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방권력도 여당으로 교체, 더욱 겸허히 국정 챙기길

2026. 6. 4.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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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서울 삼청동 주민센터에서 6·3 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한 뒤 기표소에서 나오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6·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6개 광역단체장 중 수도권인 서울·인천·경기를 모두 차지하는 등 최소 11곳에서 승리했다. 국민의힘이 17곳 중 12곳을 휩쓸었던 2022년 선거와는 정반대 결과다.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만에 치러진 전국 선거에서 민심은 여당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4일 오전 1시 현재 개표 상황에서 민주당은 서울·인천·경기와 대전·세종·충남·충북, 전남광주·전북을 비롯해 울산·제주 등 11곳에서 이겼다. 국민의힘은 경북 1곳만 당선을 확정지었다. 경합지 4곳 중 부산·강원은 민주당이, 대구·경남은 국민의힘이 근소하게 앞섰다. 227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수도권·충청에서 압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14곳 중 인천 연수갑(송영길)·계양을(김남준), 경기 하남갑(이광재) 등 10곳에서 민주당 후보 당선이 확정됐거나 유력시됐다. 국민의힘은 대구 달성(이진숙)만 승리했다. 부산 북갑, 울산 남갑, 경기 평택을은 새벽까지 경합 양상을 나타냈다. 교육감 선거 16곳 중 진보가 서울 정근식·경기 안민석 후보를 비롯해 9곳에서, 보수는 대구·경북·충북 등 3곳에서 각각 우위를 보였다.

민주당은 지난해 6·3 대선 승리에 이어 지방권력까지 차지했다. 선거가 불가피하게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띤다는 점에서 이번 결과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해 유권자들이 긍정 평가를 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 대선에서 이 대통령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에 뒤졌던 울산 등에서 민주당 광역단체장 후보가 앞선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집권 2년차에 들어선 이재명 정부는 압도적 의석을 가진 민주당, 중앙·지방정부 간 유기적 협력 체계를 구축해 국정운영의 동력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한국이 직면한 상황은 여의치 않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위기가 덮쳤고,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수급의 불안정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가 기민하게 대처해야 한다. 지방 소멸위기 대응과 국가의 미래를 위한 균형발전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여당은 오만과 독선을 경계하고 국민의 지지에 국정 성과로 화답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힘의 패배는 예견된 것이었다.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내란으로 정권을 내주고도 장동혁 대표는 반성은커녕 ‘윤어게인’만 외쳤다. 선거 기간 이 대통령 공소취소 논란을 부각시킨 것 외엔 이렇다 할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 퇴임 후 단죄, 재임 중 탄핵됐다가 특별사면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등판시키는 얄팍한 술수까지 동원해야 했다. 그 결과 대선에 이어 싸늘한 민심만 확인했을 뿐이다.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란 말은 입에 올릴 생각을 말아야 한다. 진정 국민을 두려워한다면 바닥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지방선거 이후에도 뼈를 깎는 쇄신 대신 내부 권력투쟁에만 골몰한다면 국민의 신뢰를 영영 얻지 못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번 투표율은 61.0%로 4년 전 50.9%보다 10.1%포인트나 높았다. 1995년 1회 지방선거 때 68.4% 이후 31년 만에 가장 높다. 그만큼 내 삶이 나아지길, 정치가 개선되길 기대하는 시민의 바람이 크다는 방증일 것이다. 이제 2028년 4월 총선까지 2년 가까이 전국 선거는 없다. 여야는 겸허한 자세로 민심을 직시하며 비전과 실력을 놓고 경쟁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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