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뢰맞은 교사 살려냈던 응급의학 교수 “의사 블랙리스트는 사회적 살인”

박선우 객원기자 2024. 9. 30. 16:3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낙뢰에 맞아 중상을 입은 20대 교사를 살려내 화제가 됐던 조용수 전남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교수가 의료계 집단행동에 불참하는 의사들의 명단인 일명 '의사 블랙리스트'에 대해 "존재 자체가 폭력"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조 교수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의사) 블랙리스트는 존재 자체가 폭력이다. 집단의 이름으로 소수를 핍박하는 행위"라면서 "심지어 단순한 리스트의 기능을 넘은 집단 린치도 가해졌다. 어느 병원 누군가가 부역자라고 게시판에 낙인 찍으면, 인적사항에서 시작해서 취미생활, 학창시절 평판은 물론 심지어는 법적, 윤리적 비행까지 모조리 제보 받아 사회적 살인을 저질렀다"고 개탄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조용수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블랙리스트는 존재 자체가 폭력…사직 전공의들, 이제라도 투쟁 나서길”

(시사저널=박선우 객원기자)

조용수(왼쪽) 전남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와 김관행 광주 서석고등학교 교사가 손을 맞잡고 있다. 조 교수는 지난 8월5일 광주 조선대학교에서 낙뢰에 맞아 의식을 잃은 김씨를 치료를 통해 살려냈다. ⓒ전남대병원 제공

낙뢰에 맞아 중상을 입은 20대 교사를 살려내 화제가 됐던 조용수 전남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교수가 의료계 집단행동에 불참하는 의사들의 명단인 일명 '의사 블랙리스트'에 대해 "존재 자체가 폭력"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조 교수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의사) 블랙리스트는 존재 자체가 폭력이다. 집단의 이름으로 소수를 핍박하는 행위"라면서 "심지어 단순한 리스트의 기능을 넘은 집단 린치도 가해졌다. 어느 병원 누군가가 부역자라고 게시판에 낙인 찍으면, 인적사항에서 시작해서 취미생활, 학창시절 평판은 물론 심지어는 법적, 윤리적 비행까지 모조리 제보 받아 사회적 살인을 저질렀다"고 개탄했다.

이어 "블랙리스트는 그 중 일부를 아카이브로 저장했다"면서 "이런 일련의 행위가 범죄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면, 우리 사회는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의 리스트를 만들어서 공개해야 할 판이다. 피해자들의 피눈물은 보이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의사 블랙리스트 작성자로 지목 및 검거돼 현재 구속 상태인 사직 전공의 A씨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조 교수는 "구속된 피의자(A씨)는 검은 옷을 뒤집어 쓰고 포토라인에 나타났다. 혹자들은 잘못이 없으니 당당했어야 한다고 아쉬워한다"면서 "그는 피의자지만 인적사항이나 정보가 일반 국민들에게 까발려지지 않을 권리가 있는데, 사실 그건 블랙리스트에 오른 수많은 피해자들도 마찬가지다. 대중 앞에 발가벗겨지지 않을 권리"라고 꼬집었다.

의료현장을 이탈한 사직 전공의들과 관련해선 "사태 초창기에는 전공의들이 사직을 택한 것이 영리하다고 느꼈다"면서도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사직이 아니라 파업을 했어야 했다. 개별사직이라 투쟁의 동력이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조 교수는 "잘못된 세상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은 있는데, 정작 행동은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그 사이에서 괴리가 생긴다"면서 "그래서 다른 누군가가 해결해주기만을 기다리고, 그 기대가 채워지지 않으면 분노하길 반복한다. 교수가 '씹수'가 된 배경"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조 교수는 "이제라도 투쟁을 나가는 게 좋겠다. 사직 처리가 됐으니 단체행동의 부담도 없다. 집회·결사의 자유를 마음껏 누리며 정치적인 의사표현을 하라"면서 "세상과 거리에 나가 사람들을 설득하고 자신들의 옮음을 증명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조 교수는 지난 8월5일 교사 연수차 광주 조선대학교를 방문했다가 낙뢰에 맞은 김관행 광주 서석고등학교 교사를 살려내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당시 교정 나무에 떨어진 낙뢰가 땅을 타고 김씨에게까지 다다랐고, 그는 심정지 상태로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당시 김씨는 심장이 약 40분간 멎어있던 탓에 여러 장기가 훼손되거나 혈액이 응고되는 등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였다. 이에 조 교수와 전남대 응급의학과 의료진은 최후의 수단으로 에크모(ECMO·인공심폐기계) 치료를 결정, 사흘 밤낮으로 치료에 주력한 끝에 김씨를 살려냈다. 사고 28일만인 지난 2일 퇴원한 김씨는 병원 발전후원금으로 1000만원을 기탁하는 등 자신을 살려준 의료진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했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