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미국식 환대의 전통을 만든 퍼스트 '퍼스트레이디'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1732~1799)은 ‘대통령-프레지던트(President)’란 직함으로 불린 최초의 인류다. ‘앞에 앉다(praesidere)’란 뜻의 라틴어에서 유래한 프레지던트는 의장이나 대학총장, 기업 회장 등 의미로도 쓰이지만, 국가수반의 의미가 추가된 건 1787년 미국 헌법부터다. 워싱턴은 왕정 폐지 소신 때문에 ‘미스터 프레지던트(Mr. President)’라 불리길 원했다.
대통령 부인을 가리키는 ‘퍼스트레이디(First Lady)’란 비공식적인 호칭은 1849년 재커리 테일러(Zachary Taylor) 대통령이 전임 제임스 메디슨의 부인 돌리의 장례식 추도사에서 처음 썼다고 알려져 있다. 그는 고인을 ‘first lady of our land’라 표현했다.
워싱턴의 부인 마사 워싱턴(Martha Washington, 1731.6.2~1802.5.22)은 주로 ‘레이디 워싱턴(Lady Washington)’ 혹은 ‘미시즈 프레지던트(Mrs. President)’라 불렸지만, 대통령 부인의 역할-전범을 세운 최초의 퍼스트레이디로 기억된다. 식민지 대농장 가문 출신인 그는 19세 때 대농장주와 결혼해 4명의 자녀를 두었다가 25세 때 남편과 사별하고, 2년 뒤인 1759년 1년 연하의 조지 워싱턴과 재혼했다. 독립전쟁 기간 남편과 함께 전선에서 병사들을 돌봤고, 남편 취임 후 거의 매주 정치인과 외교관, 시민들을 초대해 리셉션 등을 열며 신생 국가수반의 정치와 외교를 거들었다. 새해 첫날 관저를 시민들에게 개방하는 관례를 만든 것도 그였다. 그렇게 그는 유럽 궁정 스타일의 형식적 의례가 아니라 미국적 환대의 전통을 수립했다.
친가 유산과 두 차례 결혼으로 얻은 부와 노예를 보유했던 마사는 조지의 유언에 따라 자신이 처분할 수 있던 노예 123명을 곧장 해방시켰다. 마사 사후 해방시키라는 남편의 유언을 앞당겨 실천한 까닭은 ‘사후 해방’이란 단서 때문에 노예들이 자신을 해칠 수 있다는 소문 때문이었다는 설도 있다.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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