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퍼 풀옵 vs 트랙스 깡통'…2050만원으로 뭘 사야 할까?

쉐보레가 22일 소형 SUV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선보였다. 출시 전부터 저렴한 가격에 나올 것으로 기대를 모았는데, 시작 가격을 2052만원으로 맞추며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차 캐스퍼(왼쪽)와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오른쪽)

트랙스 가격이 공개되자 소비자들은 현대차 캐스퍼와 비교하기 시작했다. 캐스퍼에 모든 사양을 넣은 풀옵션 모델은 2057만원으로, 트랙스 시작 가격과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캐스퍼 구매를 고려하던 일부 소비자들이 트랙스로 눈길을 돌리는 경우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모터그래프가 트랙스 기본형과 캐스퍼 풀옵션을 비교해봤다.

우선, 차량 크기나 실내 공간은 트랙스의 압승이다. 캐스퍼도 나름 SUV이지만 어디까지나 경차다. 반면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준중형 SUV인 투싼 못지않게 커다란 덩치를 자랑한다. 트랙스 크기는 전장x전폭x전고 4540x1825x1560mm에 달한다. 캐스퍼보다 전장은 945mm, 전폭은 230mm 더 길다. 휠베이스도 2700mm로, 300mm나 여유롭다.

성능도 마찬가지다. 캐스퍼는 1.0L 가솔린 터보 엔진과 4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돼 최고출력 100마력, 최대토크 17.5kgfㆍm를 발휘한다. 트랙스는 1.2 가솔린 터보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최고출력은 139마력, 최대토크는 22.4kgfㆍm를 낸다.

연비도 트랙스가 앞선다. 캐스퍼 풀옵션과 트랙스 기본형에는 모두 17인치 타이어가 들어가는데, 트랙스의 연비가 12.7km/L로 캐스퍼(12.3km/L)보다 좋다. 연료탱크 용량도 트랙스는 50L, 캐스퍼는 35L로 15L나 차이난다. 연료통을 가득 채웠을 경우 주행 가능 거리는 트랙스 635km, 캐스퍼 430.5km다(복합 연비 기준).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풀옵션인 만큼, 세부적인 사양에서는 캐스퍼가 한참 앞선다. 트랙스는 시작 가격을 2052만원까지 낮추기 위해 많은 옵션을 덜어낸 반면, 캐스퍼는 경차라는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차급을 뛰어 넘는 옵션을 잔뜩 품었기 때문이다.

트랙스 크로스오버 LS 트림은 직물 시트와 우레탄 스티어링 휠이 적용됐다. 시트와 스티어링 휠에는 열선도 없고, 버튼 시동이나 스마트키 시스템도 탑재되지 않는다. 이 기능들은 옵션으로도 추가할 수 없다. 선택 사양으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35만원)만 더할 수 있을 뿐이다. 선루프도 넣지 못한다.

다행히 주행 보조 사양은 잘 갖췄다.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 저속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 차선 이탈 경고, 차로 유지 보조,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후측방 경보 시스템 등이 기본으로 들어간다.

현대차 캐스퍼

캐스퍼 풀옵션은 인조가죽 시트ㆍ스티어링휠이 적용된다. 스티어링휠과 1열에는 열선이, 운전석에는 통풍까지 지원한다. 풀 오토 에어컨에 하이패스 시스템, 선루프도 장착된다. 주행보조사양도 뛰어나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물론, 후측방 충돌 방지 보조 시스템까지 탑재됐다. 에어백도 7개로, 트랙스 크로스오버보다 1개 더 많다(1열 센터 에어백).

트랙스에서는 받지 못하는 경차 혜택도 있다. 우선, 차량 구매 시 개별소비세가 면제됨에 따라 이와 연동된 교육세(개소세의 30%)도 없다. 취득세도 50만원까지 감면된다. 저렴한 자동차세도 강점이다. 배기량 998cc인 캐스퍼는 1cc당 80원으로 연간 7만9840원인데, 1199cc인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1cc당 140원으로 16만7860원을 내야 한다. 여기에 연동되는 교육세(30%)를 더하면 차이는 더 커진다. 여기에 경차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50%)과 남산 터널 등의 혼잡 통행료 면제, 공영 주차장 할인, 의무 가입해야 하는 책임보험료 할인 등 보이지 않는 혜택도 많다.

현대차 캐스퍼

두 차를 비교해보니 비슷한건 가격일 뿐, 각각의 매력은 완전히 달랐다. 2000만원으로 넉넉한 크기와 뛰어난 성능 등 기본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트랙스를, 다양한 옵션ㆍ편의사양과 경차 혜택 등을 원한다면 캐스퍼를 선택하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