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의 '일구이무' 정신, 호신술에 꼭 필요하다[노경열의 알쓸호이]

김민규 2022. 10. 2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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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프로야구 정규시즌 우승은 인천 연고의 SSG 랜더스가 차지했다. SSG가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해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일궈낼 수 있을까. 인천은 2000년대 들어 연고팀이 우승을 네 번이나 차지한 야구 명문지역이다. 특히, 인천 팬들은 2007·2008년 그리고 2010년 통합우승을 거머쥐며 왕조를 이뤘던 SK 와이번스의 기억이 생생할 것이다. 호신술에 갑자기 야구 얘기를 꺼낸 것은 SK 왕조를 일궈낸 김성근 감독의 철학을 담기 위해서다.

김성근 감독의 야구 철학 중 하나가 ‘일구이무(一球二無)’ 정신이다. 이는 다음 공은 없다는 뜻이다. 두 번의 기회가 온다는 보장이 없는 만큼 공 하나에 승부를 걸라는 것. 이런 철학을 토대로 김 감독은 SK 왕조를 이끌었다. 승리를 위해 상대팀의 약점을 철저히 파고들었으며 단 한 번의 타석을 막기 위해 투수를 교체했다. 이미 승패가 기울었어도 느슨해지지 않고 마지막까지 상대를 공략해 큰 점수 차로 철저하게 눌러버리는 경기도 많았다. 그래서였을까. 김 감독의 야구철학을 좋아하는 팬들도 많았지만 비판도 적지 않았다. 스포츠로써 즐기는 것이 아닌 승리에만 집착하는 재미없는 경기란 이유다.

하지만 호신술에선 김 감독의 일구이무 정신은 반드시 적용돼야 한다. 격투 경기에선 승자와 패자로 경기결과가 나뉘지만 현실에선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을 뿐이다. 피해자가 짊어져야 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격투 경기는 이번 경기에서 패하더라도 더 노력해서 다음 경기에서 상대를 꺾을 기회가 있다. 그러나 호신 상황은 다르다. 길거리에서 누군가와 작은 시비에 휘말렸다가 뺨을 한 대 맞았다고 해보자. 그게 너무 분해서 호신 기술을 열심히 배운다고 한들, 길에서 다시 그 사람과 마주칠 확률은 정말 희박하다. 뺨 한 대 맞는 게 아니라 상대가 칼로 찔렀다면. 다음 기회를 생각할 것이 아니라 살아있음에 감사해야 할 수도 있다.

그래서 호신 기술을 익힐 때는 매순간 실전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연습해야 한다. 위협적인 상황을 마주했을 때 어떠한 주저함도 없이 바로 기술이 튀어나갈 수 있을 때까지 연습해야 한다.

일구이무의 철학이 적힌 김성근 감독의 사인볼.  제공 | 노경열 관장

또한 ‘이 기술이 안 통하면 다음은 이 기술로 연결해야지’와 같은 마음가짐이 아니라 ‘반드시 이 기술로 이 상황을 벗어난다’는 각오로 연습을 하고 실제로 사용해야 한다.

격투 경기에서는 3분이나 5분의 라운드 동안, 그리고 경기 전체를 통틀어 정말 수많은 기술과 작전이 오간다. 하지만, 실제 위협 상황에서는 3분이 아니라 1초라도 빨리 그 상황을 벗어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이 기술 다음엔 저 기술’이라는 여지를 두기 보다는 ‘이 기술로 반드시 벗어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당신이 달리기와 눈찌르기라는 기술을 가지고 있고 이 중 달리기를 선택했다고 치자, 그러면 ‘달리다 잡힐 경우 그 때 눈찌르기를 사용해야지’ 보다는 ‘달려서 반드시 이 상황에서 벗어난다’고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각오로 연습을 해야 당신은 ‘달리기’도 자신의 최대치까지 연습할 것이고 같은 이유로 ‘눈찌르기’ 기술 역시 완성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

가끔 “프로 격투가가 될 것도 아닌데 이 정도만 연습하면 되죠”라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일구이무’다. 위급상황의 호신술에 다음은 없다. 무조건 성공해야 한다. 그래서 프로 격투가보다 어쩌면 더 치열하게 연습해야 한다.

“정말 열심히 연습했는데, 누군가로부터 위협을 받는 상황이 평생 없으면요?”라고 묻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오히려 좋지 않은가. 평생 안전한 곳에서 좋은 사람들과만 어울렸다는 증거다. 이 칼럼을 시작할 때도 얘기했지만, 호신술을 익히는 것은 일종의 보험이다. 나쁜 일은 안 당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혹시 모르니 준비를 해놓자는 것이 보험이고 호신술이다.

노경열(JKD KOREA 이소룡(진번) 절권도 코치)

노 관장은 기자 출신으로 MBN,스포츠조선 등에서 10년간 근무했으며, 절권도는 20년 전부터 수련을 시작했다. 현재는 서울 강남에서 JKD KOREA 도장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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