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명품 시장 대처법.. 구찌·버버리는 진출, '에루샤'는 선 그어

오경묵 기자 2022. 9. 25.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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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의 구찌 매장. /로이터 연합뉴스

‘중고(中古)’ 시장을 바라보는 명품 업체들의 시각이 나뉘고 있다. 구찌와 버버리 등은 중고 시장에 진출하기로 한 반면 에르메스와 루이비통, 샤넬은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24일(현지 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찌와 버버리가 중고 명품시장에 참전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명품 브랜드들이 중고 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거래 규모가 폭발적으로 커졌기 때문이다.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중고 명품 매출은 2017년에 비해 65%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신제품 명품 매출은 12% 오르는 데 그쳤다.

베인앤드컴퍼니는 이 같은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5년간 중고 명품 매출은 매년 15% 증가해 신제품 예상 판매율의 2배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고 제품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끄는 것은 가격 때문이다. 루이비통은 지난해에만 5차례, 샤넬은 4차례 가격을 올렸다. 샤넬의 ‘대표 상품’ 중 하나인 클래식 플립백의 현재 판매가격은 2019년과 비교하면 2배에 달한다. WSJ는 “구찌의 신상 핸드백은 평균 2000달러(약 284만원)이지만, 중고 시장에서는 250달러(약 35만원)에 구할 수 있다”고 했다.

구찌의 모기업 케어링(Kering)그룹과 버버리그룹, 영국 명품브랜드 스텔라 매카트니 등은 소비자가 몰리는 중고 시장을 새로운 기회로 바라보고 있다. 이들은 고객의 제품을 되사들여 이를 직접 재판매하거나, 다른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보내는 등 협업을 하기도 한다. 케어링의 경우 2020년 중고 명품 플랫폼 리얼리얼과 손잡고 온라인에서 중고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다른 중고 거래 플랫폼인 베스티에르의 지분 5%를 확보하기도 했다.

일부 브랜드들은 중고 시장에 나온 제품의 가품 여부를 확인해주기도 한다. 케어링그룹의 알렉산더 맥퀸은 고객에게서 중고품을 사들여 정품 여부를 확인한 뒤, ‘브랜드 승인’ 스티커를 부착해 베스티에르를 통해 판매한다.

반면 중고 시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브랜드들도 있다. 에르메스와 루이비통, 샤넬 등이다. 명품 브랜드가 중고 시장에 ‘개입’할 경우 신제품 판매에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는 계산이다.

악셀 뒤마 에르메스 최고경영자는 지난 7월 실적 발표에서 “중고 제품은 에르메스 매장을 직접 찾는 손님에게 피해를 준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샤넬은 개인 고객이 매장에서 살 수 있는 특정 상품의 수를 제한했다. 매장에서 제품을 대량 구매한 뒤 되파는 경우가 늘어났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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