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6% 폭락하고 유럽, 아시아 증시도 동반 급락...비트코인 8만 달러 지지 위태
트럼프는 "예상됐던 일...경제는 호황이 될 것" 장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주식시장이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이후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 유럽 증시도 동반 폭락했다.
특히 뉴욕 증시에서는 이날 하루에만 약 3조1000억 달러(약 4500조원) 규모의 시가총액이 증발하는 등 트럼프 관세 폭탄의 최대 피해자가 됐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84% 급락한 5396.5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 대비 5.97% 폭락한 1만6550.61에 각각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3.98%) 떨어진 4만545.93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는 2020년 6월 이후, 나스닥 종합지수는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대형 기술주와 소매, 유통업체들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받았는데, 특히 고율의 상호관세 부과 지역인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에 생산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는 기업들의 충격이 컸다.
나이키가 14.44% 급락했고 할인상품 유통체인 파이브빌로는 27.81% 폭락했다. 갭(Gap) 등 의류 브랜드도 20.29%의 낙폭을 기록했다. 시총 1위 애플은 9.25% 떨어졌고, 엔비디아는 7.81%나 하락했다.
유럽 증시도 3% 이상 급락했다. 유럽 대형주 지수 유로스톡스50은 전일 대비 3.57% 떨어진 5114.65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독일 지수 DAX40은 3.08%, 프랑스 CAC40은 3.31% 하락했으며 영국 FTSE100 지수(-1.55%), 스위스 SMI 지수(-2.34%) 역시 급락장을 피해가지 못했다.
앞서 마감한 아시아 증시도 동반 하락세를 나타냈다.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전장 대비 2.77% 하락한 3만4735.93으로 장을 마감, 작년 8월 이후 처음으로 3만5000선 아래로 밀렸다.
46%의 초고율 상호관세가 책정된 베트남 증시(VN지수) 역시 6.68% 급락 마감했으며 홍콩 항셍지수와 한국 코스피 지수는 각각 1.52%, 0.76% 하락 마감했다.
체이스인베스트먼트카운슬의 피터 투즈 최고경영자(CEO)는 "오늘 시장은 폭락했고 이는 투자자들이 미래에 대한 관점을 완전히 재설정했음을 가리킨다"며 "미국, 나아가 전 세계 대부분 기업의 이익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이 같은 '패닉 셀'에 대해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는 이날 플로리다주로 이동하는 비행기에서 금융시장 상황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그것은 예상됐던 것"이라며 "(미국) 경제는 많은 문제가 있다. 그것은 수술받았으며 경제는 호황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비트코인 역시 상호관세 발표 후폭풍으로 급락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국 동부 시간 기준 3일 낮 12시 14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5.19% 내린 8만2094달러에 거래, 8만 달러 지지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국제유가는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침체로 원유 수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큰 폭 떨어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종가는 66.95달러로 전장보다 6.64% 하락했다.
반면 안전자산인 금값은 온스당 3100달러선에서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3108.3달러로 하루 전 같은 시간 대비 0.5% 하락하는데 그쳤다. 이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최근 금값이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면서 일부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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