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지역 기득권 카르텔' 타파한다더니···'측근 심기 인사'가 홍준표식 카르텔 타파?
홍준표 대구시장이 경제부시장과 엑스코 이사장 등 대구시와 산하 공공기관의 주요 보직에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거나 전문성이 부족한 측근들로 채우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홍 시장이 지역 기득권 카르텔을 타파하겠다고 강조해 놓고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습니다.
정장수 대구시 신임 경제부시장은 누구?
홍준표 대구시장은 신임 경제부시장에 정장수 정책혁신특보를 임명해 11월 17일 취임했습니다.
정 경제부시장은 홍 시장의 최측근 인사입니다.
정 경제부시장은 경남 김해 출신으로 2014년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비서실장을 지냈고 2017년 다시 자유한국당 당대표였던 홍 시장의 공보 특별보좌관을 지낸 측근 중의 측근입니다.
그런데 정 부시장은 공무원 신분으로 자신의 SNS에 홍 시장을 홍보하는 콘텐츠를 올려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인물입니다.
당시 시정혁신단장이던 정 부시장은 선거관리위원회가 '단체장 업적 홍보에 해당한다'며 하지 말라고 예시한 위반 사례들을 15건 이상 게시했습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정 경제부시장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경찰에 수사자료 통보를 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사람을 대구시 고위 공직에 임명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습니다.
대구시 새공무원노동조합도 11월 21일 논평을 내고 "경제부시장 자리는 그냥 거쳐 가는 자리가 아니다"고 언급하며 정장수 경제부시장 임명을 비판했습니다.
대구시 새공무원노조는 "경제부시장 자리는 재정이 열악한 대구시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책사업이나 예산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중앙부처 고위 관료 출신 등이 주로 임명되었다"면서 정 경제부시장 임명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 캠프의 토론 특보 출신인 엑스코 대표이사 내정자
대구시 출자 출연기관인 엑스코 대표이사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표철수 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도 입길에 올랐습니다.
표 부위원장은 20대 대선 국민의힘 경선 홍준표 후보 캠프에서 토론 특보로 활동한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부산 출신인 표 내정자는 KBS와 YTN 등에서 기자로 일했고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활동했고 2012년 안철수 캠프에서 소통자문단장으로 일했습니다.
2014년에는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최고위원을 역임했지만 안철수 신당인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바꾸고 2016년 총선(경기 남양주 을)에 나선 바 있습니다.
2017년부터 3년간 국민의당 추천 몫으로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을 역임하고 2020년에는 방통위 부위원장을 지냈습니다.
이어 2021년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당시 홍준표 캠프에 합류해 방송토론 토론특보를 맡았고 이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캠프에 합류했습니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표 내정자가 언론인 출신으로 전문성과 역량이 의심된다"면서 대구시의회의 인사청문회 개최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엑스코 임원추천위원회가 10월 공모에서 주요 직무수행 요건으로 제시한 조건과도 맞지 않아 부적절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엑스코 대표이사 사장(상임이사) 모집 공고에 따르면 '전시컨벤션에 관한 전문성을 갖추고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하여 효율적인 경영 체계를 유지할 수 있는 분, 전시 컨벤션 산업에 대한 식견 또는 경험이 풍부한 분' 등으로 명시돼 있기 때문입니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 "그동안 홍준표 시장이 얘기했던 인사 카르텔을 붕괴시키겠다고 하는 것은 말뿐이고 또 다른 어떤 줄 세우기 또 제 편 만들기 또 보신주의 이런 행정들이 대구시정에 팽배해지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대구신용보증재단 이사장에는 '끝없는 논란'의 박진우 전 청도 공영사업공사 이사장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9월에는 대구신용보증재단 이사장에 많은 논란을 일으킨 박진우 전 청도공영사업공사 이사장을 임명했습니다.
박 이사장은 2021년 경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 시절, 경상북도 감사에서 정해진 용도와 달리 예산을 쓰고 외부 기관 이사를 겸직하는가 하면 인사 전횡 논란에 휩싸였던 인물입니다.
당시 경상북도는 박 이사장을 직무 정지 처분까지 내렸습니다.
정의당 대구시당은 지난 8월 31일 논평을 내고 "박 내정자는 청도공영사업공사 사장으로 있으면서 부당 채용 논란과 부당해고 논란, 특혜성 특별성과금 계약 논란을 낳았고, 최근 발표된 행정안전부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선 공사가 최하 등급을 받아 3년 연속 최하 등급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경주신협 이사장으로 금융권에 발을 들인 박 내정자는 1999년 신협중앙회 회장에 선출되었고 2002년 연임에 성공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개인 비리, 부실 경영 등의 문제가 불거져 자진해서 물러났고 수사기관 수사를 통해 횡령 문제가 드러나 처벌을 받은 바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정의당 대구시당은 이 같은 인사가 지역 기득권 카르텔 타파를 강조했던 홍준표 시장의 카르텔 타파냐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러나 홍준표 대구시장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임명을 강행해 박진우 내정자는 지난 9월 8일 제10대 이사장으로 취임해 2년간 대구신용보증재단을 이끌게 됐습니다.
대구참여연대 "홍준표 대구시장, 채용 공고 없이 측근 대거 채용"···공익 감사 청구
이 밖에도 대구참여연대는 지난 6월 8일 홍준표 시장이 채용 공고 없이 측근들을 대거 채용했다는 등의 이유로 감사원에 공익 감사를 청구했습니다.
대구참여연대에 따르면 홍 시장은 지난 5월 채용 공고가 필요한 윤영대 군사시설이전단장과 이시복 정무조정실장과 서울본부 직원들까지 모두 채용공고 없이 임용했습니다.
대통령령의 '지방 별정직공무원인사규정' 제7조(임용 절차)에는 별정직을 임용할 때는 채용공고를 해야 하고, 다만 단체장의 비서관과 비서 그리고 부시장과 국제관계대사처럼 외무공무원을 임용하는 경우는 채용공고 없이 뽑을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대구참여연대는 "홍 시장이 전문임기제 공무원인 이종헌 씨와 정장수 씨를 각각 신공항건설본부장과 정책혁신본부장으로 임명해 대통령령 및 행정안전부 지침을 위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대통령령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구와 정원 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대구시 본청의 실장과 국장·본부장은 3급 일반직 공무원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홍 시장이 이를 위반했다는 설명입니다.
또한 대통령령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구와 정원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의한 '행정안전부 조직 관리지침'에 따르면 '정책 결정의 보좌를 위하여 지방자치단체장이 임용하는 전문임기제 공무원은 단체장, 부단체장 또는 실장의 보좌기관으로 한정되고···' 라는 지침이 있지만 역시 위반했다는 겁니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지금 홍준표 시장의 인사권 남용 행태를 보면 이거는 완전히 대구시정의 조직을 사유화하는 어떤 특혜 인사의 끝판왕이다, 이렇게 볼 수가 있습니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역 기득권 카르텔 타파를 강조해 놓고 정작 자신은 정반대의 인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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