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명태균 ‘운영 안 했다’던 여론조사 업체···직원 “돈 n분의 1로 들고 가”

문광호·박하얀 기자 2024. 10. 2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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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총선 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갈무리

명태균씨가 자신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한 미래한국연구소의 직원이 “(명씨가) 돈 손 안 댔다 하는데 n분의 1 해가지고 다 들고 갔다”고 말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미래한국연구소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경선, 본선 기간 다수의 미공표 여론조사를 실시한 기관으로 명씨가 실질적 운영자이자 소유자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향신문은 이날 입수한 2023년 5월2일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과 강혜경씨의 통화 녹취록에서 이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강씨는 미래한국연구소 직원이자 김 전 의원 보좌진이었다.

김 전 의원은 미래한국연구소를 언급하며 “명태균이가 바람 잡아가고 윤 대통령을 돕느라고 벌어들이는 돈의 대부분을 거기다 썼지 않나”라며 “그 와중에 (미래한국연구소 소장) 김OO이는 자기가 가져갈 거 다 가져갔잖아”라고 주장했다.

강씨는 명씨를 ‘본부장’으로 호명하며 그가 미래한국연구소 업무와 관련해 돈을 받아갔다고 주장했다. 강씨는 “(명) 본부장님은 우리가 대선 여론조사 이래저래 해가지고 (김영선) 의원님 공천을 받아왔다, 이렇게 말씀한다”며 “지금 PNR(피플네트웍스) 여론조사 쪽에 채무가 있다. 그 채무를 (김) 소장님 입장에서는 ‘그걸 가지고 의원님 공천을 받아왔다 하니 그 돈은 누가 줘야 되나’ 해서 처음에 (명) 본부장님이 윤(윤 대통령 추정)한테 돈 다 받아온다고 청구서를 작성하라 해서 제가 다 작성을 했다”고 말했다.

강씨는 또 “경기도지사 여론조사도 했지, 서울시장 여론조사도 했지, 그와 관련된 돈은 하나도 못 들어왔다”며 “다 끝나고 보니 PNR은 마이너스고 본부장님은 다 갖고 가셨다. 돈 손 안 댔다 하시는데 손 안 댄 거 없고 다 n분의 1 해가지고 다 들고 가셨다. 이자며 뭐며 전부 다”라고 말했다.

강씨는 “결국 지금 미래한국연구소는 폐업을 했다”며 “폐업한다니까 본부장님도 이렇다 저렇다 말 안 하고 그냥 ‘네’ 하고 끝”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명 본부장이 자기가 아마 김OO이한테 갚아준다고 얘기를 했을 거 아닌가”라고 물었지만 강씨는 “아니다. ‘조금만 기다려 봐라. 일 잘될 거다’하는데 일이 추진된 게 하나도 없다. 미래한국연구소 쪽에 아예”라고 반박했다. 이에 김 전 의원은 “내가 이제 그거(미래한국연구소)에 영향을 받아 공천을 받기는 했는데 그게 근데 나랑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씨와 김 전 의원의 지난해 5월23일 통화 녹취록에도 명씨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강씨는 김 전 의원에게 “얼마 전에 제가 소장님하고 본부장님이 돈 갖고 갔던 거, 약 1년 반 정도 되는 걸 간략하게 뽑아드렸다. 금액만”이라며 “그거 보고는 지금 두 분 다 말씀 안 하시잖아요”라고 말했다. 강씨는 이어 “본부장님은 거의 1억 가까이 갖고 가셨다. 그래놓고 1원도, 하나도 안 갖고 갔다 하시면”이라고 했다. 강씨는 그러면서 “제가 나갔던 항목들 다 기재를 해놨다”며 “다 본인들 임대료하고 (개인) 이자, 이 이자는 미래한국연구소하고도 의원님하고 아무 상관없는 것이다. 몇 년 전부터 돈 빌려서 갚지 못했던 그(명씨 채무) 이자를 갚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씨는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의 미래한국연구소 이익금 처리에 대한 질의에 “(돈이) 들어오면 명의 대표자였었던 김OO 소장님이랑 저랑 명태균 대표의 급여로 해서 n분의 1로 일단 (월급을) 충당했다”며 “나머지 부분들은 필요한 금액을 이체하라고 하면 명 대표쪽으로 임대료라든지 관리비라든지 가스비라든지 이런 것을 지출했다”고 주장했다. 강씨는 명씨의 운영 여부에 대해 “저도 실질적으로 업무 지시라든지 이런 건 다 명 대표한테 받았다”고 말했다.

앞서 명씨는 지난 1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미래한국연구소는 제 소유의 회사가 아닌데, 실질적인 운영 등 포함 악의적인 허위사실을 유포, 보도에 법적 대응하겠다”고 주장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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