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작이라고 욕 먹었는데" 19년만에 넷플릭스 전세계 6위 찍고 뒤집힌 드라마

이게 대체 무슨 드라마야? 처음엔 욕먹더니 다시 보니 소름 돋는 넷플릭스 드라마 외계인이 나온다고 했습니다.

남자친구가 갑자기 사라지고, UFO를 믿는 이상한 사람들과 손을 잡고 실종 사건을 쫓습니다.

여기에 종교단체와 의문의 사건까지 얽히면서 이야기는 점점 더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처음 접한 사람이라면 대체 무슨 드라마지?라는 반응이 나올 만합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다시 보면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2022년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글리치는 당시부터 대중적인 정통 미스터리물과는 거리가 먼 작품이었습니다.

대신 SF, 미스터리, 코미디, 스릴러를 한데 섞은 독특한 장르와 전여빈·나나의 묘한 호흡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었습니다.

넷플릭스 공식 소개 역시 작품을 SF 미스터리와 코미디, 스릴러가 결합된 한국 시리즈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이야기의 시작부터 평범하지 않습니다. 홍지효는 어느 날부터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를 보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남자친구 이시국까지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지효는 실종된 남자친구를 찾기 위해 UFO 커뮤니티에 접근하고, 그곳에서 중학교 시절 친구였던 허보라와 다시 만나게 됩니다.

전여빈이 지효를, 나나가 보라를 연기했습니다.

두 사람은 사라진 시국을 찾기 위해 함께 움직이면서 외계인과 UFO, 의문의 종교집단까지 연결된 사건의 실체에 접근합니다.

넷플릭스에는 총 10개 에피소드가 공개돼 있으며, 마지막 10화까지 하나의 이야기로 완결됩니다.

글리치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사건 자체만이 아닙니다.

지효와 보라라는 전혀 다른 성격의 두 사람이 다시 만나면서 만들어내는 관계가 작품의 중심을 잡습니다.

지효는 눈앞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현상을 어떻게든 현실적인 방법으로 이해하려고 합니다.

반면 보라는 UFO와 미스터리한 현상을 적극적으로 믿고 쫓아갑니다.

결국 한 사람은 의심하고 다른 한 사람은 믿는 방식으로 같은 사건을 추적하게 됩니다.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여빈 역시 이 작품을 단순한 SF 미스터리라기보다 지효와 보라가 함께 떠나는 버디물에 가깝다고 설명했습니다.

글리치를 단순히 외계인이 등장하는 드라마로 보면 이야기가 조금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작품이 던지는 질문은 조금 다릅니다.

눈앞에서 벌어진 일을 믿을 것인지, 아니면 믿고 싶은 현실만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지효에게 보이는 외계인이 실제 존재인지 환각인지 작품은 마지막까지 단순한 답을 내놓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이 외면했던 기억과 감정, 두려움을 마주하는 과정 자체에 더 큰 의미를 둡니다.

전여빈도 당시 인터뷰에서 외계인을 자신이 숨기고 싶은 기억이나 슬픔, 남들에게 드러내지 못한 내면의 모습에 비유했습니다.

글리치가 처음부터 모두에게 쉽게 받아들여지는 작품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10부작이라는 비교적 긴 호흡 속에서 SF와 미스터리뿐 아니라 코미디와 버디물까지 섞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쉽게 비슷한 작품을 찾기 어렵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 역시 글리치를 온 스크린 부문에 초청하면서 SF와 미스터리, 코미디, 모험 등 여러 장르가 섞인 작품으로 소개했고, 창의적인 시각적 아이디어와 전여빈·나나의 캐릭터 조합을 특징으로 꼽았습니다.

넷플릭스 공식 페이지에서 글리치는 현재도 리미티드 시리즈로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10개의 에피소드로 이야기가 완결된 만큼 지금은 중간 공개를 기다릴 필요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시간이 지나 다시 보면 처음에는 황당하게만 느껴졌던 외계인과 UFO라는 설정보다 지효와 보라가 서로를 통해 잃어버렸던 감정과 기억을 마주하는 과정이 더 선명하게 들어옵니다.

2023년에는 벡델데이 시리즈 부문 벡델초이스 10에 선정되며 작품의 성과도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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