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0억 전세사기가 빌라 시장을 얼어붙게 만든 진짜 이유

조회 4922025. 3. 25.

"아파트만 뜨겁고 빌라는 얼어붙은 서울 부동산 시장...전세사기 트라우마 여전"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급증했지만, 연립·다세대주택(빌라) 시장은 여전히 차가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총 5,17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1% 증가한 반면, 빌라 거래는 1,858건으로 불과 2%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강남 3구 빌라 거래 오히려 감소

특히 주목할 점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대상 지역인 잠실·삼성·대치·청담동이 포함된 강남 3구의 경우, 아파트 거래량은 1,105건으로 전년 동기 466건보다 137% 급증한 반면, 연립·다세대 거래량은 159건으로 오히려 전년 동기 208건보다 24% 감소했다는 점이다. 이는 같은 지역 내에서도 아파트와 빌라 간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세사기 트라우마, 빌라 기피 현상 지속

빌라 시장이 침체된 주요 원인으로는 2022년 이후 발생한 '전세사기' 사태가 꼽힌다. 특히 서울 강서구 화곡동 등 빌라 밀집지역에서는 여러 '빌라왕'들의 전세사기로 총 340억원 규모, 145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빌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었고, 매물 중 전세는 20%에 불과할 정도로 전세 시장이 위축되었다.

전세보증보험 기준 변경으로 인한 부담 증가

HUG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요건이 공시가의 150%에서 126%로 바뀌면서 임대인들의 부담이 커진 점도 빌라 시장 침체의 원인이다. 예를 들어 강서구 화곡동 빌라의 경우, 과거에는 약 2.67억원의 전세보증금을 받을 수 있었지만, 현재는 2.12억원으로 제한되어 0.55억원의 전세보증금을 내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월세 선호 현상 강화

연립·다세대 주택 시장에서는 전세 대신 월세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해 연립·다세대 월세 거래는 13만2,546건에서 13만9,950건으로 6% 증가한 반면, 전세 거래는 12% 감소했다. 전세 보증금은 그동안 연립·다세대 주택의 분양·매매에서 마중물 역할을 했으나, 이제 그 기능이 약화되면서 매매 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주택자 규제로 인한 투자 수요 감소

정부가 '전세사기', '빌라왕' 등의 문제로 인해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지 않고 취득세 중과 등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빌라 거래가 활성화되지 않는 원인이다. 또한 LTV 산정 시 기준가격 책정의 어려움, 다주택자가 될 시 DSR 산정의 문제점 등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재개발 투자 매력 감소

향후 재개발 호재를 노리고 연립·다세대 주택을 매입하던 투자 수요도 줄고 있다. 정비사업이 성사되더라도 조합원의 추가 분담금 부담이 크게 늘면서 투자 선호도가 이전보다 떨어졌기 때문이다.

서울 부동산 시장의 향후 전망

서울 내 공급되는 비아파트(빌라, 오피스텔 등)가 향후 2~3년 이후에는 매년 2~3,000세대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2025년 하반기 이후 서울 내 아파트 입주물량이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아파트 수요를 대체할 수 있는 비아파트의 공급도 제한적이다. 이러한 공급 부족 현상이 두드러지면 장기적으로는 빌라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도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빌라 시장의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빌라 시장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전세사기로 인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고, 다주택자 규제 완화를 통한 투자 수요 회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가 없다면 서울 내 공급 부족 현상이 가속화되어 더 큰 부동산 가격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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