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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올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이행에 힘을 싣는다. 국내 금융지주의 주가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에서 거래되는 등 저평가된 상황에서,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 50% 달성을 위한 지속적인 주주환원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1956년생인 함 회장은 올해 1월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차기 회장 단독후보로 추천돼 연임을 앞두고 있다. 하나금융은 후보 선정의 이유로 창사 이래 최대 경영실적을 꼽았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연결 당기순이익은 3조7388억원으로 역대 최대인 2022년(3조5706억원) 규모를 넘어섰고 2023년(3조4217억원)보다 9.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에 해당하는 영업수익은 81조6291억원으로 17.1% 늘었고, 영업이익은 4조8552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특히 그룹의 핵심이익인 이자이익(8조7610억원)과 수수료이익(2조696억원)은 총 10조8306억원으로 전년보다 1.5%(1551억원) 많아졌다.
지난해 4분기 순익은 513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5.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은 99.7% 늘어난 28조5014억원, 영업이익은 7.3% 줄어든 6016억원이다.
하나금융은 실적개선과 함께 현금배당 규모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연간 현금배당 총액을 고정하고 분기 균등배당을 시행할 계획이다.
함 회장은 이에 대해 "그룹의 견조한 펀더멘털을 기반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하고 밸류업을 달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배당으로 주주들의 안정적 현금흐름 확보에 기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은 자사주 매입·소각 확대로 주당순이익·주당순자산 등 기업가치 측정의 핵심 지표를 개선할 예정이다. 발행주식 수를 줄여 주당 배당금도 점진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함 회장은 올해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정된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지속가능한 수익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다. 하나금융은 그룹의 비은행 부문 수익 기여도를 향후 3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하나금융 순이익에서 비은행 계열사가 기여한 비중은 약 16%로 전년(4.7%) 대비 크게 확대됐다. 금융지주별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기여도는 KB금융이 40%로 가장 높고 신한금융(25%)과 우리금융(2%)이 뒤를 이었다.
이런 가운데 함 회장은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된 제재 절차가 마무리돼 사법 리스크 부담을 일부 덜어냈다. 금융당국은 2019~2020년 DLF 손실 사태로 함 회장(당시 하나은행장) 등에게 내린 제재 수위를 낮췄다. 지난해 중징계 처분이 과도하다는 법원의 판단을 반영한 것이다.
함 회장에 대한 '문책경고' 조치는 '주의적 경고'로 낮아졌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과 동법 시행령에 따르면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는 해임권고, 직무정지, 문책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 순이다.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으면 3~5년간 금융권에 취업할 수 없다.
함 회장은 충남 강경상고와 단국대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2015년 9월 하나은행과 한국외환은행 간 합병 이후 초대 통합 은행장을 지냈다. 2016년 하나금융 부회장을 거쳐 2022년부터 하나금융 회장을 맡아왔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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