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 동해라고 하면 보통 바다를 먼저 떠올립니다. 그런데 산자락 깊은 곳에는 전혀 다른 색의 풍경이 숨어 있습니다. 한때는 굴착기 소리가 울리던 산업 현장이 지금은 에메랄드빛 호수와 270m 절벽을 품은 명소로 바뀌었습니다. 바로 무릉별유천지입니다.
이곳은 단순히 예쁜 호수를 보는 여행지가 아닙니다. 약 49년간 석회석을 채굴하던 폐광이 지역과의 협력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산업의 흔적을 지우지 않고 그대로 살렸다는 점이 이곳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270m 절벽이 둘러싼 압도적인 풍경
부지 규모는 약 107만㎡. 숫자보다 더 놀라운 건 공간이 주는 압도감입니다. 사방을 감싸는 최대 270m 높이의 석회석 절벽이 병풍처럼 서 있고, 그 아래로 청옥호와 금곡호가 맑은 물빛을 드러냅니다.
특히 호수 색은 인공이 아닌 자연이 만든 빛입니다. 석회 성분이 녹아들며 만들어진 에메랄드빛 수색은 햇빛에 따라 색이 달라집니다. 오전과 오후, 맑은 날과 흐린 날의 분위기가 전혀 다릅니다.

절경 위를 가르는 4종 액티비티
이곳의 상징은 단연 스카이글라이더입니다. 청옥호 위 777m 구간을 활강하며, 고도차는 무려 125m에 달합니다. 발 아래 펼쳐지는 호수와 절벽을 동시에 바라보는 경험은 쉽게 잊히지 않습니다.
옛 채석장 도로를 활용한 알파인코스터, 약 1.5km 비포장 코스를 달리는 오프로드 루지, 곡선형 고공 레일을 타는 집라인까지 더해지면 절경 속 스릴이 완성됩니다. 풍경 감상과 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이곳만의 강점입니다.

두미르 전망대에서 마주하는 전경
절벽 위에 설치된 두미르 전망대는 길이 24.6m, 폭 3m 규모입니다. 끝에 서면 청옥호와 절개면이 한눈에 펼쳐집니다. 아래를 내려다보는 순간, 이곳이 과거 폐광이었다는 사실이 더 또렷하게 느껴집니다.
호수 둘레길은 약 1.8km. 천천히 걸으며 절벽의 결을 보고, 수면 위 빛을 바라보면 시간이 자연스럽게 느려집니다.

보랏빛이 더해지는 계절, 라벤더정원
초여름과 초가을에는 약 2만㎡ 규모 라벤더정원이 보랏빛으로 물듭니다. 에메랄드 호수와 보라색 꽃이 함께 어우러지는 장면은 마치 해외 풍경 같습니다.
바람이 불면 꽃이 흔들리고, 그 너머로 절벽이 보입니다. 산업과 자연, 그리고 계절이 한 장면에 담기는 순간입니다.

방문 전 꼭 확인하세요
운영시간은 09:30~17:30, 매표는 16:30 마감입니다. 매주 월요일은 휴무이며, 성수기와 비수기에 따라 입장료가 다릅니다.
단지 내에서는 무릉별열차를 무료 이용할 수 있어 이동이 편리합니다. 동절기에는 일부 체험시설이 중단될 수 있으니 방문 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산업의 흔적이 만든 가장 특별한 공간
이곳은 과거를 지우지 않았습니다. 절벽과 채굴 흔적을 그대로 풍경으로 삼았습니다. 그래서 더 인상 깊습니다.
동해 바다만 생각했다면, 이제는 이 절벽 위 에메랄드 호수도 기억해보세요. 조용히 걸어도 좋고, 스릴 있게 날아도 좋습니다. 이 이례적인 공간은 생각보다 오래 마음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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