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타워’ 설계한 건축가 비뇰리 타계

‘종로타워’를 설계한 우루과이 출신의 미국 건축가 라파엘 비뇰리(78)가 지난 2일(현지 시각) 동맥류 증상으로 타계했다. 그의 아들 로만 비뇰리는 그 이튿날 라파엘 비뇰리 아키텍츠 홈페이지를 통해 아버지의 별세를 알렸다.

비뇰리는 세계 각국에 유리로 된 독특한 디자인의 초고층 하이테크 건물을 남긴 유명 건축가다. 무전기를 닮아 일명 ‘워키토키 빌딩’이라고 불리는 런던의 ‘20 펜처치 스트리트’, 얇고 긴 막대기처럼 생긴 뉴욕 맨해튼의 높이 425.5m(지상 85층) 주상복합빌딩 ‘432 파크 애비뉴’ 등 세계 주요 도시의 랜드마크가 된 건축을 선보였다. 지난 1999년 가운데 층이 뻥 뚫린 디자인의 ‘종로타워’를 설계해 한국과도 인연이 있는 건축가다.

비뇰리는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서 영화 감독 아버지와 수학 교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에서 건축을 공부한 뒤 1978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1989년 도쿄의 컨벤션 센터 ‘도쿄 국제 포럼’(1997년 완공) 국제 현상 설계 공모에 당선, “개방성 아이디어에 대한 기념비적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국제적 명성을 얻게 됐다.

마천루, 유리 건물, 독특한 형태 때문에 그의 건물은 종종 갑론을박에 휩싸였다. ‘20 펜처치 스트리트’의 경우 지난 2013년 오목한 통유리 외벽에 반사된 햇빛 때문에 근처에 주차한 재규어 차량 일부가 녹아내린 사건이 있었다. 종로타워 역시 완공 당시 주변 환경과 어울리지 않는 건물이라는 평과 서울 도심 풍경을 바꾼 랜드마크라는 평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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