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살배기 아기도 ‘軍에 협력’ 합사… 야스쿠니신사, 어떤 죽음 기리는가

남상구 동북아역사재단 교육홍보실장은 25일 역사학대회(‘국가는 어떤 죽음을 기리는가’ 분과)에서 발표한 ‘야스쿠니신사의 합사 대상 배제와 포섭의 논리’에서 “야스쿠니신사는 일본이 일으킨 무모한 침략전쟁으로 사망한 국민이 마치 국가를 위해 적극적으로 목숨을 바친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 실장에 따르면 야스쿠니신사는 원래 보신(戊辰) 전쟁(1868∼1869년)에서 사망한 정부군 장병 등을 위령하기 위해 세워졌다. 하지만 일본의 침략전쟁이 확대되면서 그 대상이 급격하게 늘어나 합사자 수는 246만여 명으로 증가했다. 1937년 중일전쟁 이후 사망자가 약 95%를 차지한다.
이 신사는 창건부터 1894년 청일전쟁 전까진 내란에서 사망한 메이지 정부 측 군인과 ‘존왕양이’ 지사를 합사했는데, 초기엔 전투에서 숨진 전사자로 대상이 제한됐다. 하지만 청일전쟁 이후엔 침략전쟁에서 사망한 군인, 군속과 함께 민간인 가운데 ‘전쟁 협력자’도 포함시켰다. 특히 일본군에 의해 살해당한 주민들도 ‘전쟁 협력자’로 합사한 점이 주목된다. 태평양전쟁 당시 오키나와에서 스파이 혐의를 쓰고 일본군에게 살해된 주민, 전쟁에 휘말려 목숨을 잃은 돌이 안 된 아기도 ‘군에 협력했다’라고 인정돼 합사됐다.
A급 전범이 갖는 상징성에 가려져 있지만 B, C급 전범 합사도 문제다. 일본군 위안소 사쿠라클럽 경영자였던 아오치 와시오(青地鷲雄)는 네덜란드군 바타비아 군사법정에서 금고 10년 형을 받고 복역 중 사망했는데, ‘법무 사망자’라는 명목으로 1967년 합사됐다. 야스쿠니신사가 범죄 사실은 묻지 않고 이들 모두를 ‘국가를 위한 죽음’으로 포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 신사엔 조선인도 2만1000여 명이 합사돼 있다. 1945년 8월 강제 동원 조선인 귀국선 우키시마마루 침몰 당시, 사고를 당한 한국인 가운데 468명이 해군 군속으로 처리돼 야스쿠니신사에 합사되기도 했다. 사망 여부를 확인하지 않아 생존자 60명도 합사되는 일이 벌어졌다고 한다.
남 실장은 “야스쿠니신사는 한국인도 국가(일본)를 위해 목숨을 바친 국민의 일부였다고 평가한다”며 “일본 정치 지도자의 참배는 식민 지배를 사죄하고 반성한 일본 정부의 공식 견해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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