신에서 현대적 재해석으로: 2000년대
시에나 길로리 (2003년 ‘헬렌 오브 트로이’)

2부작 TV 미니시리즈로 제작된 이 작품에서 시에나 길로리는 전통적인 미인상을 갖춘 헬레네를 연기하며 신화 속 인물의 이미지를 스크린에 구현했다.
다이앤 크루거 (2004년 ‘트로이’)

볼프강 페터젠 감독의 블록버스터 ‘트로이’는 다이앤 크루거를 세계적인 스타 반열에 올리며 현대 대중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헬레네 가운데 하나를 각인시켰다.
그러나 개봉 당시에는 “국가 간 전쟁을 일으킬 만큼 압도적인 절세미인인가”를 두고 관객과 평단에서 다양한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일부 평론에서는 크루거의 외모와 연기가 전설 속 헬레네의 이미지에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전쟁의 명분’으로 재해석된 2026년: 루피타 뇽오의 파격 변신

2026년 7월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에서 아카데미 수상 배우 루피타 뇽오가 헬레네와 클리타임네스트라 1인 2역으로 캐스팅되자 제작 단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그리스 신화 속 헬레네의 전통적인 이미지와 다른 캐스팅을 두고 일부 온라인과 보수 진영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영화가 공개된 후 루피타 뇽오의 연기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놀란 감독은 헬레네를 단순히 ‘남성들의 시각적 트로피’로 바라보는 기존 시선에서 벗어나, 전쟁의 명분으로 이용당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삶과 운명을 휘둘린 인물이라는 측면을 강조했다.

루피타 뇽오는 자신이 전쟁과 죽음의 명분으로 이용되는 상황에 놓인 헬레네의 분노와 비극을 강렬한 연기로 표현하며 캐릭터에 새로운 해석을 더했다.
시대의 미적 기준과 여성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에 따라 헬레네는 단순한 ‘절세미인’에서 전쟁과 권력의 명분에 이용된 인물로까지 다양하게 재해석돼 왔다. 100년에 걸쳐 스크린에 새겨진 여러 헬레네 중 대중의 기억 속에 최고로 남을 얼굴은 누구일지 영화 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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