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일본이라고요?!"...황홀한 유빙이 펼쳐지는 일본 삿포로 근교 여행지의 정체
삿포로에서 열차로 5시간 '아바시리'
1월~3월 유빙 형성돼 신비로운 풍경 펼쳐져
겨울을 맞이해 새하얀 겨울 풍경이 펼쳐지는 일본 삿포로로의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2024년 설 연휴와 2024 삿포로 눈축제 기간이 겹쳐 삿포로 여행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는데요.
겨울에만 보고 느낄 수 있는 설경과 분위기를 만끽하기 위해 삿포로를 찾는만큼, 최근에는 삿포로 근교의 또다른 '일본 겨울 여행지'들이 잇따라 화제가 되고 있기도 합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아직 많은 여행객들이 모르지만, 삿포로에서 열차로 5시간 거리에 있는 지역에서는 마치 남극을 옮겨온 듯 유빙이 펼쳐집니다. 멀지 않은 곳에서 '남극'과 '알래스카' 등 극지방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삿포로역에서 5시간, '아바시리'
일본 홋카이도의 북동쪽에 위치한 '아바시리'는 작은 항구 도시로, 때로는 '오지'로 불리기도 할 정도로 인적이 드문 지역입니다.
삿포로역에서 열차로 5시간 남짓 달리면 도착하는 다소 긴 여정이 동반되지만 겨울철에는 창밖의 설경을 구경하다보면 어느새 도착을 알리는 안내 음성이 흘러나옵니다.
하늘길로는 신치토세공항에서 작은 국내선을 타고 메만베츠 공항에 도착해, 국도로 15km 가량 달리면 닿을 수 있어 한국인 여행객들에게는 추천하지 않는 방법입니다.
잘 알려져있지는 않지만 오호츠크해의 겨울 바다와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수많은 호수들이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펼쳐져 홋카이도 지역을 여행하며 1박 2일 정도 여유를 가지고 방문하기 좋습니다.
추운 것으로 유명한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보다도 높은 위도에 위치해있어 겨울이 되면 바닷가에서 자연의 신비로움을 볼 수 있는데요. 바다가 본격적으로 얼어붙기 시작하는 1월 말부터 3월 말까지 '유빙'이 가득찬 바다가 펼쳐집니다.
유빙은 러시아의 아무르강에서부터 한 시간에 1~2km씩 흐르고 흘러 아바시리까지 도착합니다. 1년에 단 60여일만 볼 수 있어 더욱 신비롭고 아름답게 여겨집니다.
'유빙관'의 사계절 알찬 전시
유빙은 오호츠크해와 접한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자연 현상입니다. 특히 일본 아바시리는 본격적인 유빙을 직접 볼 수 있는 '동북아시아'의 유일한 지역인만큼 더욱 특별한 의미가 더해집니다.
오호츠크 유빙관에서 전시가 진행되기도 합니다. 유빙의 형성 과정부터 유빙이 떠다니는 바닷 속 생물들까지 알찬 내용이 놀랍기도 한데요. 영하 20도의 실내 전시관에서는 120톤 분량의 실제 유빙을 만지는 체험을 할 수 있기도 합니다.
박물관은 JR아바시리역에서 차로 10분 정도거리로 입관료는 520엔입니다. 겨울 뿐만 아니라 4계절 내내 운영되고 있으니 한 여름 아바시리를 찾는다면 피서지로 찾기에도 좋습니다.
유빙 쇄빙선 체험
1월부터 3월 사이 유빙이 아바시리의 바다를 가득 채운 날이면 쇄빙선을 타고 유빙 사이를 가로질러 떠다니는 체험이 가능합니다. 일본 JR아바시리역 근처에 위치한 아바시리항에서 '오로라호'를 이용하면 되는데요.
유빙을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2월이면 하루에 5회 이상 출항해 예약 또한 수월합니다. 살을 에는 듯한 차가운 바닷바람이 관광객들을 스쳐가지만 모두가 갑판에서 신비로운 유빙의 모습을 감상합니다.
운이 좋다면 쇄빙선 투어 중 얼음 조각 위에서 여유를 즐기는 물범, 큰독수리, 백조 등 북방 동물을 마주할 수 있기도 한데요. 화면 너머가 아닌 두 눈으로 이색적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의미가 깊습니다.
배 안에서는 '유빙 사이다'와 '유빙 드래프트' 등 푸른 빛의 유빙을 형상화한 독특한 음료를 즐길수도 있습니다.
삿포로에서 당일치기로 유빙 쇄빙선을 즐길수도 있는데요. 특급 오호츠크 첫차를 타고 아바시리에 오후 1시 이전에 도착하면 오후 2시 출항선을 탑승할 수 있습니다. 관광을 즐긴 뒤 오후 5시에 출발하는 기차를 타면 삿포로에 오후 10시 40분 경 도착할 수 있습니다.
유빙 워킹 투어와 카약 투어
바다 위를 떠다니는 유빙 위를 직접 걸어볼 수도 있습니다. 약 1시간 30분이 소요되는 유빙 워킹 투어는 '방수 잠수복'을 착용하고 가이드와 함께하는 체험인데요.
바람이 거세지 않다면 유빙 사이에서 수영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유빙 워킹 투어는 유빙의 상태에 따라 2월 초부터 3월 중순까지 체험이 가능합니다.
최근에는 유빙 사이를 카약을 타고 누비는 '카약 투어' 상품도 출시되어 인기를 끌고 잇습니다. 현지 가이드가 동반되어 안전하게 투어를 즐길 수 있습니다.
한편 아바시리의 유빙 유무는 당일 홈페이지나 선착장에서 확인할 수 있어 아바시리까지 갔음에도 유빙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럴 때에는 큰 규모의 아바시리 감옥과 아바시리 오호츠크 유빙관 등 실내 관광지로 우회할 수 있습니다.
근처 '아바시리호'에서는 구멍을 뚫어 빙어낚시를 할 수 있는 등 유빙이 없어도 겨울 특유의 분위기를 만끽하기에는 적합한 여행지입니다.
아바시리의 명물, '잔기돈'
아바시리는 잔기돈이라는 음식 전문점이 다수 운영중입니다. 잔기돈은 아바시리산 '오호츠크 연어'를 전통 간장에 재워 튀겨 따뜻한 밥 위에 얹어 먹는 연어튀김덮밥 요리입니다.
연어튀김의 위로는 아바시리산 채소 튀김과 생채소가 올려지며 달짝지근한 간장 베이스의 소스가 연어튀김과 밥에 베여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어냅니다. 시내를 중심으로 10여 개의 잔기돈 전문점이 있어 선택의 폭도 매우 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